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액운 몰아내고 행운을 담으세요"

진안 구암노인회, 11년째 싸리빗자루 기증…올해도 손수 만든 300여개 각 기관에 전달

▲ 11년째 싸리비를 손수 만들어 진안군청 및 각 기관에 전달하고 있는 진안 구암마을 노인회 회원들이 송영선 진안군수(가운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진안군
진안지역의 한 노인회 어르신들이 10년 넘게 겨우내 소일거리로 제작한 싸리비를 공공기관에 전달해오고 있어 훈훈한 세밑 정을 낳고 있다.

 

진안군 주천면 구암마을 노인회(회장 고영성·69) 회원들이 그 화제의 인물들.

 

'깨끗한 주변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진안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싸리비 전달이 올해로 만 10년째다.

 

지난 2002년 겨울철, 소일거리와 함께 뭔가 의미있는 일을 찾던 이들 어르신들에게 주변 야산에 널려있는 싸리나무는 반짝이는 아이템이 됐다.

 

이 때부터 이들 20여명의 어르신들은 한 겨울 농삿일이 없는 12월초부터 한달 여 동안 용담호 주변 산을 돌며 직접 베어 온 싸리나무를 모아 손수 싸리비 제작에 나서기 시작한 것.

 

"소실적 만들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제작에 나섰지만,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굽은 손마디로 (나무)가시에 찔려가며 싸리나무를 엮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고영성 회장은 전한다. 고 회장은 하지만 "이렇게 만든 싸리비가 남을 위해 쓰여질 수 있다는 뿌듯함에 힘든 줄은 몰랐다"면서 "몸이 허락하는 한 싸리비를 계속 만들어가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11년동안 이렇게 만들어진 싸리비는 무려 2500여개. 올해 제작된 300여개의 싸리비는 18일 군청을 비롯한 12개 기관에 전달됐다.

 

액운을 몰아내고 새해 행운을 쓸어담는 의미로 전달된 이 사랑의 싸리비는 이들 기관 관계자들의 손에 의해 깨끗한 거리를 만드는 환경 파수꾼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달식에서 고영성 회장은 "싸리비가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노인회원들의 마음을 담은 만큼 지역 기관에 찾아오는 민원인들에게 내 집에 온 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쓰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구암경로당 회원들은 해마다 농한기가 되면, 논밭에 있는 농약빈병과 비닐등을 수거해 경로당 수익금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역 환경지킴이로서의 모범적인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면서 귀감이 되고 있다.

이재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기획[우리 땅에 새겨 있는 역사의 흔적]화암사에 피어난 꽃

정치일반1조 2000억 인공태양 유치 시동…전북 민·관·학 손잡고 대장정 돌입

사건·사고군산 태양광 시설서 불⋯인명피해 없어

사건·사고흉기 들고 거리 배회한 60대⋯군산경찰 붙잡고 보니

정치일반이틀째 밤샘수색에도 울산화력 실종자 2명 못찾아…수색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