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찾는 프로선수단 타지서 숙식 해결 / 연고팀 육성·경기 운영·대회 유치 '발목'
전주시가 숙박시설 부족으로 프로스포츠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 축구 전북 현대와 프로 농구 전주 KCC가 있는 전주에선 해마다 수십 차례의 프로 경기가 열리고 있지만, 정작 선수단이 묵을 만한 숙박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타 지역으로 뺏기고 있다.
프로 스포츠 육성은커녕 경기 운영과 대회 유치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 축구의 경우 매년 전주에서 25~30회 경기가 치러진다. 그렇지만 선수와 코치진 등 최소 20명 넘게 잘 수 있는 숙소를 구하기는 매우 힘들다. 원정 팀은'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전주가 아닌 대전 유성 등에 숙소를 잡고 2박 3일의 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아시아 최고 축구 클럽을 가리는 대회인 AFC 챔피언스리그가 열리면 더욱 심각해진다.
아시아축구연맹(이하 AFC) 규정에 따르면 홈 팀은 원정 팀에 최소 4성급 이상 호텔을 제공해야 한다. 또 선수단이 묵는 호텔과는 다른 호텔을 마련해 외국 심판 등 관계자 10여 명을 묵게 해야 한다.
문제는 전주에 AFC 규정에 걸맞은 숙박 시설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전주 A호텔의 경우 사전에 AFC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선수단 숙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인터내셔널 뷔페 미제공 △독립된 공간 부족 등의 문제로 승인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게 전북 현대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북 현대는 안방인 전주에서 AFC 경기가 열릴 때마다 추가 비용을 들여 부족한 서비스 및 편의 시설을 별도로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프로 농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주에서 매년 27~37회 경기가 열리지만, 홈 팀인 전주 KCC와 원정 팀 일부는 호텔이 아닌 모텔에서 숙박하며 경기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서로 다른 숙소에 머무르며 경기를 준비하지만, 전주에서만큼은 서로 경쟁관계인 상대 팀끼리도 한 장소에서 함께 숙박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주 KCC 관계자는 설명했다.
프로 농구가 열리면 대개 경기 전날 홈 팀인 전주 KCC와 상대 팀 모두 전주에 묵는다. 그러나 상당수 원정팀은 전주지역 호텔의 시설 및 서비스 부족 등을 이유로 아예 비즈니스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이로인해 연전(連戰)이나 징검다리 시합이 있어 3박 4일가량을 전주에 묵어야 하는 경우에도 식사와 훈련, 사우나 시설이 없는 곳에서 숙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오는 10월 개막전을 앞두고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적응 훈련을 해야 하는 전주 KCC 선수단과 연습 팀들은 2박 3일 동안 묵을 숙소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북현대모터스 FC와 전주 KCC 이지스 관계자는 "전주에 숙박 시설이 부족해 국제 대회는 물론 국내 대회도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숙박 때문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비용을 타지에 쓰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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