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 4억 줄고 / 축제 정체성 점차 악화 / 정부 공모사업에 희망
전통과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80여년 동안 행사를 이어간 대한민국 최고의 연륜, 그 점이 바로 ‘춘향제의 힘’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라는 타이틀을 부여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 춘향제가 남원시민들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것도 전통문화예술의 계승이라는 자긍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판소리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예술의 보존 및 창조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춘향제의 현실은 씁쓸하기만하다.
2003년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판소리가 정작 국내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처럼, 동편제의 본향인 남원에서 열리는 춘향제도 대중들의 외면으로 점점 ‘동네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비판에는 전국적인 축제 다양화 속에서 그동안 춘향제를 쇄신하지 못한 책임론도 뒤따른다.
△84회 행사 차질 우려=춘향제는 국보급 명창(조상현·성창순·신영희·안숙선·이난초 등)과 문화예술인(미스춘향 윤손하·이다해 등)의 등용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문화 공연예술이다.
이런 춘향제가 내년에 제대로 치러질지,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84회 춘향제의 예산은 시비 8억원과 도비 5000만원에서 9000만원 사이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83회(12억원) 및 82회(13억원) 행사 때와 비교하더라도 4억원 가량이 줄어든 상태다.
남원시의 열악한 재정여건에 국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예산 감소로 이어진 것.
제84회 춘향제전위원회(위원장 안숙선)가 “지난해 미흡했던 점은 개선하고, 좋은 점은 더욱 강화해 시민 및 관광객 모두가 환하게 웃고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예산 감소는 결국 전통공연예술축제의 정체성 약화 및 프로그램 질 저하 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대책은 없는가=남원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 대표적 공연예술제 관광자원화 공모사업’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등급별(A·B·C)로 전국에서 30개 이내를 선정하는 이 공모사업에서 A등급을 받을 경우 최대 5억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전북도의 추천을 받아 내년 1월말에 대상사업을 선정할 예정으로, 남원시는 이 예산을 확보해야 84회 춘향제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
시 관계자는 “춘향제는 해외에서 가장 많이 번역되고 공연된 한국의 대표문화이자 민족의 전통과 정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문화예술”이라며 “84년동안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춘향제에 대한 국비 지원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명품 공연예술 육성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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