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종교인 동학의 발원지이자 호국불교의 중심지인 은적암(덕밀암)을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8일 남원시와 지역 문화계 등에 따르면 교룡산성 안에 위치한 지방기념물 제9호인 은적암은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이 1862년 은둔하며 처음으로 동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진 곳이다.
수운은 당시 이곳에서 6개월 이상 머물며 동학을 밝히는 논학문을 집필하고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을 정리했으며 이곳을 중심으로 포교 활동을 벌여 동학의 역사적 성지로 평가받는다.
은적암은 만해 스님과 함께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불교대표로 서명했던 백용성 스님이 출가해 호국불교를 발전시킨 곳이기도 하다.
용성 스님은 14세때 출가한 뒤 은적암에 머물며 불법을 배웠고 만해 한용운 선생과 함께 불교 부흥과 민족의 장래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깊은 유적지인데도 불구하고 은적암은 1930년대에 폐허로 변한 뒤 현재 무관심 속 방치되고 있다.
28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현재 은적암이 있던 곳임을 알리는 표지판만 덩그러니 놓여져 뿐 절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은적암이 어떻게, 왜 사라졌으며 암자가 형태가 어떠했는지 등에 기록도 전혀 남아있지 않다.
이에 20여년 전부터 종교계와 문화계 등에서는 덕밀암을 유적지로 지정해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진척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07년 남원지역 불교계와 천도교, 문화단체 등이 '덕밀암 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복원사업에 나섰으나 절터를 소유한 남원시가 부지 양도를 거절하며 구체적인 사업 진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조계종이 덕밀암 복원비로 5억원을 부담할 뜻까지 비췄으나 당시 시는 "의도는 좋지만 복원에 필요한 고증자료도 없는 상황이어서 부지 양도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남원지역 한 문화계 인사는 "은적암은 우리 고장이 낳은 독립운동가 백용성 선생의 출가지며 민족종교인 천도교의 성지다"며 "폐허로 방치해서는 안 되며 복원을 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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