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공무원 그만두니 행복하다”... 군산시 MZ세대 조기 퇴직 ‘비상’

MZ세대 군산시 임용 경쟁률은 하락하고 조기 퇴직자는 늘어
퇴직 사유, 연봉 대비 많은 업무 및 악성민원에 따른 스트레스
8급 1호봉 기본급 월 약 172만원... 최저임금 196만원보다 못해

“나는 행복하다. 공무원 그만두니...”

군산시를 퇴직한 MZ세대 공무원이 SNS(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다.

최근 군산시 지방공무원 임용 경쟁률은 하락하는 반면 MZ세대들의 퇴직률은 높아지고 있어 고충 상담소 마련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MZ세대의 높은 퇴직률은 낮은 연봉 대비 많은 업무량 및 강도에 더해 갈수록 심해지는 악성 민원(폭언 등) 등에 따른 것으로, 스스로를 ‘공노비’라 할 정도의 자괴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에 따르면 군산시 지방공무원 경쟁률은 2020년 20.3 대 1에서 2022년 9.2 대 1(일반 행정직 응시 인원 기준)로 크게 줄었다. 

반면 지난 3년간 퇴직한 MZ세대는 30명이며, 이 가운데 2020년 임용돼 불과 2년 만에 조기 퇴직한 공무원은 14명으로 나타났다. 

퇴직 사유는 적은 급여에 따른 타 기관 및 사기업 시험, 개인 사업, 업무 스트레스가 대부분이다. 

실제 2022년 기준 군산시 9급 1호봉의 급여는 207만 3100원(기본급 168만 6500원+각종 수당 포함), 8급 1호봉은 211만 5220원(기본급 172만 300원+각종 수당 포함)이다. 

기본급만 놓고 보면 최저임금 196만 9920원(1일 8시간 월 22일, 주휴수당 및 월차 포함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악성 민원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퇴직, 또는 전출 신청을 하는 하위직 공무원도 상당하다. 

국가기관이나 광역단체 공무원보다 상대적으로 민원인을 많이 상대하는 지자체 공무원, 그중에서도 하위직 공무원들의 고충은 더 심하며 이 때문에 퇴직을 고민하거나 본청 근무보다는 민원이 적은 읍면동 전출 희망자가 많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기류는 군산시뿐만 아니라 전국 공직사회에서도 나타난다.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 앱(전국 익명토론방)을 보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지방직 사표 내고 왔어요. 더 있으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급여가 적어 타기관 시험 보러 갑니다”, “공무원 급여 이게 현실인가요”. “지방직인데 청년 일자리로 온 아르바이트 보다 급여가 적어 일할 맛이 안 난다”, “미래가 안 보이니 신규는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등의 글이 대부분이다. 

군산시 9급 공무원 김 모씨는 “수년간 열심히 공부해 공직 사회에 어렵게 들어왔지만, 밖에서 볼 때와 현실은 너무 다르다”면서 “쥐꼬리 월급에 여기저기 동원되고, 가장 힘든 것은 사소한 일에도 폭언부터 일삼는 악성 민원인 대응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라는 이유로 조직에서도 악성 민원에 적극 보호해주지 않는다. 스스로를 방어해야 하지만 그럴 수도 없다”며 “이런 처우에 내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든다”고 호소했다. 

송 철 군산시 공무원노조위원장은 “MZ세대 조기 퇴직자들은 한결 같이 급여 대비 업무 과중 및 악성 민원에 따른 고충을 토로 하고 있다”면서 “공무원들, 특히 MZ세대의 고충을 상담 치유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정곤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고창서 70대 이장 가격 60대 주민 긴급체포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