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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나 안하나… 폭설 내린 전주시 제설 또 실패

17일 오후 3시45분 전주시 대설 경보
도심 곳곳 많은 눈으로 교통 대란 등 마비
시, 지난 11월 제설 대책 발표 '헛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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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저녁 전주 백제로

"며칠 전만 해도 제설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사기 아닌가요. 시민 상대로 한 사기요."

폭설이 내린 지난 17일 전주시 전역이 눈에 잠기며 교통 대란이 초래됐다. 골목길 뿐 아니라 백제대로 등 전주 시내 주요 도로마저도 제대로 된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문제는 이런 제설 대책이 한 두 해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도 많은 눈이 내릴 때마다 반복됐던 전주시 제설 대책이 또다시 한계를 드러냈다. 인구 60만 이상의 도시가 반복해서 제설에 실패하면서 전주시 행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17일 오후 3시45분. 전주시에는 대설경보가 발령됐다. 대설경보는 신적설(특정기간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이 20c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미 많은 눈이 내릴 것이 예보돼 있었고, 이로 인한 교통 혼잡도 예견됐지만 시 차원의 빠른 대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도로 곳곳에는 크고 작은 접촉 사고로 비상등을 켜놓은 채 멈춰있는 차들이 즐비했고, 제때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아 얼어붙은 도로에서는 운전자들이 위태로운 거북이 운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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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린 지난 17일 전주시내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시스템에 운행버스가 없는 것으로 표시되고 있다. 

'시민들의 발'이라는 시내버스도 눈에 가로막혔다. 당일 낮부터 시작된 폭설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이날 내린 눈으로 시내버스뿐 아니라 택시마저도 모습을 감추면서 길 위에 갇힌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전주시에 따르면 시내버스가 오후 시간 기준, 경로를 4∼5번은 왕복해야했지만, 2∼3번밖에 운행되지 않았다. 자가용뿐 아니라 대중교통마저 눈길을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배차간격은 2배에서 3배로 길어졌고, 이를 알려야 할 버스정보시스템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실제 17일 오후 8시40분께 평화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은 "택시나 버스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해당 버스정류장에 있던 시민들은 1시간여를 더 기다린 후 9시 57분께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전주시는 17일 제설차량 등 장비 35대, 6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18일 전주 시민은 SNS에 “시속 4㎞로 주행하는데도 바퀴가 헛돌고 미끄러졌다. 제설을 했다고 하는데 전혀 보지 못했다. 20분 거리를 1시간 반 걸려 왔는데 빨리 온 편이더라”며 당시 ‘아수라장’이었던 도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이번 제설 실패는 '예견된 무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1월 전주시는 대설·한파 대비 재난상황 대응계획을 수립했다. 내년 3월 15일까지 4개월 동안 겨울철 재난상황실을 가동하고, 기상예보에 따른 국지성 적설 및 결빙 예상 시 24시간 상황근무체계를 편성해 실제 도로의 강설 현황 파악 후 도로 제설작업을 시행하는 등 겨울철 재난 상황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는 방침이었다. 시민불편 최소화를 내세운 제설대책이 '헛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당일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하고 주요 도로 상습 결빙구역 위주로 제설작업을 펼쳤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함이 컸다"면서 "향후 취약 구간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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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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