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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청곱창’···신품종인가, 중국산 ‘단김’인가

수과원·식약처 “시료 분석 결과 중국산 단김…신품종 인정 불가”
어민·배양업체 “국내 환경에서 수년간 안정적으로 재배해 온 품종”

고군산군도에서 생산·출하 중인 ‘청곱창(하이타넨시스)’/사진제공=김로원 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연구교수

고군산군도에서 생산·출하 중인 ‘청곱창(하이타넨시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품종 논쟁을 넘어 유전자 분석 기준, 신품종 등록 절차, 식품 원료 인정 범위, 시장 경쟁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청곱창의 정체성이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월 고군산군도에서 생산돼 군산수협을 통해 위판된 김을 분석한 결과, 중국산 ‘단김’과 유사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반면 청곱창 생산 어민들과 배양업체는 “국내 해역에서 수년간 안정적으로 재배된 품종으로, 단김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법적 쟁점도 불거졌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7조 4항은 김 가공식품의 원료를 참김·둥근돌김·모무늬돌김·방사무늬김·잇바디돌김으로 한정하고 있다.

중국산 단김은 외형적으로 잇바디돌김(곱창김)과 유사하지만 수확 시기가 빠르며, 국내 생산·가공·유통·수입이 모두 금지된 품종이다.

따라서 청곱창이 중국산 단김으로 최종 판정될 경우 법정 원료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가공용 원료 사용이 불가능하고, 이미 생산된 물량 역시 유통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 혼란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청곱창은 10월 말부터 유통돼 기존 방사무늬김·잇바디돌김보다 2~3주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다.

이로 인해 고가 시장의 초반 수요를 선점하면서 기존 생산자들은 “시장 질서가 흔들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민원이 이어졌고, 결국 수사기관까지 배양·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갈등은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다.

청곱창김이 신품종으로 인정될지, 외래종으로 규정될지는 정부기관의 최종 판정과 제도 정비에 달려 있으며, 결과에 따라 산업화 전략과 어민 소득 구조, 시장 판도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산=문정곤 기자

문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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