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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우리마을 옛이야기 엮어내면 뜨거운 차 한잔 주세요

어제는 정말,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요? 전화를 걸어서 외쳤습니다. 퇴근길 산골로 들어오는 길목은 함박눈이 펄펄 날리고 있습니다. 마치 강아지처럼 함박눈을 맞으며 뛰어 다니고 싶은 오늘, 십여 분만에 올라오는 산골도로는 소나기 소 잔등을 다투듯 함박눈도 소나기처럼 날립니다. 온데 안 온데. 신전마을 앞에서는 눈이 쌓였더니 월은마을 앞에는 눈이 없고 집앞 고샅에는 눈발이 언제 날렸나 싶을 정도로 흔적이 없습니다.요즘의 날씨는 참으로 심술궂고 장난기가 심한 아이들 같습니다. 오후 내내 해가 떴다가 눈발이 날리다가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철부지 같습니다. 그동안 안녕들 하시 온지... 모두 궁금합니다. 우선 전화를 주신 회장님부터요. 뭘 하고 사느냐고 물으시니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매번 먼저 전화를 주시는 회장님께 그저 죄송하옵고 늘 챙겨주시는 그 마음 감사하여도 표현하지 못하고 이렇게 게으른 사람이 되었습니다.십년 넘게 준비해 온 원고들을 붙들고 사진들을 챙기면서 밤낮으로 씨름하고 있습니다. 이제 “임실, 우리마을 옛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들고 회장님 찾아뵙고 차 한 잔 주십시오. 어리광을 부릴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처럼 함박눈이 펄펄 날리는 날이면 이 겨울 건강은 어떠하신지 안부 여쭙니다./김여화(수필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14 23:02

[열린마당] 우리당이 국민에게 은혜를 갚는 길 - 최형재

열린우리당은 오늘 오후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당의 진로에 관해 결의하며 이를 추진할 당의장 및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한다.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이들은 곧바로 민생을 위한 국정운영의 무한책임을 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 화해 협력과 중산층, 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비전아래 평화개혁미래 세력의 대통합 신당을 추진하게 된다. 열린우리당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승리와 희망을 위한 대통합 운동을 반드시 성공시켜 대선승리를 위한 굳건한 토대를 마련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지분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개혁세력이 재집권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당 지도부뿐 아니라 일반 당원들 까지도 동의하는 대과업이다.이렇게 하는 것이 제 1당이라는 과분한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은 국민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희망과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퇴계 이황이 ‘요순시대 같은 태평성대도 갈등과 혼란없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라고 했듯이 당분간 혼란과 갈등이 지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 첫 번째가 지난 6일 우리지역 의원 3명이 포함된 집단탈당으로 제2당으로 전락한 일이다. 이 날은 장영달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어 국회에서 대표연설을 하는 날임에도 집단탈당을 하여 김을 빼고 말았다. 탈당파들의 주장과 장영달 원내 대표의 연설내용이 별 차이가 없어 왜 탈당하는지 모르겠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였다.이들의 탈당이 전북도에도 영향을 미쳐 지역현안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시, 도의원들도 줄서기가 강요되는 불행한 사태를 가져 왔다.탈당파들이 명분이 없자 탈당이유를 여러 가지 내걸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노대통령 핑계를 대지만 이미 대통령은 탈당을 예고했고, 우리당이 변화되기 어려워 새인물이 참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미 변화하였고 모든 기득권을 버렸다. 대통합 신당이라는 새 집을 지어 집단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참여하여 개혁세력 재집권에 봉사하게 될 것이다.이렇게 새로운 집이 마련되어 집권 가능성이 높아질 때 새인물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뿔뿔이 흩어진 오합지졸에게 새인물이 모여 들 것이라는 것은 상상일 뿐이다.우리당이 이념성향 의원들 때문에 어려웠다는 이유도 들어있는데 한나라당에는 좌파성향에서 극우파까지 우리당보다 스펙트럼이 더 다양해도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탈당파가 지적한 의원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들은 주요당직에 있지 않았고 탈당파가 주요당직을 맡아 우리당을 이끌어 온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그들이 내놓은 정책은 이미 우리당이나 새로운 대통합신당의 그림에 녹아들어가 있어 새로운 것도 없다. 탈당파의 주장이 군색한 것은 그들이 민주주의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은 이미 전당대회 준비위와 중앙위원회에서 충분히 수렴되었다. 그럼에도 야반도주하듯 갑자기 빠져 나간 것을 그들은 설명해야 한다. 아쉬움이 많지만 우리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묵묵히 갈 것이다. 탈당이 이어질 수도 있고, 통합과정에서의 어려움, 참여정부의 유산을 안고 가는 문제 등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어 있지만 대통령을 뽑는 것은 과거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이끌어갈 미래비전을 보고 선출하는 것이다. 시대정신을 담을 새집을 짓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태풍이 불 때 뱃머리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태풍속으로 들어가 태풍이 그치기를 기다리면 그 곳의 고기는 모두 나의 것’이라는 노련한 어부의 말을 상상하면서 말이다./최형재(열린우리당 전북도당 대변인)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14 23:02

[딱따구리] 화재확인시스템 마련 '말뿐'

소방공무원이 다급한 화재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막상 도착한 화재현장은 신고내용과 달라 맥없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전체 소방출동의 64.9%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실제 화재와 별다른 관련없는 소방차와 인력 출동을 비화재출동이라 한다.지난해 전북소방본부는 2783건의 비화재출동으로 1억2200여만원의 소방예산이 낭비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는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는 상태다. 전년에 비해 비화재출동이 22.5%가 급증했지만 이를 예방할 방책은 아직 없는 것이다.특히 화재신고의 70% 이상이 도시권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화재출동 과정에서 수시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 구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화재현장에 대한 확인없이 신고를 하는 시민들도 역시 문제다.화재현장은 보통 10분안에 도착해 진화를 시작해야 건물과 인명 등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오인신고 등으로 중복 출동 할 경우 돌아가는 거리만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속한 화재진압은 어렵게 된다.일선에서 화재 현장을 누비는 한 소방관은 “화재출동때 한시라도 빨리 진화에 나서기 위해 신호위반 등 도로 상에서 목숨을 건 곡예를 한다”며 “막상 오인신고나 장난신고인 것을 알고 돌아 올 때면 맥이 탁 풀린다”고 푸념을 늘어놨다.정확한 현장확인 없이 일단 신고부터 한 뒤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안일한 인식과 화재현장 확인절차 없는 소방시스템 속에서 소방관들의 어깨는 더 처지고, 시민이 부담하고 있는 세금 역시 의미없이 사라지고 있다.

  • 지역일반
  • 임상훈
  • 2007.02.14 23:02

[오목대] 지역혁신위원

‘혁신’(innovation)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국가발전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선진국의 여러 나라들은 '지역'을 단위로 대학· 기업· 자치단체· 연구소· 시민단체 등 혁신주체들이 긴밀히 협의하면서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혁신클러스터, 혁신도시, 지역전략산업 등이 그런 것들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스웨덴의 시스타, 핀란드의 울루, 중국의 중관춘, 이탈리아의 밀라노,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캐나다의 몬트리올 멀티미디어시티, 영국의 케임브리지 테크노폴 등이 대표적 혁신클러스터다. 모두 지역간 근접성과 특성화를 통해 새로운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지역들이다. 파리에서 800km나 떨어진 중소도시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농업과 관광이 유일한 산업이고 연구소나 대학도 없는 지적 자원의 황무지이다. 그러나 지역혁신을 꾀한지 30년만에 세계 10대 지식기반 선도지역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급성장했다. 텅빈 공간에서 이같은 결실을 맺기까지에는 오랜 지역혁신 활동이 뒷받침이 됐다. 이제는 지식기반시대다. 경제활동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수도권 중심이 아닌, 모든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해야만 비로소 지속적 국가발전이 가능한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방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잠재력을 복원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화, 정보화, 지방화라는 시대적 변화의 필연적 결과다. 우리나라가 뒤늦게나마 균형발전을 국가목표로 설정한 것은 다행이다. 이런 정책기조에서는 지역마다 각각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특성화 발전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이른바 자립형 지방화이다. 이제 첫걸음 하는 입장에서는 지역혁신체계 구축과 지역혁신협의회 위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혁신도시, 산학연클러스터, 전략산업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치열하게 그림을 그려야 한다. 전문성과 노하우가 반영돼야 하고, 조정역할 등도 필요한 사안들이다. 그런데 혁신위원 상당수가 ‘느끼한’ 지역유지나 기관장들로 채워져 있으니 옛날의 행정자문위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더구나 혁신 대상 인물이 혁신위원이라면 이 얼마나 황당한가. 전북도가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171명을 대거 판갈이 한다니 주시할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14 23:02

[세상만사] 담배를 못 끊은 죄 - 김승일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잘 안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 주범이고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의학상식쯤은 그야말로 상식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대머리가 될 확률은 두 배, 머리카락의 변색 가능성은 4배에 이르며 여성흡연자의 경우 피부 노화까지 촉진시킨 다는게 의학계의 경고이다.그런데도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번 피우기 시작하면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담배속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의 중독성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모르핀 아편에 이어 다섯번째로 높다고 한다. 연예계 일부에서 복용후 환각상태에 빠져 종종 사고를 일으키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보다도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꼭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하던 골초들이 작심삼일(作心三日) 만에 두 손을 드는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그렇다고 ‘아직도 담배를 피우느냐’는 힐난에 기를 못펴는 골초들일망정 전혀 할말이 없는것은 아니다. 몸에 좋지 않고 남에게도 간접 피해를 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워낙 중독성이 강해 끊지 못하는 괴로움을 비흡연자들이 배려해 줄 아량은 없는지 되묻고 싶은 것이다. 하물며 골초들이 내는 교육세며 지방세가 얼만데 무조건 천덕꾸러기로 몰아 부쳐서야 되겠느냐는 항변 또한 가능하다.하도 금연을 강조하다 보니까 그렇지 사실 아직도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70%를 넘어 OECD 회원국중 1위다. 청소년 흡연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고 심지어 여학생이 학교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입에 무는 지경에까지 이른것이 세태다.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체, 다중 이용시설, 식당 등에서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금연이 철저히 지켜지는것도 아니다. 피우는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피울수 밖에 없고 계속 코너로 몰아 넣는만큼 부작용 또한 우려되는게 현실이다.난데없이 담배 애호론을 늘어 놓자는게 아니다. 그랬다간 담배 혐오론자들로부터 ‘지청구’를 감당할수도 없다. 담배를 하루에 한 갑 피우는 골초와 함께 살면 하루 다섯개비를 피우는것과 같으며 그만큼 간접흡연으로 인한 각종 질병 유발률도 높아 진다는 의학계 보고에 이르면 흡연이 죄악(?)이라 해도 변명의 여지는 없다. 다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무슨 죄나 지은것처럼 아파트 베란다로, 사무실 한 편 좁은 흡연공간으로 쫓겨 다니는 골초들을 너무 기죽이지는 말아야 한다. 담배 혐오권 못지 않게 흡연권 또한 보장되는게 공평한 사회라는 말이다.그나저나 엊그제 법원이 폐암환자들이 낸 담배인삼공사와의 소송에서 담배인삼공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다. 여러가지 정책적 판단이 따랐겠지만 이럴 경우 흡연자들은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그것이 고민이다./김승일(완주신문사 사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14 23:02

"시골 학생들도 희망 가지길" 잔잔한 감동

“고향 시골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최근 서울대에 합격한 순창지역 고교생 2명에게 등록금 전액 400만원을 전달한데 그치지 않고 향후 서울대에 진학하는 순창소재 고교출신 모든 학생들에게 등록금지원을 약속해 화제를 모은 <유>제중종합건설 권남진 대표(55). 순창읍 가남리 출신인 권대표는 “농촌지역 중·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경제적 여건 등이 허락치 못해 도시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경우가 적지않다”면서 “고향 인구및 인재유출방지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대표는 "남을 도와오면서 오른손이 한일,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처럼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얼굴및 이름을 알리는 것을 극구 피해왔는데 본의 아니게 이번에 신분이 공개돼 쑥쓰럽다"고 말한다.서울에서 사업실패후 전주에 내려와 스포츠용품점을 하다 1992년 토목건설업에 뛰어든 그는 이때부터 14년동안 선행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것으로 드러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그는 “남을 돕는 일이 가장 행복한 길이라 여겨 초기 4∼5년동안은 매년 1000만원, 이후는 2000만원 가량씩을 소년소녀가장·중고생·노인 등 불우이웃을 위해 써왔다”면서 “소득세신고보다 기부금액이 많아 세무서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고 술회했다.또 “여러 기억중 2004년에는 결식아동 관련 기고문을 읽고 라면 138박스를 8톤트럭에 싣고 전주금암초등학교에 크게 환영받았던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것중의 하나”라고 소개한다. 그는 특히 “이같은 사회봉사는 딸 지현(25·숙명여대졸업)과 아들 호현(23·서울대 3학년)남매가 유산이 갈등을 초래할수도 있다며 생전에 사회에 적극 환원하세요라고 선뜻 뜻을 모아줘 가능했다”고 덧붙였다.도움을 받았던 학생들이 보내온 감사의 편지들을 꺼낸 그는 “이때가 가장 흐믓하다”고 털어놓는다.한편 그는 “그동안 인터뷰 요청을 사양해왔으나 이번에 응한 것은 일부에서 오해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치같은 것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손사래 쳤다.

  • 지역일반
  • 홍동기
  • 2007.02.13 23:02

[오목대] 역지사지(易地思之)

지난 11월 여수 출입국관리소에 불이 나 외국인 10여 명이 죽고 20여 명이 다치는 참변이 일어났다. 이들 희생자는 대부분 불을 피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외국인 수용시설이라는 특수한 환경이어서 화재규모에 비해서 희생자가 많았다. 이들 불법체류자들을 감금했던 쇠창살은 화재라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열릴 줄 몰랐던 것이다.데자뷰. 이런 불법체류자들의 죽을 보면서 낯선 느낌 대신 동일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일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느낌이 든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수용하는 시설이라는 특정한 장소가 배경일 뿐 결국은 우리나라 불법 체류자들이 겪는 일로 귀속된다. 이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희망을 ‘코리안드림’이라고 하지만 그 단어도 이제 장밋빛만은 아니다. 많은 동남아인들이 잘사는 나라 한국에 왔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어려움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역지사지(易地思之). 우리 역시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무모하리만큼 미국행 비행기를 오르기를 고대했던 때가 있었다. 미국이민의 역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기술될 수밖에 없었떤 때 겪어야 했던 부당한 처우에 우리는 공분하곤 했다. 이런 배경의 최인호 소설 ‘깊고 푸른 밤’은 이후 영화감독 배창호씨가 같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 화제가 되었떤 기억이 생생하다.하루 빨리 영주권을 취득해서 한국에 남아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꿈인 백호빈(안성기)은 영주권을 얻기 위해 교포 여인 제인(장미희)과 결혼을 한다. 처음에는 당연히 위장결혼이었지만 같은 집에 살다보니 정이 든 제인 때문에 호빈은 갈등한다. 화장실에서 연습했던 미국의 국가(國歌)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불러 이민국 직원을 감동시킨 호빈은 영주권을 얻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혼에 앞서 제인이 제안한 마지막 여행 중 그랜드 캐년 절벽 위에서 총성이 울리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한 시대를 상징했던 영화 ‘깊고 푸른 밤’은 이제 우리 기억에서 아슴푸레하다. 대신 우리땅에 와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눈앞에 생생하다. 개구리가 올챙잇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입장이 바뀌면 생각도 따라 바뀌어야 하는 일들도 있겠지만 멀리서 온 손님을 귀하게 대접했던 우리네 풍습을 기억해 볼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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