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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지방선거후 민심읽기 - 김재홍

지방선거를 치른 후 민심이 천심이란 말이 새삼 생각난다. 모든 정치지도자들은 그 민심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민심만으로 민생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걱정이다. 보통 큰 선거를 치르고 난 뒤 민생이 흐트러지는 것은 전혀 예상외의 일이 아니다. 선거 비용이 정상적인 규모 이상으로 크게 발생하고 또 사회간접 비용도 증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갖가지 공공요금들도 머리를 쳐들고 있다. 그러나 선거는 종류에 따라 의미가 다르고 따라서 거기서 드러나는 민심도 내용은 각기 차이가 있다. 지방선거란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와는 여러 가지로 다르다. 우선 정권교체나 원내 의석분포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나 국회 구조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우리 헌정은 엄연히 대통령중심제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든 정권과 직접 관련이 없다.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느니, 민심의 현주소라는 등의 얘기는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의미일 뿐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 그런데도 마치 정권교체가 일어난 것처럼 떠들어 대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지방선거가 처음부터 정당 중앙지도부간의 대결, 대선 후보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치러놓고선 결과에 대해 과잉 해석을 내놓곤 한다. 그래도 오만이 민심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교훈 때문인지 정치권은 조심한다. 특정 정파를 편드는 어용 지식인과 언론이 더 오버하고 있다. 기초단체 의원까지도 정당 공천제가 적용돼서 국민 전체가 정치화되기에 이르렀다. 지방선거의 본질인 지역의 일꾼을 뽑아야 할 선거가 되지 못하고 중앙정치 무대에 종속된 정치인들이 마을 일까지 맡겠다고 나선 셈이다. 그 결과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니라 ‘나무 꼭대기 민주주의’가 되고 말았다. 뿌리는 별로 없고 나무 꼭대기만 커지면 그 식물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정치의 미래가 걱정된다. 이는 대부분 기성 정치권과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특히 공천을 돈으로 팔고 사는 부패선거 양상이 전국화된 것은 정치개혁의 기본이 파괴된 증거로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공천권을 중앙당이 행사할 때는 당 총재와 계파 보스가 돈을 받았다. 그런데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지방당과 당원들에게 맡겨지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천 비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정치개혁의 후퇴를 가져 온 선거였다. 돈거래 공천 비리가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당과 후보조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더 올라가는 혼돈상도 나타났다. 무능한 가장 보다는 부패한 가장이 낫다는 시대어까지 등장했다. 지역주의와 결합된 ‘묻지마 지지’가 판치는 한 합리적 투표나 선진적 정치문화는 요원하다. 더구나 유세장의 야당대표 피습 사건은 자유롭고 평화스러워야 할 민주선거를 위협했다. 정책 제시에 의한 득표 경쟁을 불가능하게 했을 뿐아니라, 수준 높은 국민에게 모멸감을 안겨 주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 사회의 후진성을 노출시킨 수치스런 사건이었다. 정부는 그 책임만으로도 치안수뇌부를 엄중 문책하고 야만적 폭력을 규탄했어야 했다. 유세장 폭력은 여야 정치인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여야가 공동으로 대처하고 척결해야 할 문제다. 민주화와 자유가 만발했으나 사회윤리와 기강이 뒤따르지 못하는 과도기 현상이라면 더욱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시대적 권위주의 탈피가 민주사회의 기강 해이를 불러 오는 모순을 시급히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후 집권여당이 마치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분위기다. 어쨌든 지방선거가 전국적 동시선거이니 거기서 분출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완패한 여당은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환골탈태한다는 각성을 다져야 한다. 그러나 이 정부의 임기가 남아있는 한 국정주도세력이 주저앉으면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민생은 어디로 흘러 갈 것인가. 그것을 걱정해야 할 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후진적 문제들은 대부분 정치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공자 말씀이 있다.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뜻이다. 불신은 국민통합을 불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통합을 통한 국가발전 동력의 창출이 시대적 과제라는 사실을 모두가 통절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재홍(국회의원·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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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9 23:02

[오목대] 촌지(寸志)

퇴계 이황(李滉)에게 제자가 물었다.“의성(義城)의 선물에서 마른 고기는 물리치고 필묵(筆墨)은 받았으니 만일 그것이 의로운 것이라면 모두 받아야 할 것이요, 의롭지 않은 것이라면 모두 받지 않아야 할 것인데 어째서 그 크고 작은 것을 가려서 받았습니까?”이에 대해 퇴계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 일찌기 주자가 조자직(趙子直)의 선물에서 인삼과 부자(附子)는 받고 금품(割俸之物)은 물리쳤으며 또 어떤 사람의 선물에서는 강게(江蟹)는 받고 베(布)는 물리친 것을 보았다. 대개 그 때에 조공(趙公)이나 어떤 사람은 다 잘못이 있었지만 그 허물이 절교할 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에 가벼운 물건은 받아서 절교하지 않은 뜻을 보이고 중한 물건은 물리쳐 그 사람의 잘못을 깨우친 것이다.”이는 퇴계집(退溪集)에 나오는 일화로 선물과 뇌물의 차이를 설명해 준다. 나아가 그것을 물리치고 받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해준다.요즘 교육계에 또 다시 촌지(寸志)가 문제되고 있다. 교육부는 초중고 교사가 학부모나 관련단체로 부터 10만원 이하의 촌지를 받더라고 징계를 한다고 발표했다. ‘교원 금품·향응 수수 징계기준’을 마련해 금품액수나 교사가 먼저 요구했는지 여부, 직무관련성, 위법행위 여부에 따라 29개로 세분화한 것이다. 다만 3만원 이하의 식사를 대접받았을 경우에만 징계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교육단체들은 “일부 때문에 매도돼 불쾌하다”는 반응인 반면 학부모들은 대부분 “환영한다”는 분위기다.원래 촌지는 마디 촌(寸)과 뜻 지(志)로 이루어진 일본식 한자어다. ‘손가락 한 마디만한 뜻’으로 ‘아주 작은 정성 혹은 마음의 표시’라는 의미를 지닌다. 미의(微意) 또는 박지(薄志)라고도 한다. 말하자면 자신이 주는 선물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뇌물의 성격을 띤 금품’으로 변해 버렸다. 문제는 마음이 담긴 선물과 의도가 있는 뇌물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래서 획일적인 기준을 정해 처벌을 하자는 것이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어쩌랴. 퇴계와 같은 시대의 성리학자 이언적(李彦迪)은 회재집(晦齋集)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만일 작은 물건을 받으면 큰 물건을 반드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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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9 23:02

[이치백의 一日五話] 별기군과 구식군대 간 충돌

《6월 9일》①임오군란 발생1881년 별기군이라는 신식군대가 설치되면서 구식군대에 차별대우가 심해지자 구식군대들이 1882년 오늘 변란을 일으켰다. 이를 ‘임오군란’이라고 한다. 이때 구식군대들은 민씨일파의 집을 부셨고 일본인 교관 등 13명을 살해했다. 이때 대원군은 청국에 압송되고 일본에는 50만원 보상을 했다.②로마를 불태운 황제로마의 황제 네로는 처음엔 세네카 등의 보좌로 선정을 베풀었으나 말기에는 그들을 뿌리치고 황후와 모후를 죽였으며 로마 시에 불을 지르는 등 온갖 폭정과 학정을 자행했다. 더욱이 그리스도교인들이 방화했다고 대 학살의 독재 공포정치를 자행한 그는 68년의 오늘 반란으로 자살.③프랑스 근대 사상의 대부 프랑스 근대사상의 대부 루소(1712~1778)가 1762년 오늘, 파리 고법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유는 인민주의?보통선거?국민투표 등을 주장한 ‘사회개혁론’과 반 가톨릭적이라는 ‘에밀’ 등의 사상이 국가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그는 가까스로 파리를 피해 국외로 탈출했다. ④회의보다는 무도회에…90개의 왕국과 53개의 공국의 군주 또는 대표들이 사교계의 명소 빈에 모였다. 나폴레온 실각후의 유럽 재건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회의는 진전이 안 되고 무도회만 벌였다. 1815년의 오늘, 결국 나폴레온이 엘바섬으로 탈출한 후 10개월 만에 조인이 됐다. ⑤영국 스티븐슨 탄생영국의 발명가이며 기술자인 조지?스티븐슨이 진퇴가 자유로운 증기 기관차를 발명, 시운전에 성공한 것은 1814년이었다. 그는 1차로 스톡터?다일링턴 간에 최초로 철도를 완성했다. 그는 탄광의 기관부를 아버지로 1781년 오늘 출생하여 1848년 67세에 세상을 떠났다.《6월 10일》①10만의 글안군을 전멸강감찬(姜邯贊) 장군은 고려시대의 명장으로 948년의 오늘 출생했다. 그는 1010년(현종 1년)에는 글안의 40만 대군을 청화사(請和使) 하홍진(河洪辰)을 보내어 설유로 물러가게 했다. 또 1018년에 글안이 10만 대군으로 침입했을 때는 상원수가 되어 전멸시킨 전공을 세웠다.②학생주동의 6·10만세민족해방운동에서 빛나는 자취를 남긴 6·10 독립만세운동은 1926년 오늘, 서울에서 학생들의 주동하에 일어났다. 순종의 인산 날이었던 이날 주동인물 11인중엔 전북인 학생 이동환(정읍·중앙고) 김재문(임실·중동고) 곽대형(김제·중동고) 황정환(익산·중동고) 등4명이 포함 됐었다.③중앙정보부 법 공포18년간 “나르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중앙정보부가 발족한 것은 1961년의 오늘, 중앙정보부 법이 법률 제619호로 공포되면서였다. 당초 정보부의 설치는 5·16 쿠데타의 실세였던 김종필씨의 발상에 의한 것으로 안보면에는 공도 있겠으나 반면에 우리 현대사에 어두운 그림자도 남겼다.④화폐개혁 전격 단행5·16 혁명 후, 군사정권은 1961년 오늘, 전격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이는 1948년 정부수립 후, 두 번째이며 ‘환’(?) 단위를 ‘원’으로 하는 한편 10대 1로 절하 실시했다. 유휴자금의 동원을 위해 실시한 것이지만 결과는 실패했다는 것이며 지폐는 영국에서 인쇄했었다. ⑤이스람교 마호멧 사망이스람교의 창시자 마호멧은 유대족을 격파하고 멕카에 입성하자마자 기존의 신전과 우상을 몽땅 없애버렸다. 그리고는 “참 사람은 오고, 거짓 인간은 사라졌노라”고 하면서 멕카를 새 성지로 정했다. 632년의 오늘, 승천한 그는 530년 유복자로 태어난 사람이다.《6월 11일》①수양대군 왕위 찬탈세종의 둘째 왕자 수양대군은 형 문종이 죽고 조카 단종이 왕이 되자, 그 측근인 황보인?김종서 등을 죽이고, 영의정이 되어 실권을 장악한 후, 1455년 왕권을 강탈했다. 그러나 그는 국방을 튼튼히 하고, 신숙주에게 국조보감, 최항에 경국대전을 편찬케 하는 등 치적도 많았다.②서부극 스타 죤웨인 사망서부극의 거장 죤 포드의 명콤비 죤?웨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1979년의 오늘이었다. 그가 출연한 대표작은 ‘역마차’ ‘사상최대의 작전’이었으며, 1979년에는 ‘용기 있는 추적’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의 묘비명은 ‘추(醜)·강(强)·확(確)’이라고…③60%는 의류, 40%는 산업용한때 “양말과 여성이 강해졌다”는 말이 유행했었다. 이 말은 여성용 스타킹의 나이롱을 처음 개발한 것은 1939년 미국의 듀포사였다. 195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온 나이롱은 비단 양말만이 아니고, 생산고의 60%는 의류용, 40%는 산업용이다.④독일 낭만파의 거장겨우 6세에 작곡을 하여 신동이라고 불린 독일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모차르트 못지않은 작곡가였고, 지휘자였다. 1902년의 오늘 출생한 그는 처음에는 슈만과 브람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24세 때의 작품 교향시 ‘돈?판’이 대 성공한 그는 독일 후기 낭만파의 거장이다.⑤신불출의 태극기 모독8·15 광복전후에 신불출(申不出)이라는 만담가가 있었다. 그가 1946년 오늘, 국도극장에서 공연할 때, 태극기에 대해 가운데 청색은 우익, 빨간색은 좌익이며, 4괘는 미·영·중·소 등 연합국이라 하다가 관중들로부터 큰 봉변을 당했다. 그는 그 후 월북한 후 소식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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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9 23:02

[오목대] 통신 과소비

오늘날 ‘전화를 건다’는 표현은 우리가 1960년대 초까지 사용했던 송수화기 일체형 자석식 전화기에서 비롯됐다.수화기를 놓은 상태에서 전화기에 달린 손잡이를 돌려 교환을 찾으면 교환원이 수동으로 상대방을 연결시켜줘야 통화가 가능했다.1960년대 들어 다이얼식 전화기가 선보이고 교환기도 반전자식으로 바뀌면서 교환을 찾는 일이 없어졌다. 1960년대 이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전화 수요의 급증으로 전화적체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었다.당시 전화 가입권을 사고 팔 수 있는 백색(白色)전화는 부(富)의 상징이었다.전화국에 비치된 신청카드의 색깔이 희다고 해서 백색전화로 불렸는데 한때 설치비보다 1백배 정도 많은 웃돈이 붙여 거래되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빚기도 했다.이같은 전화적체는 1980년대 까지 계속되었다.불과 20여년전의 일이다. 이같은 우리의 전화사정이 현재는 세계 각국이 부러워할 수준의 정보통신(IT)기술 강국이 됐으니 금석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이제 유선전화는 뒷전으로 밀려나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휴대전화는 물론 인터넷,DMB,MP3,게임기등 각종 디지털 기기의 홍수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10대들까지 휴대전화를 이용하면서우리사회의 통신 과소비가 심각하다.정보통신부가 집계한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 4월말 현재 3899만명,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255만명에 이른다.휴대전화나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각 가정마다 불어나는 통신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한달에 20∼30 만원에 달하는 통신비는 가계수입의 10분의 1을 초과한다.특히 저소득 계층의 통신비 부담은 가계를 압박할 정도로 높다. 게다가 유난히 첨단제품을 선호하는 탓에 디지털기기의 교체주기도 우리가 가장 짧다. 휴대전화의 경우 교체주기는 평균 12개월로 미국(21개월), 러시아(24개월), 캐나다(30개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통신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 과소비를 막기 위해서는 자제력이 우선돼야 한다.청소년들의 낭비를 막는 방편으로 정액제등을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 하다.통신업계도 수익 극대화에만 급급하지 말고 서민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요금인하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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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8 23:02

[유효숙 칼럼] 400년 전의 ‘공길’을 생각하며

얼마 전 한국영화 흥행사상 최고의 관객동원이라는 신기록을 만들어낸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은 극작가 김태웅의 연극 ‘이’이다. 조선 연산군 시대의 배우였던 공길이 왕 앞에서 늙은 선비놀이를 하며 논어를 외워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며,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면, 비록 곡식이 창고에 가득한들 내 어찌 먹을 수 있겠는가?’ 라고 했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서 매질당하고 먼 곳으로 유배되었다는 기록이 연극사에 남아 있다. 작가는 이 짧은 역사적 기록에서 시작하여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해 ‘이’라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냈고, 이 연극의 영화화는 한국연극사의 한 페이지 속에서 전공자들에게만 알려지던 공길이란 배우의 이름을 400년 후 전 국민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했다.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연극 ‘이’는 2 년 전 우리 학과 학생들의 워크셥 공연으로 학교 극장의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로 만들어진 ‘왕의 남자’는 연극의 큰 골격을 가지고 가면서 연극 무대에서 보여주기 힘든 부분들을 영화적 재미를 주는 여러 장치들을 사용하고 있기에 무척 흥미롭게 보았다. 실제적으로 연산군 시대인 16세기 초 우리에게는 중국의 경극이 아직 소개되지 않았기에 우인이라 불리던 연기자들은 경극에 대해 알지 못했다. 영화 속에서 연산군의 어머니가 억울하게 죽게 되는 장면을 중국 경극으로 비유적으로 연기하는 장면은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를 주지만 연극사적 왜곡이나 오류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화가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했어도 허구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오류는 너그럽게 눈감아 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연극 ‘이’이건 영화 ‘왕의 남자’이건, 이 작품의 큰 매력중의 하나는 천하의 폭군인 왕 앞에서도 바른 소리를 하고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루는 공길의 당당함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우인이나 광대로 불리던 연기자들이 오랫동안 천민 계급으로 천대 받았던 것은 우리의 역사에서만의 일은 아니었다. 300년 전의 서양에서도 천민 신분이었던 배우들에게는 기독교식의 장례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프랑스 왕의 총애를 받던 배우이자 극작가인 몰리에르가 죽자, 부인이 신부님을 매수하여 한밤중으로 몰래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매스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오늘날 연기자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 된듯하다. 브라운관이나 화면, 무대에서 보이는 화려함만을 쫒아 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을 장래 희망으로 꿈꾼다. 고학년이 되면서 세부 전공과 진로가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학과의 지원자 중 대다수는 역시 연기자 지망생들이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는 다르게 연기자의 길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아직도 세상은 자주 연기자들에게 딴따라라는 폄하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단순히 타인의 삶을 반영하고 모방하며, 물질적 성공을 추구하는 딴따라 광대가 아닌 정신적 풍요로움과 예술혼을 지닌 공길 같은 당당한 연기자를 키워내는 것이 나와 동료들에게 주어진 소임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칼럼을 쓰는 동안 정성껏 글을 읽어주시고, 생각을 나눠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유효숙(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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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8 23:02

군복무중인 아들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군복무중인 사랑하는 내 아들아!싱그러운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흘러가고, 장미향기가 바람결에 아름답고 황홀한 계절이구나.사랑하는 내 아들 평국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이글을 쓴다. 어제는 피아노 건반을 열고 공부하는 틈틈이 모짜르트, 바하의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던 네 모습을 떠올렸다.해병대의 훈련장에서 국가의 간성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너의 씩씩한 모습을 인터넷으로 만나보며 엄마는 뿌듯했단다.언론에서 종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신성한 병역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갖가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을 기억하고 있단다. 정말이지 엄마도 마음이 아프단다. 그러기에 우리 아들이 더 기특하고 자랑스럽구나.그리운 아들아! 어린시절부터 한번도 부모속을 썩인 적 없던 네가 건강하고 성실한 청년으로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맙구나. 유난히 책을 좋아하며 공부도 잘한데다 장남으로 늘 동생들과 우애있게 지내는 너는 집안의 큰 힘이 됐었단다. 주방에서 콩나물을 데칠 때나 후추향기 맡을 때, 그리고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전에도, 사과를 깎을 때도 항상 어느 순간에도 널 잊어본 적이 없었다.나라를 지키기 위해 해병대의 고된 훈련을 잘 이겨내고 있는 우리 아들 평국아 보고싶다! 가족 모두 널 그리워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군복무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이 되길 바란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며 훈련 받기가 힘들텐데 그래도 몸조심하고 최선을 다하거라.엄마도 당장 보고 싶지만 꾹 참고 100일 휴가 나오는 날 뜨겁게 포옹하자구나.그런데 어제 지방선거 투표할 때 동사무소에 근무중인 군인이 서 있었는데 네 생각이 덜컥 나 눈시울이 촉촉해 지더구나. 이게 부모의 마음인가 보구나.참 아들아, 사격할 때 왼손잡이여서 불편하지는 않았는 지 궁금하구나. 보고싶은 내 아들 평국아 사랑한다./김희숙(전주 자활후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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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8 23:02

[기자의 눈] 북한에 종이지원 이벤트?

도 교육청과 (사)우리겨레하나되기 전북운동본부가 교육예산 1억원과 도민 성금을 모아 북한에 교과서용 종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금보다 훨씬 질 좋은 종이로 만들어진 교과서로 공부하게 될 북녘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기분좋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도 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교육감과 교육위원, 교사, 학부모로 구성된 방북단의 평양 문화유적지 참관 행사와 올해 1월 우리겨레하나되기 전북운동본부가 추진한 ‘교육 현대화를 위한 방북단’에 참여해 북한의 열악한 교육실상을 체험한 뒤 대북 지원 및 교류사업 필요성을 공감해 이번 사업이 추진됐다고 밝혔다.그러나 전체 교육예산 1조 6,000여억원중 자체재원이 2%대(340여억원)에 불과한 전북 교육재정 여건에서 1억원이라는 예산은 적지 않은 돈이다. 더욱이 이번 사업에는 도민들의 성금도 모금될 예정이다. 북녘 어린이들의 열악한 학습 환경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주변에도 개선해야 할 학습 환경이 적지 않은게 전북 교육의 현실이다.도 교육청과 이 운동본부는 이번 사업의 추진 배경을 “북녘 학생들의 학습확경 개선은 물론 초·중등 교육자와 학생들간의 교류와 단합을 위한 통일운동 차원”이라고 밝혔다. 향후 남북 교육계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튼다는 좋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번 사업이 ‘이벤트’라는 개운치 않은 느낌도 든다. 대북 사업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추진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긴 하지만 남과 북의 교육계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업에 도민 예산과 성금이 쓰여졌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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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06.06.08 23:02

[열린마당] 의식수준 높아야 일등도민 - 정성수

5·31지방선거 벽보를 철거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선진국 이상이라고 생각되었다. 전에는 선거일이 되기도 전에 벽보를 찢거나 심지어는 담뱃불로 여기저기 지져대는 등 볼썽사나운 일들을 수월찮게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번 선거 기간 중에는 벽보의 보존 상태가 대단히 양호했다. 참으로 대견스럽다. 한 때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선거벽보를 훼손하지 말라고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켰다. 신문?방송에서도 선거벽보훼손방지를 위한 홍보도 했었다. 그러나 이 번 선거기간 중에는 교육 및 홍보가 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끝나는 날 까지 보존상태가 양호한 것은 그 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진일보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기차역과 고속버스휴계소를 비롯하여 관광지, 관공서, 학교 등의 공중변소 청결상태를 봐도 알 수 있다. 몇 년 전, 어떤 분이 외국을 다녀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화장실의 청결상태를 말하면서 얼마나 깨끗한지 밥알이 떨어졌대도 주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극찬한 일이 있었다. 이제는 우리나라 화장실도 그에 못지않다. 그것은 청결상태는 물론이고 꽃병과 명화가 걸려있고 곳에 따라서는 향수가 뿌려지기도 하고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쓰레기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전에는 하천이나 공원 등에 쓰레기들이 함부로 버려져 있었다.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전염병의 발생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은 물론 직장 등 곳곳에서 분류수거가 잘 되고 있다. 그 외에도 회사나 아파트의 계단 심지어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보도 불럭 위에 내뱉은 껌을 인부들을 동원해서 떼어내는 풍경도 볼 수가 없다. 얼마 전에는 극장표나 차표를 사는데도 새치기가 만연했다. 그러다보니 서류한 장 떼는데도 급행료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디를 가나 차례 지키기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알뜰시장이 개설되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이제 우리들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은 자신들이 내걸은 공약이 공약이 되지 않도록 양심에 따라 지켜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장려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여야 한다. 국산품 애용이라는 말도 되찾아야 한다. 국가경제가 튼튼해지고 GNP가 늘어나는 일들은 5?31지방선거에서 선택된 당선자들과 우리들이 합심할 때만 가능하다. 진정한 일등국민은 GNP가 높은 국민들이 아니라 의식수준이 높은 국민들이다./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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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6.08 23:02

[시론] 학교 분쟁조정시스템 제대로 작동되나 - 정성환

지난 5월 청주의 모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의 거친 항의에 어쩔 줄 몰라하며 무릎을 꿇은 여교사의 모습이 TV를 통해 비춰졌다.이후 이제는 이 사건이 해당 학교 차원의 문제를 뛰어 넘어 교원 단체와 학부모 단체 간의 집단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도내 모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징계 처분과 관련하여 문제를 제기한 교사의 항변이 언론에 보도됐다. 결국에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상호 간에 불신하고 비방하는 사태로 확대가 돼 안타깝기 그지없다.이와 같이 최근 교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두 사건의 전말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과연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사와 학부모곀剋?간의 분쟁, 그리고 교사와 교사 간의 갈등을 원만하게 풀어갈 학교위기관리시스템이나 학교장의 지도력이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또한, 그것이 적절하게 작동되고 발휘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청주의 모 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더라도 학교급식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와 해결방안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다수의 학부모와 그런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젊은 여교사를 대면하게 한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 묻고 싶다.또한 해당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나 교무회의, 그리고 학교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이다.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조직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분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학교의 경우 갈수록 구성원들 간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부딪힐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느 조직보다도 분쟁이나 갈등상황에 맞는 위기관리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이나 학교장의 갈등 중재자로서의 지도력이 절실하다고 본다.물론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을 보면 각급 학교에서는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겳楮되構?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위원회의 운영이 지극히 형식적이고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심지어 교사들의 경우 설치 여부를 모르고 있거나, 학부모에 대한 홍보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 또한 학교장은 학내 분쟁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안의 경중에 비춰 이를 공론화하고,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갖기 보다는 아직까지도 사건의 확대만을 우려해 조용히 해결되기만을 바라는 소극적인 조직 경영 자세를 가지고 있다.교육부는 최근 불거진 학교분쟁상황에 맞서 특단의 대책인양 다양한 해결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학교 구성원들 상호 간의 신뢰 회복을 전제로 기존 시스템의 정상적인 복원과 활용이다.위기관리자로서 학교장이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협상 능력과 같은 경영적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문제해결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정성환(한국교원노조 전북본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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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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