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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무주농민이 미용실 찾는 까닭

머리카락 구하러...야생조수 피해막기 궁여지책

까치가 쪼아먹은 사과. (desk@jjan.kr)

최근 무주군 관내 미용실에 농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발을 위해 들르는 게 아니다. 머리카락을 구하기 위해서다. 수확철을 맞아 멧돼지·고라니·청솔모 등 야생조수의 농작물 습격이 잇따르면서 농민들이 궁여지책으로 머리카락확보에 나선 것.

 

무주군 농민들에 따르면 유해조수 퇴치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머리카락까지 동원하고 있을 만큼 농작물피해가 심각하다. 무주군 관내에서 지난해 야생조수 등에 의한 훼손된 사과 피해가 약 1600여만원에 달했고, 벼와 배 피해도 각각 약 500만원과 약 300만원이었다.

 

최근에는 무주군 무주읍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김모씨(53)의 경우 까치 등 날짐승이 사과 20상자 분량을 쪼아먹어 폐기처분해야했다.

 

또 고구마를 재배하는 이모씨(51·무주군 설천면)도 “이번 고구마 농사가 풍작을 이뤘지만 하루 아침에 멧돼지들이 나타나 쑥대밭을 만들어 놨다”며 “하루 저녁에 50여만원 상당의 고구마를 먹어 치우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피해가 잇따르자 농민들은 그동안 그물과 보호철책을 설치하거나 공기로 움직이는 허수아비를 동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해조수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야생동물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결국 최근에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유해조수를 쫓을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부랴부랴 농민들의 미용실행이 잦아지고 있다.

 

과수농가의 한 농민은 “야생동물이 과일을 먹어 치우는 것을 뻔히 보면서 처벌을 받을까봐 손을 제대로 못 쓰고 있다”며 “야생동물 생태지도와 서식밀도 조사 등 체계적인 사업 추진과 함께 전기울타리와 경음기 등 피해 예방시설이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무주군 관계자는 “유해 조수에 의한 피해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피해의 일부라도 보상해 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규정이 필요하지만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임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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