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만(동학농민혁명기념관 관리사업소)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반세기가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일본식 지명이 사용되는 곳이 많다.
전주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호남제일문’이 있는 덕진구 동산동(東山洞)은 일본 미쓰비시 재벌의 초대 총수 이와사키의 호인 히가시야마(東山)에서 유래했다. 이와사키는 일제강점기 이곳에 농장을 세우고 세를 과시하기 위해 주변 건물의 이름도 ‘동산’이라는 명칭을 붙이도록 했다. 이후 기차역, 교회, 우체국 등 기관 명칭에 ‘동산’이라는 말이 붙고, 유서 깊고 아름다운 본래의 지명인 ‘쪽 구름(편운 片雲)리’는 자취를 감추었다.
‘봄 나루’라는 정겨운 뜻을 지닌 익산시 춘포면(春浦面)에는 ‘대장촌 교회’ ‘대장촌 슈퍼’ ‘대장촌 만화점’등과 같이 ‘대장 촌’이 널리 쓰이고 있다. ‘대장촌’은 전 일본수상이었던 하세가와의 조상이 춘포에 만든 대장촌(大腸村)농장에서 출발했다. 해방 후 공식지명이 ‘춘포’로 바뀌었지만 일상생활에선 아직도 대장촌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임실군 ‘관촌(館村)’ 군산시 금동(錦洞) ‘미원동(米原洞)’ 등도 일본인들이 거주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이제는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이러한 지명을 우리말로 바꾸어야한다. 이것이 조상들의 뜻을 받들고 우리 국민 모두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지역주민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애향정신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일본식 지명의 잔재를 제일 먼저 씻어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 특히 5·3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들은 지역주민들과 심도있는 상의와 토의를 거쳐 지금까지 묻혀졌던 아름답고 고유한 우리의 지명을 신속히 찾아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본식 지명을 바꾸는 것은 진정한 일제 잔재청산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전종만(동학농민혁명기념관 관리사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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