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일(전북도청 기획관리실장)
지난주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서남권 종합발전구상> 은 그 내용이나 시점이 무척 파격적이었다. 오랫동안 S프로젝트나 J프로젝트를 구상했던 전남·광주로서는 발전구상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해서 정당성을 입증받고 정부부처로부터는 지원을 약속받은 희소식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웃 지역의 발전을 시기하거나 폄하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전남의 발전이 궁극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남해안 종합발전 구상를 접하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첫째로 새만금 사업에 대한 전략적 고려와 정책적 연관 없이 특정지역에 국한된 서남권 종합발전구상은 국가발전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인정하기 어렵다.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부상중인 환황해 경제 시대에서, 한국의 미래는 중국과 어떤 파트너쉽을 형성하느냐가 결정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환황해 신산업 거점으로서 한국의 서해안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고, 그중 새만금은 개발의 실체와 여정이 있는 핵심적인 전략지역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서남권 종합발전 구상의 중요 콘텐츠로서 새만금의 장기 발전구상과 가칭 서남권 구상을 어떻게 연관짓고 역할을 나눌 것인지 등 내용이 빠진 것은 구상안의 진실성, 실현가능성을 오히려 낮추는 구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새만금은 농공단지라고 도면에 덜렁 표기하는 것만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둘째로 이 계획이 호남 전체를 포괄하는 서남권이라는 타이틀이라면 적어도 전북도와 사전에 충실한 협의 정도는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구상안에 따르면 개발의 사각지대로 남게 될 전북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었던 점에서 심히 유감스럽다.
어쨌든 서남권 종합발전구상은 발표가 되었다. 우리는 국가 전략 관점에서 몇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정부는 지금이라도 새만금을 국가발전전략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재평가해 주기를 바란다. 새만금은 이미 공간적이고 실체적인 현실이다. 새만금의 전략적 가치와 활용에 대해서 좀더 적극적이고 분명한 자세를 가짐으로써, 중국 동해안과 우리 서해안 지역의 각종 개발 프로젝트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 궤도에 들어선 새만금의 개발 실기(失機)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이와 함께 새만금 사업은 지금 계획보다 훨씬 앞당겨진 로드맵을 가져야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서해안 지역에서 백지상태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땅은 새만금이 유일무이하다. 전북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발전 전략상에서 새만금의 의미는 갈수록 심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래 국가 전략적 관점의 접근이 강화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우리의 문제다. 도에서는 전북도와 도민들이 손잡고 새만금 개발 계획과 방향을 조속히 확정하는데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새만금을 잇는 대형 국책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발연, 분야별 전문가, 중앙부처 네크웍, 도민 등과 함께 미래 개발 계획과 비전을 모으고 미래 트렌트에 맞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로 가다듬는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전북을 바꾸고 국가발전에 중차대한 의미를 담은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하고, 찾아낼 것이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기대한다.
/박성일(전북도청 기획관리실장)
서남권>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