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굵은 주름 감추고 서있는 아내 지난날 소홀하게 가슴저려

이현도(수필가)

세상을 오랜동안 살아오면서 지난 세월 한가로이 뒤돌아보면서 내 주변에 누가 있었던가(?) 둘러보니 굵은 주름 감추려고 짙은 화장하고 서 있는 아내가 보이네요.

 

아차! 저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그 다소곳하고 청론하며 겸손하기만하더니 이젠 표정도 거의없고, 웃음도 인색해진 잔소리 꾼으로 변해 있구나.

 

지난 세월, 사업에 학문에, 이 사회에 쏟아 부은 그 열정의 반 만큼이라도 내 아내와 내 가정에 왜 쏟아붓지 못했던가. 백만장자 되느니 보다는, 온 세상에 이름을 떨치느니 보다는 착한 내 아내와 평화롭고 행복하게 가정을 꾸려 가는 것이 내겐 훨씬 더 의미가 있고, 소중한 일이었는데도. 그걸 외면하고 너무도 소홀히 해 왔던 지난 날들이 이렇게 미안하고 마음 저릴수가 없네요. 자식이 최고인 줄만 알고. 그 작은 사랑과 정의 대부분을 그들에게만 쏟아 부었건만 그들은 다 간게없고 나이 들어간 무표정한, 조금은 원망의 눈초리만 보내면서, 가을 문턱에 와 있는 눈물마른 아내만 서 있네요.

 

이를 어쩌나, 너무도 잘 못 했구나. 너무도 미안하구나.

 

그래서 오늘, 전북일보의 작은 지면에 얼굴을 가리고 “여보, 미안합니다”

 

/이현도(수필가)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정읍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3년 연속 우수기관

정치일반‘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 예타 통과…전북, 수소경제 선도 기반 마련

정치일반전북도, 제3금융중심지 재도전…연내 신청 ‘임박’

군산군산시, 제7회 건축문화상 시상식 개최

무주(주) 에코시스틱 김두원 대표, 부모님 고향 무주에 1000만 원 기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