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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당신 멋져’주자가 되라 - 나경균

나경균(원광대 법학과 초빙교수, 헌법학)

4.25재보선이 끈 난지 채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별로 반갑지 않는 뉴스들을 접하게 된다. 우리 국민들은 4.25재보선 결과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자숙하며 반성의 토대로 성난 민심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여 보다 나은 미래의 정치환경을 준비해 주기를 고대했다.

 

그러나 범여권은 범여권대로 자의적 잣대로 민심의 동향을 재단하며 한나라당의 참패를 고소한 듯 지켜보며 마치 기사회생으로 벙커를 탈출이라도 한 것처럼 헤쳐모여식 편법으로 극적 반전의 시나리오를 주도면밀하게 계획하며 1219필승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게다가 호남+충청권의 신서부권벨트화라는 망국적인 지역할거주의 부활을 노래하며 시대에 역행하는 유아적 민주정치 이단아들의 태동도 꿈틀댄다.

 

한편 한나라당은 염불에는 정신이 없고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날만 새면 밤 대추 곶감 모두 내 것 이라도 되는 듯, 당내 경선 승리가 대선 승리라는 인식 아래 하루만의 반성과 자숙모드를 풀고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서로가 ‘네탓’으로 돌리며 아군끼리의 전투모드로 전환한 듯 하다.

 

이래저래 4,800만 국민을 태우고 험난한 파고를 넘고 넘어 7대 경제대국, 4만불 국민소득, 7%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선진대국이라는 신천지에 입항해야 할 대한민국호의 항로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 게재된 “당신, 멋져!” 라는 칼럼 내용이 오버랩 된다. ‘어느 모임에서 근사한 건배사를 하나 배웠다. “당신!” 하고 외치면 나머지 사람들이 “멋져!” 하고 화답하는 것이다. 그 뜻인즉 “당”당하고 “신”사답고 “멋”지게 “져”주자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결론은 ‘대선에 참여하는 여야 모두가 당당하고 신사답고 멋지게 경쟁해서 선거 이후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이번 대선을 국가 도약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초적 감정에 호소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니라 공약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페어플레이가 필요하며 최소한의 금도를 전제로 “당신, 멋져!” 의 우리 정치문화가 커나가기를 희망한다.’ 라는 메시지이다.

 

그렇다. 우리 사회의 모든 승부에서 완승하기 위해 올인하여 비열한 승리를 낚아 올리기 보다는 멋지게 져주는 것이 더욱 멋질 때가 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버리면 얻는다.’ ‘생즉사 사즉생’ ‘마음을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는 고금의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설화를 자초하며 대권을 꿈꾸는 지도자와 그 곁에서 보좌하는 수많은 참모들, 특히 가까이에서 과잉충성으로 인하여 경거망동하며 지도자를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하는 자들은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국민들은 우매한 방관자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은 관중이기도 하고, 때로는 심판자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직접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는 관중들은 적당한 반칙에는 웃으며 애교 섞인 주의로 봐주지만, 도를 넘으면 옐로우카드를 꺼내들고 경고를 주기도 하고 더 심하면 레드카드를 가차없이 꺼내 선수를 퇴장시키기도 한다.

 

이제 4,800만 대한민국 국민은 옐로우카드를 꺼내들고 정치권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어느 누구하나 ‘내탓이오’ 하는 사람은 없고 서로 ‘네탓’ 뿐인 핑퐁식 책임공방에 국민들이 심판이 되어 레드카드를 꺼내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퇴장명령 내리기전에 이제라도 마음을 비우고 “당신, 멋져!”를 합창하며 준비하는 멋진 페어플레이 주자들이 되길 기대한다.

 

/나경균(원광대 법학과 초빙교수, 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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