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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정자나무 같이 그늘 안겨 주고 시냇물 처럼 깨끗이 살아가세

황춘택(수필가)

어릴 때 시냇물에서 헤엄치며 물놀이하던 친구야.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느티나무 아래 모여 땅뺏기 놀이를 하며 무더위를 이겨내던 친구야.

 

십리길 걸어 학교 오가며 정답게 이야기하던 네가 직장 따라 멀리 떨어져 살고 있으니 그리움만 남아 있다.

 

마을 앞 논에서 짚으로 뭉쳐 만든 공을 차며 추위를 밀어 붙인 그 때의 용기가 그대를 떠올리게 한다. 군에 입대해서 오랜만에 휴가 오면 친 형제처럼 반가워 어깨를 껴안아주고 지난 이야기로 정을 가꾸던 우리가 아니었는가.

 

좋은 친구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통하고 각자 다른 일을 하는데도 뜻이 같아야 한다네.

 

요즈음 젊은이는 고향이 없다고 말하네. 하기야 부모 직장 따라 이리저리 옮겨 살다보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살던 곳이 잊혀지지 않으면 정든 고향이 아닐까. 허술하게 보이는 바윗돌이나 마을 앞 느티나무, 이웃에 살던 철수, 옥희가 함께 놀아주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네.

 

우리는 어디서 살든 마을의 정자나무 같이 그늘을 안겨주고 시냇물처럼 깨끗이 씻어 주는 정성과 사랑으로 살아가세.

 

남은 세월도 장미꽃같이 아름답게 살아가세.

 

/황춘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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