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시민제안 쏟아져도 전주시 '나몰라라'

작년부터 42건…비효율·예산 핑계 채택 '0' / "공무원 상상력 부족·제도 취지 무색" 지적

“전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 셔틀버스가 있으면 좋겠다. 부산 및 몇개의 관광지를 보면 한번에 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가 있어 전주 한옥마을 여행에 편한함을 느끼면 전주를 찾는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이다.”(시민 제안)

 

“전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한옥마을로 가는 버스는 여러 노선이 있어 셔틀버스 도입은 큰 실효성이 없다.”(전주시 답변)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시정발전의 창의적인 내용과 제도개선에 관한 다양한 시민의견 수렴, 시정에 적극 반영한다며 시행하고 있는 전주시 홈페이지의 ‘시민제안’ 코너에서 오간 내용이다.

 

한옥마을을 직접 연결하는 셔틀버스 운행은 그간 복잡한 노선체계로 전주 시내버스 이용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옥마을을 찾는 외지 관광객들 사이에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사안이다. 이에 전주시는 버스노선이 운영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시민이 바라보는 시각과 행정기관이 인식하고 있는 시각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시민제안제가 도입된 이후 8월 현재까지 제안된 42건의 공개된 시민제안 가운데 채택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채택 사유는 일부의 경우 타 자치단체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사례도 있으나, 상당수는 앞선 사례처럼 실효성이 없다거나, 예산부족 등의 이유였다.

 

특히 제안된 아이디어 가운데는 수정·보완할 경우, 적잖은 효과를 거둘 수도 있는 제안들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자칫 시민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제안을 수렴하겠다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실제 한옥마을내 포졸복장을 한 소방포졸을 운영하자는 제안의 경우, 포졸복장을 한 관광안내요원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음에도 소방공무원과 주민들의 매주 1회 이상 합동순찰 및 포도청 복장의 경찰기마순찰대 활동의 이유로 거부됐다. 또 미국 보스턴이 처음 온 관광객을 위해 보스턴의 명소를 빨간색 도로선으로 연결해 주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도입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전주시에서는 여행지도를 통해 영화의 거리, 경기전, 향교, 천주교순교자묘 등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시민 A씨는 ‘너무나 현실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타 지역에서 20여년간 생활하다 전주에 정착했다는 A씨는‘한옥문양으로 건축된 호남제일문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전주역 등의 공공시설을 보고 무척 놀랐다’며 버스정류장을 한옥으로 리모델링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전주의 힘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통하는 세상을 창조하려면 한국적인 문양, 즉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며 제안배경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시는 ‘시민들은 비가림 및 바람막이 기능을 갖춘 유개승강장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이고, 전통한옥형은 구조상 안전성도 떨어진다’면서 예산낭비와 비효율성을 이유로 거절했다. 더불어 ‘견고하고 안전한 칼라박스형 유개승강장을 도입해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공무원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느낀다”고 꼬집으면서 “전체 도시공간과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전주만의 한옥을 상상해 보자는 것으로, 외국인이나 외지인들이 또 다시 전주를 찾게 하려면 전주를 브랜화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김준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