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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유기농 젖소 사육 치즈산업 부흥 꿈꾼다

심민 군수 일행, 유럽 선진농업 벤치마킹 / 유가공품·농산물 등 복합 생산, 체험 실시 / 생초 공급 안정적·자동화 기기 활용 중점

▲ 임실군 선도농가 해외 정책 연수 참가자들이 유럽의 치즈 농장을 살펴보고 있다.

임실군이 유기농 젖소사육으로 치즈산업 부흥을 유도키 위한 ‘2016 선진농업 벤치마킹’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9일간 유럽 2개국에서 펼쳐졌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유기농 목축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벤치마킹에는 심민 군수와 문홍식 의장을 비롯 젖소 사육농가와 치즈산업 관계자 등 20여명이 다녀왔다. 심민 군수는 “이번 견학이 임실군의 치즈산업 발전 방향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품질이 좋고 값비싼 치즈생산 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명문 파르마산 치즈

 

방문단이 맨 처음 방문한 곳은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에밀리아로마냐주 파르마 타운의 치즈협동조합과 생산공장, 개인농장 등 세 곳이다.

 

한국에서는 파마산치즈로 알려진 이곳의 영어표기는 parmesan cheese로 불려지고 있으나 이탈리어로는 파르미자노레자노(parmigiano-reggiano)다.

 

파르마와 레자노 두 곳에서 생산된 파마산치즈는 유기농 목축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협동조합에서 수거, 치즈를 생산해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농가가 대대로 이어온 천년 전통의 치즈생산 기술을 통해 협동조합을 결성, 전량 또는 남는 원유를 조합의 공장에 납품하는 형태의 운영시스템이다.

 

원유의 수거 과정과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은 임실치즈농협과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조합에 가입된 목축농가의 특이한 생산기술이 한국과의 차이점이다.

 

방문단이 처음으로 체험한 목축농가는 파르마 지역에서 2대째 젖소를 키우고 있는 미나르디알폰소(44) 씨의 농장. 그의 농장은 100㏊의 방대한 목초지에 300여마리의 젓소를 사육, 원유와 치즈를 생산해 자가 판매하고 잉여 원유는 협동조합에 납품한다.

 

이 일대에는 3000여명의 목축농가가 이같은 형태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조합에 납품하는 원유는 쿼터량이 없기 때문에 한국의 목축농가가 부러워 하는 대상이다.

 

또 지중해의 특이한 기온으로 연중에 걸쳐 목초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풀은 건초와 생초 상태에서 사육 중인 젖소에 무한대로 공급되는 것도 장점이다. 때문에 한국과 같이 대량으로 공급되는 사료는 원유의 품질을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생산비 상승을 가져오는 부작용이 있어 대조적이다.

 

특히 조합이 제공한 치즈생산 방식을 따라야 하고, 농가가 생산하는 30개월 된 숙성치즈는 1㎏당 21유로(한화 2만8350원), 100개월 된 치즈는 56유로(7만5600원)에 팔리고 있다.

 

치즈를 만든 후 부산물인 유청은 한국과 같이 돼지 먹이로 사용하거나 화장수로 이용되고 칼슘이 많아 골절상을 치료하는 약품으로도 이용된다.

 

알폰소 농장에서 최대 관심사는 숙성치즈를 보관하는 받침틀인 호두나무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위생상의 문제점을 들어 스텐레스나 플라스틱 용기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치즈 숙성에 문제점을 일으키고 맛과 영양상에 변질이 제기된다며 이를 금기시 하고 있다.

 

△체험·생산 병행 복합농

 

방문단이 두번째로 들른 곳은 에밀리아 지역에서 포도농장과 젖소를 이용해 체험과 생산, 판매를 병행하는 복합농 파울로끄로디(43) 씨의 농장이다.

 

60㏊의 농장부지에서 유기농으로 생업을 펼치고 있는 그는 때마침 한창 수확 중인 아카시아꿀을 채취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자체 생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젖소에서 얻은 원유는 살균처리를 거쳐 생우유로 주민에게 팔고 있다. 물론 농장에는 매장이 설치돼 있고 생우유는 자동판매기가 있는 까닭에 주인이 없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그는 18마리의 젖소에서 다른 농가와 달리 프랑스식 치즈와 버터를 생산하고 있었다. 건초와 반건초, 생초를 사료로 이용하는 그의 젖소사육 방식은 모두 자동형태며 인공사료를 금하는 유기농이다.

 

젖소는 알프스 전통소인 ‘슬랙피’로서 1일 1마리에서 20~25㎏의 원유를 생산하고 인공사료 첨가시는 50㎏까지 얻을 수 있다.

 

방만한 넓이의 초지에는 대부분 채소와 포도밭이 들어선 까닭에 대부분의 수입을 유기농에 의존하는 형태다.

 

주민에게 판매되는 생우유는 1리터에 60센트(한화 810원) 정도이고 포도밭에서는 연간 8만유로(1억8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료작물과 채소밭에서도 연간 8만유로 정도의 수입을 올려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으로서는 제법 쏠쏠한 편이다.

 

하지만 에밀리아 지역에서 이같은 수익을 올리 수 있는 점은 3.3㎡의 땅값이 1만8000원이라는 것에 매력이 있다.

 

△자동화 기기 이용 최고급 생산

▲ 임실군 심민 군수와 문홍식 의장, 젖소 사육농가와 치즈산업 관계자 20여명이 유럽의 치즈 농장에서 숙성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방문단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오스트리아 인근에 자리한 티롤 지방의 유기농업 현장으로서, 때마침 어미소 한마리가 쌍둥이를 출산한 직후였다.

 

레슈토마스(46) 씨가 운영하는 농장 형태는 주택과 이어진 원통형 축사가 눈길을 끌고 사료공급과 급수체계, 착유 및 오폐수 처리가 자동화로 이뤄졌다.

 

특이한 점은 대기업에서 사용한 중고 기계를 매입, 농가용으로 개조한 1개의 탱크에서 원유 가공처리와 치즈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한 치즈는 스위스·독일 등 유럽 각지에서 실시하는 치즈경연대회에서 최고의 품질상을 수상, 각종 기념트로피가 즐비하게 진열됐다. 때문에 그가 생산한 치즈는 공급을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지만 생산량은 1주일에 150㎏으로 제한, 슈퍼마켓에 납품하고 있다.

 

사료는 95%가 자연목초지에서 얻은 생초를 이용하고 5%는 건초로 제한하는 전형적인 유기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농장에는 또 다양한 체험장을 마련, 숙박시설도 갖췄고 치즈와 체험으로 연간 2억여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임실치즈의 미래는

 

유럽의 치즈생산을 위한 목장형태는 방대한 목초지에서는 얻는 저렴한 사료비용이 자생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 대부분 자동시스템으로 구축, 우유와 치즈생산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적고 품질 좋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치즈만을 생산하는 국내와 달리 값싼 경작지에서 채소와 꿀, 포도 등 다양한 복합농 체계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미국이나 유럽산 치즈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비싼 임실치즈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은 이러한 점에서 대책이 요구된다. 대응 방안은 낙농업 종사자들이 대체사료 조성을 위한 목초지 확보 등 대응구축과 함께 자동화시설에 따른 비용절감이다.

 

특히 쿼터제에 밀려 납품이 어려운 값싼 잉여 원유의 처리문제도 농가의 커다란 숙제로 남아 있다.

 

국가간 무역체계의 장벽이 무너지면서 이제는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원과 보조에 의지했던 낙농업의 운영체계가 시급히 변화할 시점이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박정우 기자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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