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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관문 '춘향터널', 도시 정체성 담기엔 역부족…새 관문 조성 목소리

도시 첫인상 좌우하는 관문, 춘향전 고장 남원의 가치 담아내지 못해
오리정, 단순 '이별의 정자' 넘어 남원 이야기 시작점으로 재정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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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터널과 인근에 설치된 춘향과 몽룡 조형물/최동재 기자

남원의 관문, 춘향터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실과 남원의 물리적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춘향전의 고장인 남원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춘향터널과 그 인근에는 춘향과 몽룡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문구 등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도시에 대한 뚜렷한 첫인상을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국도 제17호선 '춘향로'를 따라 남원으로 들어서는 관광객들에게 이곳은 자연스레 남원과 임실의 경계이자, 남원의 관문으로 인식된다.

서울에 사는 곽모 씨(30)는 “차를 타고 남원에 올 때, 임실을 벗어났다고 느끼는 곳이 춘향터널이다”며 “터널에 남원을 상징하는 문구가 쓰여있고, 춘향 조형물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렇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첫인상은 관광객의 기억에 강하게 남는 만큼,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 관문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춘향전의 고장이자 전통문화 중심지라는 남원의 정체성에 비해 그 시작을 알리는 관문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춘향로 길목에 위치한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인 오리정 일대를 남원의 관문으로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한 정자를 넘어 풍부한 문화적 서사를 간직한 이곳을, ‘이별의 정자’라는 이미지에만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남원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원시는 지난 2021년 총사업비 20억 원을 투입, '오리정 버선밭 연계 관광지화 조성사업'을 추진해 시설 개선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진입로나 산책길, 주차장 등 인프라 부족으로 관광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남원의 가장 큰 자산이자 브랜드는 단연 ‘춘향’”이라며 “오리정 일대를 단순한 문화재가 아닌, 남원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춘향과 몽룡의 이별 장면이 펼쳐진 오리정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려, 전주의 호남제일문과 같은 전통 양식의 일주문을 세우는 등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징적 구조물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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