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가볼 만한 곳-부안] 부안에서 즐기는 9色 여행과 9味 향연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오랜만에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이 연휴를 어디서 보낼까 고민된다면, 서해의 보석 같은 도시 부안을 주목해 보자. 자연과 역사가 빚은 명소, 세대를 아우르는 체험, 그리고 현지인들이 자랑하는 향토 음식까지 어우러진 부안은 그야말로 ‘추석 맞춤형 여행지’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이야기와 풍경, 그리고 푸근한 인심이 기다린다. 부안의 9色 명소와 9味 음식을 함께 엮어, 풍성한 한가위를 완성할 여행 코스로 떠나보자. △서해의 노을이 빚은 채석강 부안을 대표하는 채석강은 서해안 최고의 해안 절경으로 꼽힌다. 수천 년 동안 파도와 바람이 쌓아올린 퇴적암층은 책장을 펼친 듯 겹겹이 이어져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바닷물이 파낸 해식동굴은 사진 애호가들에게 인기 만점의 포인트다. 간조 때는 파식대로 내려가 직접 지질을 관찰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채석강의 진짜 매력은 노을이 깔릴 때 드러난다. 붉게 물든 하늘이 바다와 절벽을 동시에 감싸며,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이유를 여실히 증명한다.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은 인근 식당가에서 꽃게장을 꼭 맛본다. 부안 앞바다에서 잡은 알이 꽉 찬 꽃게를 간장이나 매콤한 양념에 절여낸 꽃게장은 명절 밥상 못지않게 풍성한 맛을 전하며, 밥도둑의 진가를 발휘한다. △사계절이 빛나는 변산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은 전북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으로,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여름철에는 수많은 피서객으로 활기를 띠고, 가을에는 붉은노을축제가 열려 음악과 불빛 속에 해변이 물든다. 겨울에는 해넘이축제가 열려 가족과 연인들의 추억을 만든다. 추석 연휴에 변산을 찾았다면, 길게 뻗은 백사장을 걸으며 노을을 감상한 뒤 바지락칼국수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변산 갯벌에서 채취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칼칼하고 깊은 국물 맛은 가을 바닷바람에 지친 몸을 녹여준다. 새벽에 잡아 올린 바지락으로 끓여낸 바지락죽은 부드럽고 고소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건강식이다. △천년 고찰 내소사, 마음의 고향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내소사는 전북 5대 사찰 중 하나로, 국보로 승격된 고려 동종과 보물 제291호 대웅보전이 그 위상을 보여준다. 특히 일주문에서 대웅보전으로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은 내소사의 상징이다. 높이 솟은 전나무들이 빼곡히 늘어선 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을이면 은행나무 단풍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체험이 운영되는데, 산야초와 잡곡으로 차린 정갈한 밥상은 명절 음식과는 또 다른 담백한 울림을 준다. △자연과 역사를 품은 개암사 변산반도국립공원 산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한 개암사는 고즈넉한 산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보물 대웅전과 고려 동종등 문화재가 풍부하게 남아 있어 불교문화 학습지로도 손색이 없다. 명절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벗어나 산사에 앉아 풍경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산사 기행 후 인근 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가을 별미 전어구이는 절정의 고소함을 자랑한다. 막걸리와 곁들여 먹는 전어는 명절의 흥취를 한층 더한다. △줄포만노을빛정원, 갯벌 위 힐링 공간 줄포만 갯벌 위에 조성된 노을빛정원은 사계절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복합 힐링 공간이다. 여름의 연꽃, 가을의 코스모스와 핑크뮬리, 겨울의 갈대까지 계절마다 풍경이 바뀌어 언제 찾아도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해질 무렵 노을이 정원과 갯벌을 동시에 감싸면 장관이 펼쳐진다. 아이들과 함께 줄포갯벌생태관에서 갯벌 체험을 하고 난 뒤, 줄포항 인근 식당에서 갑오징어 회무침을 맛보자. 쫄깃한 오징어와 매콤새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사로잡는다. △위도 치유의 숲, 서해의 보물섬 위도는 ‘서해의 보물섬’으로 불린다. 산림청이 지정한 치유의 숲에서는 숲 명상, 맨발 걷기, 아로마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피톤치드와 해풍이 어우러진 숲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정화되는 느낌이다. 체험을 마친 뒤 위도 포구에서 맛보는 활어회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광어, 우럭은 물론, 멍게·해삼 같은 제철 해산물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추석 밥상에 버금가는 풍성함을 전한다. △곰소염전과 젓갈시장 곰소염전은 전북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이자 국가중요어업유산이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소금밭 위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인근 곰소젓갈시장은 추석 선물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곰소천일염으로 담근 밴댕이젓, 굴젓, 새우젓은 깊고 진한 맛으로 유명하다. 시장 골목에서는 즉석에서 구워주는 조개구이와 전어구이가 인기인데, 한 손에 막걸리를 들고 이웃과 정을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청자박물관, 고려의 숨결 부안은 고려청자의 본고장이다. 청자박물관은 청자의 제작 과정과 역사적 가치를 소개하며, 직접 흙을 빚어 청자 잔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체험은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추억을 선사한다. 체험 후에는 백합탕과 백합죽을 맛보자. 부안 청정 갯벌에서 잡은 백합은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으로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명절 음식에 지친 위장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실길, 걷는 여행의 참맛 부안 마실길은 ‘마실 간다’는 말에서 착안한 도보 여행길로, 총 8개 코스 66km에 달한다. 해안과 산, 마을을 연결하는 이 길은 사계절 내내 걷기 좋지만, 추석 무렵 붉노랑상사화가 피어나는 시기에는 더욱 특별하다. 가족과 함께 걷다 보면 길가에서 만난 주민들이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추석 인심을 느끼게 한다. 길을 마친 뒤 마을 식당에서 전어구이를 맛보면 고소한 향과 함께 하루의 피로가 사라진다. △부안, 한가위에 더 빛나는 여행지 부안은 천혜의 자연과 천년의 역사가 어우러진 고장이자, 풍성한 먹거리로 가득한 맛의 도시다. 추석은 단순히 고향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다. 올 한가위에는 부안에서 서해의 절경과 지역의 맛을 함께 즐기며, 풍요로운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부안은 그 자체로 한가위가 되고, 명절의 기쁨을 더욱 크게 만들어주는 ‘추석 최적의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