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현대적인 부모의 역할 - 최병균
자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관심사일 것이다. 과거의 전통사회에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지혜를 그대로 이어 받아 자녀를 키워도 별로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외래문화와 우리의 전통문화가 혼재되어 가치의 혼란을 겪고 있는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지혜만 가지고 자녀를 키운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따라서 바람직한 자녀교육을 위해 부모역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우리 자녀들에게 달려 있으므로 그 미래를 여는 것은 일차적으로 부모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부모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게 된다면 자녀교육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은 당연하다. 부모는 변하거나 성장하지 않고 오직 자녀들에게만 변화가 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바람직한 부모역할을 위해 먼저 생각 할 일은 정보화 시대, 국제화 시대, 개방화 시대, 다원화 시대, 인간화 시대 등으로 특징 지워지는 21세기를 떠맡을 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인간적 특성을 가지도록 육성해야 하는가? 를 우선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본다.첫째,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엉뚱한 생각'일 수 있지만 그 엉뚱한 생각을 할 줄 아는 남다른 상상력, 호기심,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둘째, 높은 뜻, 격조 있는 가치관, 윤리의식을 길러야 한다. 이것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런 가치관 교육이 제대로 안되면 인간사회답지 못한 사회로 전락한다.셋째, '남의 생각'을 할 줄 아는 인간적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자기 자신과 남의 감정을 정확하게 헤아릴 줄 알며 남들과 공감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육성해야 한다.넷째, 의연성을 키워주어야 한다. 조금만 힘들면 허덕이는 신체적 허약자나 조금만 어려우면 주저앉고 의지하거나 포기하는 심약한 아이들은 인생역경을 극복할 수 없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 다섯째, '열린 마음'을 가진 개방성을 길러야 한다. 자기 자신과 생각이나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종교, 민족, 이념,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민주적으로 관계 맺을 줄 알고 협력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밖에 책임감, 긍정적 사고, 정직, 인내, 타인 입장 존중, 주체 의식 확립, 근면성, 협동정신, 공중도덕 등을 심어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덕목이다.자녀들에게 이같은 품성을 길러 주려면 부모들이 먼저 바람직한 부모역할이 무엇인가 또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부모 노릇을 하게 되는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첫째,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한 인생관과 가치관 및 자녀관을 또렷하게 해야 한다.부모들의 개인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자녀교육이라면 진정한 의미에서 볼 때 자녀들을 위한 교육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자녀교육도 아니게 도기 때문이다.둘째, 부모와 자녀관계가 돈독해야 자녀교육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대화와 놀이를 함께 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셋째, 부모와 자녀가 심리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려면 효율적인 대화방법을 터득해야 한다.자녀들을 신뢰하고 존중하며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공감적으로 이해하는 대화법을 구사하게 된다. 그리하여 일방적으로 명령, 지시, 충고, 설득, 훈계, 비난, 위협하기를 삼간다 넷째, 우리 사회문화가 잉태하고 있는 역기능적 교육환경에 유의하여 가급적 그 폐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있어서 인간의 됨됨이보다는 물진적 소유로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최고의 선으로 생각는 경향,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요시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거나 도덕 불감증적인 생활태도 등 유의해야 할 역기능적 교육환경이 너무도 많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다섯째, 부부관계가 건전해야 자녀교육에 성공할 수 있다.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자녀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하여 문제행동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 자녀교육이 실패하게 된다. 여섯째, 자녀교육 과정에서 부모는 자녀들의 모범이 되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자녀들은 부모들의 언행, 태도, 생활방식 등을 모방하고 배우게 되어 있다. 부모들이 먼저 자녀들에게 기대하는 인간상의 모범이 되어야 자녀들에게 설득력이 있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게으른 부모가 근면한 자식을 양육하기 어렵고, 비겁한 부모가 용기 있는 자녀를 길러내기가 힘들 것은 뻔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바람직한 자녀교육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들 스스로가 자녀들에게 무엇이든지 다 해주려는 경향에서 벗어나 그들의 자녀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스스로 하도록 강조하고, 또 이를 인내심을 갖고 지도 편달해야 한다는 것과, 우리의 자녀들이 그들의 역할을 몸소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정이나 학교에서 많이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최병균(도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