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6 20:22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지역 chevron_right 지역일반

[그리운 제자에게]너는 지금도 나를 밝히는 빛이란다 - 이금주

연화야! 해마다 여름이 오면 네가 생각난다. 열여섯살 어린 여중생이었지만 내 젊었던 시절, 삶의 외양이 화려하게 치장되지 못한다는 괴로움에 눌려 있을 때 너는 나에게 작은 빛이 되었다.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선생님이 된다는 설레임 보다는 시골중학교 선생이라는 초라한 모습으로 내 삶이 정착될까봐 전전긍긍했었단다. 너는 공부를 뛰어나게 잘 하지도, 그렇다고 말썽을 피우지도 않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존재였지만 맑은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네가 아무런 얘기도 없이 내리 닷새를 결석했었을 때 옆동네에 사는 정숙이와 네 집을 찾았었지. 뙤약볕이 내리쬐는 논둑길 사이로 한시간 이상 걸어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을 즈음 연잎이 가득한 방죽이 나타나자 정숙이가 말하더구나. “저쪽 외딴집이 연화네 집이예요. 연화엄마가 연꽃 필 때 이사와서 애를 낳아 이름을 연화라고 지었데요.”너희 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남루했다. 쓰러져가는 초가집, 흙벽, 신문지로 바른 방바닥. 그 속에서 엄마가 퉁퉁 부은 모습으로 검은 광목 솜이불을 덮고 계시더구나. 10여년 병치레에 병원 한 번 가지 못했다니…. 네가 쉬는 날 옆동네에 나가 일해주고 받은 삯과 면사무소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 근근이 살고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 수 있었다.‘아! 사람이 이렇게도 살아가는구나’ 하는 안타까운생각에 나는 말문을 열지 못했다. 네가 설탕물을 타가지고 와서 했던 말 생각나니? “선생님, 결석해서 죄송해요. 엄마가 너무 아프셔서…. 제가 학교에 가는 동안 돌아가실 것 같아서요.” 꾸중을 듣지 않을까 걱정스레 쳐다보는 네 얼굴은 순간 연꽃으로 교차되었단다. 그래,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렇게 맑을 수가 있다니! 진흙탕 속에 핀 연꽃이구나! 살아가기도 버거운 환경에서 그렇게도 맑은 너를 보며 더 높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해 속상해 하는, 욕심 가득한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 후 반 친구들이 쌀이며 반찬, 생필품 등을 모아 너를 도왔고 엄마도 병원으로 모실 수 있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병이라 결국 그 해 여름에 돌아가셨지. 상여가 나가던 날 네가 말하더구나. “연꽃 필 때 오셨다는데 연꽃 필 때 떠나시네요. 선생님이 곁에 계셔서 큰 힘이 되요. 선생님은 이런 사랑을 베푸실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세요?” 너의 이 한마디는 내가 교직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시골선생으로도 충분히 보람되고 가치있는 삶을 엮을 수 있다는 확신이 그때 생겼단다. 학교측의 배려로 교무실 급사일을 하며 학교를 졸업하고 야간고등학교가 개설된 구로공단의 한 공장에 취직해 떠나면서 네가 그렇더구나. “선생님이 제게 주신 사랑을 저도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싶어요.”내가 대답했지. “맑은 너를 만나 나도 많은 사랑을 나누어 받았다. 내가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원천은 바로 너였어.” 연화야. 지금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이런 저런 모습으로 어려운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너의 소식을 듣는다. 나도 덩달아 행복하구나. 그래. 너는 지금도 나를 밝히는 빛이란다.2007년 5월 선생님이./이금주(솔내고 기간제 교사)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5 23:02

[오목대]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은 애초 1958년 5월 8일 세계적십자의 날에 시작되어 퇴직한 은사와 투병중인 은사를 찾아 위로하고 격려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일은 청소년 적십자 단체가 주체가 되었는데 1963년 10월 서울에서 1차 회의 그리고 1964년 4월 우리 고장 전주에서 2차 회의를 열어 5월 15일은 스승의 날로 정했다. 5월 15일로 제정된 이유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이기 때문이었는데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라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이후 197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로 통합되었다가 1982년에 다시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삼아 지금에 이르렀다.처음에는 스승의 날이 은퇴하신 선생님들을 돌본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옛말을 들추자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해서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를 동일시했었다. 권위는 ‘어떤 분야에서 능히 남이 신뢰할 만한 뛰어난 지식이나 기술, 또는 실력’을 의미한다. 뛰어난 지식이나 기술 또는 실력을 겸비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스승에게는 권위가 있었다. 그리고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말처럼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있었다.그런 스승의 권위와 존경하는 마음이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는 모양이다. 촌지 자진 신고 제도가 있지를 않나,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들리지를 않나, 언제부터인지 스승의 날이 여러 모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학부모에게는 촌지와 선물에 대한 부담을 주는 날이며 교사에게는 교육부와 언론, 정권이 한 목소리로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날인데다가 학생들에게는 그지 일 년에 한 번 있는 그렇고 그런 날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어제 포털 사이트 한 곳에서 회원들에게 스승의 날 폐지 의견 등을 조사한 결과를 내 놓았다. 10명 중 8명은 스승의 날 폐지에 부정적인 답변을 하였다. 반면 폐지하자는 의견은 15%로 많지 않았다. 이런 조사가 통계적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해석해도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일에나 부정적인 목소리는 실제보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법이다. 일부 교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다 해서 이를 교사 모두에게 투영시키는 분위기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제일 우려할 일은 교사들의 자조(自嘲)가 아닌가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5 23:02

전문위원 전문성, 단체장 의지가 중요

공무원조직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전문위원 제도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실상을 들여다 보니 효과는 커녕 일반 잡무나 처리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전문위원 제도를 운용하는 것은 공무원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 민간 전문인력을 보강함으로써 행정에 전문성을 보완하고 효율적인 정책수립을 위한 것임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제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운용상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반증이다. 전문인력을 사장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결국 예산만 낭비시키는 꼴이 되기 때문에 단체장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군이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채용한 전문위원은 모두 30명에 이른다. 문화·관광분야 10명, 농업분야 9명, 국제통상·교섭분야 4명, 지역개발분야 2명, 경제· 환경· 정보영상· 과학기술· 교통물류 분야 각각 1명이다. 이 '민간 전문가'들이 경직된 공무원 조직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좌절하고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조사 및 연구성과물이 사장되기 일쑤이고 이질적인 존재로 비춰지면서 동료 공무원들의 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연구 성과물이 견제 속에 서랍속에 방치되거나 담당-과장-국장 등 다단계 결재라인 절차를 밟으면서 사장되는 사례가 다반사라고 한다. 이럴진대 무슨 의욕이 있고 일할 맛이 나겠는가. 그런가 하면 특수시책이나 신규시책을 조사·발굴하는 연구업무는 제쳐둔 채 행사장에서 책상이나 나르고 일반 잡무에 많은 시간을 뻬앗기는 등 허드렛일까지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라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전문위원 제도가 이같이 일그러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공무원 조직의 전형적인 폐쇄성, 의사결정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낮은 보직, 조사 연구공간과 시스템 미비 등 복합적이다. 이로인해 민간의 전문성을 접목시키기는 커녕 일반 공무원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특히 행정에 민간 경영기법이 도입되고 행정수요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최근엔 민간의 개방형 임용이 하위직까지 확대되는 추세 아닌가.무엇보다 단체장의 의지가 실린 처방이 제시돼야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5 23:02

고창 복분자 '혁신특성화' 지정...3년간 30억 지원

고창군 복분자가 산업자원부에서 선정하는 지역혁신특성화사업(RIS)에 신규 지정됐다.14일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고창 부안)에 따르면 산자부는 이날 오후 전문위원회를 열어 고창 복분자산업을 지역혁신특성화사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지역혁신특성화사업은 산자부가 각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을 지정, 지역의 혁신역량을 키우기 위해 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 고창이 RIS에 신규 지정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2010년 까지 3년동안 제품 포장 디자인 개선 및 개발, 복분자 가공업체 창업 지원 및 기업 유치, 복분자 생산농가 및 가공업체 기술교육 및 복분자 산업 아카데미 운영, 복분자 가공·상품화 기술 개발 등에 국비 30억원(총사업비 48억)을 지원받을 예정이다.특히 안정적인 지역농산물 원료 구입으로 농가소득이 보장될 뿐 아니라, 농업 안전망 구축 및 유통·관광활성화 등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김 의원은 “복분자는 고창의 희망”이라며 “이번 사업의 선정을 통해 복분자 생산농가 및 가공업체, 기술개발연구소의 연계 및 마케팅전문기관들의 복합적 체계적 지역혁신체계 구축을 통한 복분자산업 경쟁력을 강화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지역혁신특성화사업(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은 산업자원부 주도로 지역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사업이다. 지역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 성장동력을 이끌어 내고,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분권·상향식 사업이다.사업 유형별로는 혁신기반사업, 혁신특별사업, 포럼지원사업 등으로 구분돼 있다. 가장 일반적 형태의 혁신기반사업의 경우 광역자치단체당 매년 25억원 이내에서 3년간 지원한다. 2004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적으로 56개 사업이 선정돼 있다. 도내의 경우 완주 고산RIS를 비롯, 자동차/기계부품혁신,기능성·발효식품촉진사업, 순창장류육성, 닥소재 혁신체계 구축 등 5개 사업이 진행중이다.

  • 지역일반
  • 조동식
  • 2007.05.15 23:02

익산 영등1동 '태극기ㆍ시기' 거리 '펄럭'

국경일도 아닌데 ‘태극기와 시기’가 게양되어 이면도로마다 잔잔한 물결을 이루고 있는 동네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익산시 영등1동 관내 이면 도로에는 지난 8일부터 태극기와 시기가 펄럭이기 시작했다.태극기와 시기가 내걸리면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뿜어내는 동네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영등1동 사랑의 자원봉사단(단장 최기용)과 이정국 동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주민 화합과 자긍심을 높힐수 있는 대안을 찾던 중 태극기와 시기 게양을 통해 주민들에게 남다른 나라 사랑과 지역 사랑을 일깨워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태극기·시기 마을’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특히 이번 태극기와 시기 달기는 자원봉사단이 지난해 1일 찻집 운영을 통해 거둔 수익금 150만원을 선뜻 내 놓으면서 더욱 뜻깊고 의미있는 일로 평가되고 있는데 관내 제일1차APT∼우남APT, 영등초 후문∼제2차APT 등 8개 노선 90개소에는 모두 200여개의 태극기와 시기가 걸려 있다.아침 저녁으로 태극기와 시기를 쳐보다 보니 아무래도 나라와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주민들에게 더 생기는것 같다는 이 동장은 “태극기와 시기가 게양된 이후 주민간 화합이 더 잘되고 좋은 일이 많아지는것 같다.”고 말했다.

  • 지역일반
  • 엄철호
  • 2007.05.14 23:02

"이주여성 위한 합동결혼식 추진"

“반지 교환해요.. (허허) 신부가 못 알아듣네”지난 12일 오전11시 30분 KT&G내 소담하게 꾸며 놓은 결혼식장. 신랑 김효인씨(34)와 신부 Annilyn씨(21)의 결혼식날이다. 영어통역까지 동반하는 사회자의 진행이 예사롭지 않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 가까운 내빈객들이 결혼식에 참석했다.Annilyn씨는 한국에 온지 1달 밖에 되지 않은 필리핀계 이주 여성이다. 한국말도 아직 서툰 그의 한국 신혼생활을 축하해주기 위해 음악, 주례, 장소까지 제공해준 보이지 않는 공로자가 있다. 에버그린 밴드(Ever-Green Band)가 그 주인공. 50년대 학교 밴드부원, 군악대, 경찰악대, 음악교사 등으로 젊음을 연주했던 브라스 밴드(Brass Band)단원들이 다시 뭉친 모임이다. 2003년 다섯명이 모여 발족한 에버그린 밴드는 빛나던 청춘을 고스란히 바쳤던 열정을 담은 연주로 이제는 연륜을 통해 ‘깊이’를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버밴드라고만 여기면 큰 오산. 60세로 제한을 두었던 입단조건을 풀어 젊은 단원들을 받아들이기 시작, 스물네살인 김미나씨부터 일흔여섯인 김용돈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 2006년 11월에는 전북도청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가져 대중음악만을 연주해왔던 모습에서 벗어나 한 단계 높은 수준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앞으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 비용이 부담스러운 이주여성 결혼식을 위해 음악과 주례, 장소마련을 도울 예정이다. 에버그린밴드 단장인 황병근(74)씨는 “이주여성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건만 허락된다면 식사, 사진, 차량까지 제공해 편안하게 결혼식을 치를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지역일반
  • 이화정
  • 2007.05.14 23:02

"농업 현안 한 목소리 내겠다"

“민심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한목소리로 정부에 제대로 전달하겠습니다.”전북지역 13개 농민단체 연합체로 지난 11일 출범한 전북농민연합의 상임대표를 맡은 이광석 (62)농민회총연맹전북도연맹의장·이근수(54) 한우협회전북도지회장·김선태(46) 농업경영인전북연합회장 등 3인은 각오를 굳게 다졌다.이들은 “그동안 농민관련 각종 현안에 대해 따로 따로 목소리를 내다보니 정부 정책 등에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했었다”면서 “전북농민연합의 출범은 민족농업을 지키겠다는 하나의 목적아래 농업인단체간의 작은 차이을 넘어 대동단결, 현안들을 보다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기 위한데 큰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또 “개방농정과 수입개방의 확대로 작금의 농업은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며 “유럽연합(EU)과의 FTA 등 농업강국과 농업통상협상에 강력 대응해 농업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특히 이날 대회사를 한 김선태 상임대표는 “농민단체 연합체의 출범에 대한 필요성은 농업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농민단체 제각각 대처, 막아내지 못한데서 강하게 요구됐다”면서 “ 앞으로는 농민들이 절대반대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시켜 적극 대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대표는 이어 “전북농민연합 출범은 전북농민단체의 새로운 비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뒤 “농업·농촌 희생을 통해 이룩한 경제성과를 농업 유지 발전을 위해 투입할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형성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데도 정성과 노력을 기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 지역일반
  • 홍동기
  • 2007.05.14 23:02

[오목대] 지역주의, 지역감정

"우리가 남이가?" "충청도는 핫바지여?" "전라도는 경상도한티 치여서 못산당게" 선거 때만 되면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망언들이 어김없이 쏟아진다. 보나마나 정치권에서 득표 전략의 하나로 만들어낸 말이 분명하지만 의외로 유권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당초 인물을 보고 뽑겠다던 선거는 지역감정선거로 변질돼 함량미달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는 이변이 속출한다. 유권자들은 당선자들을 보고서야 후회를 한다. "또 그놈의 망령에 속았구나!"그렇다면 선거에서 지역감정의 사슬을 끊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정치에서 지역주의를 악용하는 폐습을 퇴치시킬 방도는 없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어림없는 소리다. 적어도 국민 의식이 서구 선진국 수준까지 오르기 전에는 기대 난망이다. 나는 아무 것도 양보할 것이 없고, 잘못된 것은 모두 네탓이라는 의식 수준으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없는 것이다.사실 따지고 보면 지역감정이 나쁜 것이지 지역주의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역주의란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고, 지역 내 자치성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내 지역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지역주의가 출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못된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여 지역주의가 지역감정으로 발전되도록 유도를 한다. 이에 국민들은 알면서도 당하고 모르고도 당해 결국은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만다.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을 놓고 말이 많다. 통합하지 않으면 죽는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통합은 해야겠고, 그렇다고 주도권을 빼앗겨선 안되겠고... 그래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 같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친노·비노그룹의 기세싸움이 볼만하다. 비노그룹은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우선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노그룹은 이념이 뒷받침 되지 않은 통합은 지역주의로의 회귀에 다름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소모적이고 답답한 논쟁이 아닐 수 없다.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역주의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미상불 영향력있는 정당치고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정당이 어디 있었는가. 공연히 지역주의란 말 함부로 쓰다 진짜 지역감정 일어날까 무섭다. 국민 의식 선진화될 때까지 지역주의라는 단어 좀 조심해서 썼으면 좋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4 23:02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피울음 쏟다간 박정만시인 정년하면양수리가볼거네

정만아! 그대가 66년 고3시절 전국 백일장서 장원을 차지하고 68년 대학 때 신춘문예에 ‘겨울 속의 봄 이야기’가 당선된 후 20여년 동안 문예 활동을 하면서 슬픈 시 300여 편을 남기고 떠나간 지도 어느 덧 20여년이 다 되는구려. 친구야! 자네가 정읍 산외에서 전주로 나와 북중과 전주고를 다녔을 때 우리는 함께 청춘을 노래하다 간혹 염세에 빠져 짧은 시간이나마 허송세월을 보내기도 하였지.그후 자네는 70-80년대에 수 많은 시편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시인으로 기억되다 81년 5월 중앙일보에 게재된 ‘한수산 필화사건’에 연루되어 당시 정보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 후유증을 앓다 43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지. 난 지금도 자네를 고흐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내 친구였다고 생각하고 있다네. 생잎으로 지는 낙엽처럼 한 시절 단풍도 없이 서둘러 떠난 자네의 죽음은 절망이 피워낸 꽃이 아니었는지 모르네.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해 지는 쪽으로 가고 싶다/ 들판에 꽃잎은 시들고/ 나마저 없는 저 쪽 산마루’등 자네의 시를 읽으면 언제고 가슴이 아리고 이 세상에서 자네보다 더 슬픈 시를 쓴 사람이 있을까 생각 해 보곤 하네. 친구야, 나도 이젠 예순 줄에 들어서 머리가 하얗고 40년이 가깝게 ‘우체국 사람들’하고 지내던 직장을 연말로 정리를 해야 한다네. 정년하면 경기도 양수리 공원묘지에 누워 있는 자넬 찾아 가 볼까 하네. 친구, 그 때 날 너무 나무라지 마소. 참, 정읍 내장산 호수공원에 자리한 ‘박정만 시비’가 지금도 있겠지.../양병우(전주우체국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4 23:02

[시론] 가고싶은 학교 보고싶은 선생님 - 허기채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시작한 ‘교육주간’이 어느덧 5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953년부터 지금까지 교육주간은 우리 교육의 방향을 인도하는 등대 역할을 해왔고,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창립 6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과 위상에 걸맞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전북교총이 거듭 태어나는 노력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 교원들의 권익 못지않게 제자들의 학습권과 행복을 챙기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북도민과 시대의 요구에 수용해 나갈 것이다.오늘날 공교육은 교육재정의 악화, 교육 불균형 심화, 교단의 무력증, 교육여건의 후퇴, 학생들의 정체성상실 등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시대변화의 속도에 부응하지 못한 우리 교원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지만 국가 지도자의 인식부족과 채찍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해 교원들의 자긍심이 붕괴 된 데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교육자들의 헌신적인 교육활동은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5월과 스승의 날만 다가오면 일선 선생님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왜 일까. 교직을 부정, 무능, 부패집단인양 매도하고, 일부 언론들이 몰래카메라까지 동원하여 촌지봉투가 오가는 현장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일들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사회로부터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뼈를 깎는 자기 성찰과 부단한 연찬으로 우리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부터, 교실 안에서부터 시대변화에 적응하고, 질 높은 교수 학습으로 학생교육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전북교총은 이 번 ‘교육주간’과 ‘스승의 날’을 교육자의 양심과 전문성을 바로 세우는 도덕 재무장 운동의 출발점으로 삼고 ‘가고싶은 학교, 보고싶은 선생님’ 실천운동을 본격화 할 것이다. 교총은 학생, 학부모, 그리고 전북 도민들과 함께하는 교원단체로서 새 지평을 열어나가고자 ‘학생건강 캠페인 운동’과 ‘교육사랑 헌혈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학업중단, 학교폭력, 위기가정의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1388 교사 지원단’ 구성, 지역단체와 학부모가 연계된 ‘스쿨존 교통사고 ZERO 캠페인’, ‘스승의 날’ 취지를 되살리기 위한 ‘꽃 한송이와 함께 학교에 책 선물하기’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여기에 교총은 학생들이 헌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자발적인 헌혈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5월에 적십자사 연예인 홍보대사를 초청, 1일 교사로 헌혈수업을 진행하도록 추진하며 11월 중에는 전북지역 전 학교에서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총과 보건교사회가 공동으로 수업자료를 만들고 CD로 제작하여 학교에 발송할 예정이다. 더불어 전북교총은 교원의 사회적 신뢰를 증진하기 위해 헌혈 참여뿐만 아니라 백혈병과 같이 수혈이 필요한 제자에게 헌혈증을 기증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교육은 교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그리고 좋은 교육은 교원들의 정열과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비록 조금 부족함이 있어도 온 몸을 바쳐 헌신하는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교육은 가능할 것이다. 선생님들로 하여금 그들이 교직활동에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사기를 드높여 주어야만 한다. 교원단체도 전문성을 연마하고 존경받는 스승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교육주간’과 ‘스승의 날’을 맞아 다시금 다짐한다./허기채(전북교원단체연합회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4 23:02

[딱따구리] 부대 이전 주민협의가 우선

“대대로 이어온 농토와 선산을 버려두고 어디가서 무엇을 하고 살란 말입니까?”“인구증가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유치돼야 합니다.”35사단 임실이전 문제를 두고 반대와 찬성측 주민들의 주장이다. 돌이켜 보면 전자와 후자의 주장 모두가 생존권이 달렸기에 쉽게 판단을내리기가 어렵다.분명한 것은 전자는 소수의 문제이고 후자는 다수가 원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입장은 불보듯 뻔하다. 민주주의의 정의가 그렇듯이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정답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는 35사단 임실이전 문제는 그래서 일부 반대 주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사천리로 추진되고 있다.최근 전주시는 대곡리 주민들에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방법과 군사보호시설 행위제한에 대한 통보서를 사전 연락도 없이 전달했다.한마디로 ‘군부대 때문에 전주시와 시민들이 불편하니 촌놈인 너희들은 땅을 내놓아라’는 식의 우격다짐이다.전주시는 임실군에도 토지수용에 따른 문서를 같은 시간에 통보,군수와 담당 공무원이 반대파에 영문도 모르고 혼쭐이 났다.문제는 전주시가 추진 과정에서 임실군과 주민의사를 철저히 무시한 점이라는 것이다.군부대를 임실로 이전하고 사업상 땅이 필요하면 사전에 긴밀한 협의절차를 거치는 것이 절차상의 원칙이다.남의 집에 들어 가려면 주인의 허락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전주시는 부대규모 공개나 주민설명회 한번도 없이 거져 먹으려는 심보다.이제라도 전주시는 겸손한 행동으로 임실군민을 대해야 한다.

  • 지역일반
  • 박정우
  • 2007.05.14 23:02

군산 새만금산업전시관 애물단지 전락

군산시가 170억원을 들여 건립한 새만금산업전시관의 활용도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군산시에 따르면 각종 국내외 행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4년 총 사업비 161억원을 들여 군장국가산단 내 1천100여평에 산업전시관을 건립했다. 그러나 개관 이후 3년간 총 활용일은 11일, 임대수입은 400만원에 불과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군산시는 이 전시관을 국제자동차엑스포와 세계물류박람회 등 국제행사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평소에는 민간 임대사업을 벌여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2004년과 2006년 각각 5일씩 이 곳에서 국제자동차엑스포가 열린 것과 민간 업체의 분양추첨 장소로 하루 빌려 준 것이 전부여서 문을 연 것은 연 평균 3일에 불과했다. 특히 군산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물류박람회를 위해 144억원을 들여 행사장을 따로 건립하고 있어 올해도 전시관은 '개점휴업' 해야 할 처지다. 또 개관 7개월 만에 붕괴위기로 5억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벌인데 이어 최근에는 소방시설 등도 문제를 일으켜 3천여만원의 추가 공사를 벌여야 할 판이다. 무인방범과 전기료 등 통상적인 관리비도 매년 1천700만원 정도 들어 지금까지 170억원이 들어간 반면 수입은 440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시의원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시관을 지어 놓고 활용방안도 찾지 못한 채 방치하고 보수공사만 하는 건 안일한 행정"이라며 신속한 활용방안 수립을 요구했다. 군산시는 "전시관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활용도가 낮았다"며 "민간위탁 등 활용방안을 여러모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일반
  • 연합
  • 2007.05.11 23:02
지역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