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학력신장 소홀해선 안된다 - 임경탁
21일자 이재경 전북도교육청 장학관이 쓴 ‘인성교육 없이는 학력신장도 불가능’ 이란 주제의 시론을 잘 읽어보았다. 전체적으로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 사회의 폐단과 공교육의 강화를 부르짖는 그의 주창에 대해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은 단순한 가정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적으로도 위기라 할 만하다. 최근 한 통계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사교육비가 이의 경감을 내건 교육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2000년 10조원대에서 불과 5~6년 사이에 20조원대로 껑충 뛰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살인적인 가계지출에 학부모의 허리가 과연 온전할 리가 있겠는가. 사교육 망국론이 더 이상 고개를 들기 전에 반드시 잡아야 할 시대적 숙제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이 장학관이 제시한 것처럼 공교육의 강화다. 여기에는 교육에 대해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학부모든 학생이든 누구도 부인을 못한다. 이장학관의 말처럼 인성교육과 학력신장은 두 마리의 토끼가 아니라 한 마리 토끼요,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적 인격체다 그런데 문제는 이장학관의 시각이다. 그는 ‘학력신장은 인성교육의 토대없이는 불가능하다’ 고 단정짓고 있다. 학부모들이 목타게 요구하고 있는 자녀들의 학력신장, 오죽하면 가정살림 휘청대면서까지 사설학원에 자녀를 맡기는 학력을 학교의 인성교육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자세는 비단 그 뿐만 아니라 전북도 교육당국의 운영 방침이 인성교육에 대한 지나친 강조에 있다는 점이다. . 과연 인성교육은 무엇이고, 학력신장은 왜 해야만 하는가. 학생 개개인들에 건전한 인생관을 심어주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고, 국가에 봉사하고... 등등이 인성교육의 본질이지 않을까. 따라서 올바른 인성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목표요, 삶이며, 사회생활의 요체다. 시공간을 초월해 평생 쌓아야 할 인간의 인성 교육을 마치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 만의 책임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부모로부터 받는 가정교육과, 매스미디어로부터 부지불식 간에 받는 사회교육, 직장과 조직생활로부터의 생활의 지혜, 최근 바람직하게 유행하고 있는 평생교육 등이 바로 그런 역할을 꾸준히 담당하고 있다 할 것이다. 한마디로 학교도 인간의 평생인성교육의 그 일부다. 다만 청소년기인만큼 영향이 클 따름이지 전부는 아니다는 인식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공교육을 맡고 있는 학교의 역할은 이에 따라 ‘어떤 방향이어야 하나’ 명료하다. 올바른 인성을 심어주기 위해 혼신을 다해 학력을 신장시켜야 한다.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사고력을 키우고 간접경험을 살린다. 영어를 잘해야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고 성공한다. 수학 과학을 잘해야 컴퓨터를 활용하고, 인류 과학문명 생활에 이바지한다. 지금의 학문은 조선시대 유교같은 명분이 아니라 실생활에 그대로 적용하는 실사구시요, 진리다. 아무리 마음씨 착한들 못배운 거지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가.대학 입학 기준도 논술, 영어, 등 실사구시 학문에 누가 더 근접해 있냐, 실력이 앞서냐를 따지는 건 당연하다. 인재들의 집합소 명문대학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열심히 진리탐구를 해 성공한 엘리트들이 국가와 사회에도 이바지할 수 있지 않은가. 빌게이츠를 봐라. 명문대 하버드대를 다녔고 세계 최고의 부자면서 끊임없이 인류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인성 우선의 공교육 정책’을 주장하는 이장학관의 말에 절대 동의할 수없다. 정 반대로 ‘인성교육은 학력신장의 토대없이는 불가능함’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전북교육청은 수십년 ‘인성교육’이란 실패한 실험교육을 하루 빨리 자인하고 학생들의 학력신장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사교육 바람을 잠재우는 길도 여기에 담겨있다. 특히 낙후 지역의 대명사 전북이 오명을 벗어나는 길은 시급히 인재를 키우고, 그들이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길이 왕도임을 밝혀둔다./임경탁(전북인재양성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