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익산, 아직 살 만한 동네네요” 침수 피해 복구 현장에서 희망을 보다
속보= 어제만 해도 정말 막막하기만 하고 걱정이 컸는데, 오늘 보니 그래도 나름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익산, 아직 살 만한 동네네요.
5일 밤새 쏟아진 장맛비 물폭탄(104mm)으로 쑥대밭 침수피해를 입었던 익산 매일중앙시장 일대가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발걸음이 속속 이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제 모습을 되찾고 있다. (7일자 1면 보도)
7일 오전 9시 익산시 창인동 매일중앙시장 인근 중앙로5길.
전날까지만 해도 날벼락을 맞은 주민들의 아우성으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고 망연자실한 상인들의 한숨소리로 가득했던 이곳은 수많은 이들이 오가며 분주했다.
침수피해 복구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현장으로 달려온 시민들이다. 물에 잠겼던 상가건물마다 먼저 전기안전공사에서 점검을 하고 나면, 제각기 자신의 소속을 알리는 단체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곧바로 투입됐다.
그들은 물에 젖은 집기를 꺼내 일일이 닦고 다시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소방호스를 어깨에 걸쳐 메고 오가며 책상이며 탁자며 각종 집기 곳곳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닦았고, 옷가지나 커튼, 이불 등은 빨간 고무 대야에 넣고 발로 비비고 문질렀다.
아직까지 물이 빠지지 않은 곳은 눈삽으로 물을 퍼내거나 빗자루로 쓸어냈다.
못쓰게 된 물건들은 한데 모아 수거했다.
신속한 복구에 줄 이은 자원봉사들이 큰 힘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이들은 익산시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소방당국과 익산의용소방대, 서동청운청란라이온스클럽, 대한적십자사 익산지구협의회, 도우리봉사단, 한사모 등 대략 300여 명이다.
특히 단체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복구 활동에 동참한 시민도 50여 명에 달했다.
이밖에도 백제라이온스는 구호물품을, 하나은행은 구호성금을, 삼양식품은 라면 110박스를 각각 전했고, 전북도 및 익산시자원봉사센터는 밥차로 봉사자들의 식사를 지원했다.
익산해병대전우회는 일대 교통통제를 하며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현장에서 만난 진영미 함열여성의용소방대장은 갑작스런 소식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대원들 모두 일단 현장에 가서 뭐든지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면서 대원들 중 젊은 주부들이 많은데 아이들 학교 보내기도 전인 아침 7시부터 나와 준 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조금이나마 피해 입은 상인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어 정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어제만 해도 정말 막막했는데, 이렇게 다들 와서 도와주시니 한결 나아졌다면서 앞으로 어찌 해야 할 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이분들 덕에 그래도 힘이 난다고 피력했다.
분주히 오가며 민원을 듣고 직접 복구 작업에도 나선 김충영 익산시의원은 피해를 입은 상인분들과 주민분들의 걱정이 크지만, 그래도 발 벗고 열정적으로 복구에 나선 시민분들에게서 희망을 봤다면서 이번 일이 빨리 수습되고, 앞으로 우리 익산이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연일 피해현장을 찾고 있는 정헌율 익산시장은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의 힘으로 빠른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매일중앙시장 일대 상가 200여곳과 일반건물 6곳이 침수됐으며, 시는 7일 낮 12시 기준 80% 가량 복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