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근(남원시장)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보편적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두루 널리 미치는 것,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는 또는 그런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사전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보편적이라는 말은 일반인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는 사람들이 각자 원활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어떤 것들을 법으로 정하여 모든 사람들이 지킬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보편적 질서나 규범들을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가 보편적인 질서나 규범을 무시하게 된 원인은 산업화의 과정에서 있었던 성과제일주의와 조급성이 아닐까 싶다.
조금이라도 빨리 다른 사람들 보다 먼저 가려는 의식이 잠재되어 있다보니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 기초 질서를 무시하게 된 것 같다. 또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다는 의식 때문에 교육문제와 주택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내 자녀가 다른 사람 자녀보다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분수에 넘친 고액과외를 시키고 조기유학을 시키는 등 교육현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크고 좋은 집에 살고 싶어하는 욕심 때문에 핵가족이 대부분인데도 50평 이상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산업화와 고도성장이라는 큰 굴레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고 생각하며 사는 여유를 가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나보다도 상대방과 우리사회를 생각하는 공동체적 규범을 준수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사회로 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라고 생각된다.
적은 면적과 인구에도 불구하고 이광요 수상이 싱가포르를 오늘과 같은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크고 특별한 프로젝트를 성공 시켜서가 아니다. 시민으로서 당연히 지켜야할 기초질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위반 시에는 엄격한 규제가 따랐기 때문이다.
기초질서의 확립! 평소에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했던 가장 기본적인 그것만으로도 우리사회가 가장 특별해 질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소득이 높고 경제적 풍요를 누린다고 해서 그 나라가 선진 사회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 신문 해외토픽에서 영국 왕실의 공주가 고속도로 상에서 속도 위반을 했다 하여 교통 경찰관으로부터 스티커를 발부받고 또 미국에 법무부장관이 교통신호를 위반 했다 해서 스티커를 발부받았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선진사회는 그만큼 기초질서에 대한 의식이 확고해 법을 엄격히 집행하는 것인데 이러한 보도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기초적인 질서가 지켜지고 사회적 규범이 명확해 질 때 우리 사회가 아름답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최중근(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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