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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로 음식을 만든다고요?”⋯완주 화정마을의 비밀스런 부엌이 열렸다

지금 세대에게 생소한 음식 17가지 레시피 책 한 권에 담아
화정마을 어르신들 요리책 <부뚜막 레시피> 출간해 수상도

완주군 화정마을 어르신들이 요리책 <부뚜막 레시피>를 출간하기 위해 마을회관에서 작업하고 있다. /완주군 제공

“제가 아는 하늘 날아다니는 새, 짹짹 새, 그 참새요?”

먹을 게 많지 않았던 시절만 해도 참새는 새가 아니라 음식 재료였다. 지금은 낯선 이야기지만, 완주군 고산면 화정마을 박복순(88)·이장순(91) 어르신에게는 익숙한 기억이다.

이장순 어르신은 ‘참새볶음’을 떠올리면서 “그게 얼마나 맛있는지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른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별미다. 우리 집 아저씨가 총으로 잡아 오면 달달 볶아서 내 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참새볶음뿐 아니라 꼬창떡, 애기고추찜, 우렁이 토란탕 등 화정마을 어르신들의 기억 속 음식 17가지 레시피를 엮은 요리책 <부뚜막 레시피>가 출간됐다. 한 사람의 손맛이 아닌, 한 마을이 지켜온 부엌의 기록이다.

올해 전북특별자치도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제작된 이 책은 어르신들이 레시피 정리부터 음식 이름·그림까지 도맡았다. 미디어 활동가 이경선·김상미 씨가 전반적인 구성과 완성 등을 도왔다.

어르신들은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수시로 마을회관에 모였다. 매일 회의를 열어 음식을 선정하고, 각자의 비법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조리법을 완성했다. 마치 어르신들의 밥상에 초대받은 듯 생생한 것이 특징이다.

이 씨는 “고단했던 시절에도 어머니들의 밥상에는 늘 정이 가득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따뜻한 기억을 다시 불러 모은 작은 기록물”이라고 했다.

특히  참새볶음, 고구마줄거리탕, 무수전 등 6가지는 요리 영상으로 별도 제작됐다. 짧은 영상 3편과 조리 전 과정을 담은 긴 영상 3편으로 만들었다. 영상은 ‘완주미디어센터’ 공식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해당 작품으로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 마을공동체미디어 콘텐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제작한 단편 영화 <그때 그 시절>로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 영상 콘텐츠 대잔치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는 겹경사를 맞았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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