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도 누린다’ 익산 코스트코, 지역에 새로운 활력
거대한 글로벌 유통기업 코스트코가 드디어 호남 땅을 밟는다. 수년간의 설득과 협의, 난관을 넘어 익산이 호남 제1호 코스트코 유치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시민 편익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지역 상생 및 발전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13일 언론 간담회에서 최근 토지 매매계약의 모든 절차를 마친 코스트코 익산점을 둘러싼 지역의 기대와 우려에 대해 “일각의 반대 입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민만 보고 가겠다는 분명한 원칙 아래 행정이 중심을 잡고 슬기롭게 상생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녹록지 않았던 과정, 우여곡절 끝에 찍힌 도장 코스트코 익산 유치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몇 해 전 익산 왕궁물류단지 입점을 추진해 온 코스트코는 사업 진척이 더디다는 이유로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소식을 접한 인근 자치단체들이 즉각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익산 유치는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정헌율 시장은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코스트코코리아 본사를 방문해 강한 유치 의사를 전하고, 3~4개의 대체 부지를 제안했다. 한병도 익산을 국회의원도 시민의 뜻을 대변하며 설득전에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시 관계자가 다른 지역 입점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본사 출장길에 오르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를 붙잡아 극적으로 마음을 돌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좌초 위기에 놓였던 유치가 극적으로 부활했다. 이는 ‘될 때까지 한다’는 정 시장의 특유의 집념과 끈기가 빚어낸 성과다. 이후 시는 코스트코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입점 대상지 토지주와 코스트코 간의 매매계약이 원만히 성사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입점 예정 지역은 그동안 코스트코가 추진해 온 방식과 달리 상업 기반시설이 없는 곳인 만큼 미국 본사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세세하고 지난한 작업이 예상보다 길게 이뤄졌다. 하지만 마침내 토지주와 코스트코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시는 본격 행정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뛰어난 접근성…생활인구 증가·지역 활력 기대 코스트코 익산점이 들어설 왕궁면은 호남고속도로 익산나들목과 1번 국도가 인접해 전북뿐 아니라 다른 권역으로부터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인접해 있는 완주·논산·전주·김제·군산 등과 함께 이른바 ‘코스트코 생활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관광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왕궁면은 백제의 수도였던 고도(古都)로, 왕궁리5층석탑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유적이 자리해 있다. 인근에 위치한 미륵사지도 백제왕궁(왕궁리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표적 관광지다. 인근 왕궁보석테마관광지에는 보석박물관부터 대형 실내 놀이시설, 초대형 미끄럼틀, 롤글라이더 등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놀거리가 풍부하다. 시는 생활인구가 늘어나면 코스트코와 인근 관광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생겨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익산점 개점을 통해 직접적으로는 200여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되고, 코스트코와 협력·공급업체 등 임금을 통한 직·간접 효과와 지역 내 소비 등 유발효과를 포함해 연간 19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대 의견 존중…원칙은 시민 편익 입점 확정 이후 지역 안팎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다수의 주민들은 지역 활력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기대하며 지지 기자회견을 가졌고, 외부의 일부 시민단체와 타 지역 상인들은 지역상권 침체를 우려하며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국 주요 코스트코 입점 지역 분석에 따르면, 입점 초기 생활밀착형 업종 중심으로 매출 변동과 기업 수 증가 등 단기 변화가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익산과 유사한 상권 구조를 가진 김해시는 코로나19 시기 입점했음에도 폐업 증가나 다른 뚜렷한 부정적 변화가 없었다. 이는 일부 우려의 시선과 달리 익산에서도 상생 구조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시는 양측 의견을 경청하면서 다양한 의견들을 향후 상생 정책을 마련·추진하는데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모든 정책은 시민의 이익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남은 절차와 과제는 조만간 코스트코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전북특별자치도가 주관하는 교통영향평가가 진행된다. 이후 코스트코 측은 시와 함께 대규모점포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시는 건축심의 및 허가, 착공신고 등의 행정적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코스트코 개점 이전에 유통기업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 농·특산물 납품 확대, 교통 혼잡 완화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개점 후에는 유류 가격 변동, 상권 영향, 세수 효과를 주기적으로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고, 지역 농산물 판매 부스와 같은 상생 모델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미니 인터뷰 = 정헌율 익산시장 “코스트코 입점, 시민 편익이 최우선” “상생이라는 원칙을 끝까지 지키며 책임 있는 행정으로 해법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호남권 최초 코스트코 입점을 두고 “쉽지만은 않은 길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성공을 향해 뚝심 있게 걸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 유치는 익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피력했다. 실제 여러 차례 난관에 부딪혔지만 그럴 때마다 시는 시민 편익과 지역 발전이라는 최우선 목표를 위해 포기하지 않았고, 시민과 함께 뜻을 모은 결과가 결실로 이어졌다. 정 시장은 “사실 지금까지는 행정이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았지만, 이제 앞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행정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외부 단체가 상권 침체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많은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기대하며 지지해 주고 있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며 균형 잡힌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 익산 입점은 단순한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이 아니라, 익산을 넘어 전북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