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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외가에서 살았던 조카들이 미국서 모두들 성공했다죠

그 해 겨울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었지요. 굴뚝은 타고 내려와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신다는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밤 자정쯤에 어린 조카들 셋은 모두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온 세상은 밤새 하얀 눈으로 덮여있었습니다. 이른 새벽에 눈을 뜬 세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들을 가슴에 안고 좋아서 폴짝폴짝 뛰었습니다. 모두 솔방울 같은 털모자가 달린 조금은 헐렁한 오리털 파카였습니다. 4살 윤신이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마당에서 나비처럼 훨훨 춤을 추었습니다. 작은오빠 지성이는 외갓집 식구들 앞에서 수저를 마이크 삼아 들고 신나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외갓집 온 식구들은 모두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형님과 누나가 미국에 건너가 자리 잡을 동안 그 몇 년 외갓집에서 지내던 어린 조카들이 지금도 눈에 보이는 듯 선합니다.어려서 춤을 좋아하던 윤신이는 뮤지컬 학교를 세웠다지요. 지성이는 가스펠 송 가수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성직자가 되어 유창한 영어로 설교를 한다지요. 그리고 어려서 유달리 몸이 날랬던 정민이는 일등 체육교사가 되었다지요.지금쯤 외할머니가 살아 계셨더라면 얼마나 대견스럽고 좋아했을까. 모두 추억이 된 옛날 얘기 나누며 다시 만나는 날 있기를 고대합니다./오정윤(시인)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10.25 23:02

[딱따구리] 민생 뒷전인 검증 국감

“국감은 안 열리지만 자꾸 오라고 하니 어떡합니까”국정감사가 한창인 24일 한 피감기관 직원이 내뱉은 푸념이다. 국감이 정쟁으로 파행을 반복하고 있지만, 국감자료를 준비하는 보좌진들에게 자료제공 및 설명을 위해 수시로 국회에 출입하며 시달리는(?) 피감기관 직원의 푸념에서 올 국정감사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17대 정기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지난 17일 막이 올랐지만 지난 1년 국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대 정당인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대선후보 검증 문제를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과 파행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무위에서는 BBK 관련 증인 채택 과정에서 신당과 한나라당 의원이 심한 몸싸움을 벌인 끝에 파행했고, 22일 법사위에서는 한나라당 의원의 ‘잔***’ 발언에 맞선 신당 의원의 ‘이 **야’ 발언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급기야 한 국회의원은 전윤철 감사원장을 향해 “국회도 누군가 감사를 해야 해. 원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기도 했다.폭력 영화의 한 장면도, 코미디 프로의 한 코너도 아니다.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이 국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해 1년 동안 벼른 국정감사 현장이다. 양당은 국감 시작 전부터 민생국감을 외쳤지만 실제로는 신당이 ‘이명박 국감’을 예고한데 이어, 한나라당은 ‘범여후보 검증팀’을 가동해 신당 정동영 후보에 대한 ‘맞불 국감’을 별렀다. 결국 ‘대선후보 구하기’를 위한 정치공방으로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몸싸움이나 말싸움 후에 카메라를 향해 의기양양해 하는 일부 의원들을 보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의구심도 든다. 사실이라면 그 대상이 국민은 아닐 것이다. 18대 국회에서도 이들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낼 지 지켜볼 일이다.

  • 지역일반
  • 조동식
  • 2007.10.25 23:02

[명상칼럼] 국감장서 멱살잡이 이제 그만 - 이동춘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뽑지만 국민의 대표입니다. 각 지역의 주민들이 붓깍지를 눌러서 대표를 뽑고 그들을 믿고 응원하면서 국회의원의 금 뺏지를 달아줍니다. 4년 동안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행정부를 감시하고 통제하고 법을 잘 만들어 국민들이 평안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의도의 제일 큰 집에서 큰일 하라고 막중한 사명을 주어 보내게 됩니다. 전북지역에서도 인구에 비례해서 10명이 여의도로 나갔습니다. 우리 전라북도는 단결이 잘 되어 10명 전원을 같은 색깔의 옷을 똑같이 입혀 여의도로 내보내면서 국회의원의 본연의 임무에 더하기로 지역현안도 잘 살펴 달라고 애향심까지 들먹여서 전북의 대표선수로 파견했습니다. 이렇게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려면 경제적으로 어려우시면 안된다고 장관에 상응하는 급료에 3명의 3급비서관에 전속 운전기사에 그밖에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활동비를 나랏돈으로 대주고 있습니다. 이런 여의도의 선량들이 지금하고 계신일이 국정감사입니다.상식적으로 국정감사란 지난 1년동안 정책이 좋았나 나빴나 또는 잘 추진됐나 아니면 예산을 국회의원들이 짜주었으니 짜준대로 잘 집행을 했는가 국민들을 행정에서 잘 섬겨왔는가 이런것을 감사하고 현장확인하는 자리가 국정감사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해마다 국정감사한는 것을 보면 본래의 국정감사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엇박자를 치고 있다고 생각이 돼서 한마디 하고자 하는것입니다. 국정감사를 내가 속한 정당의 권익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또는 국회의원들이 12월 대선의 후보가 된냥 대선에 초점을 맞추고 BBK, 김경준, 주가조작등 국감과 직접연관도 없는 대선후보 흠집내기로만 일관하는 국회의원들의 형태는 국감의 무용론까지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진흙탕 개싸움 같은 꼴볼견을 보면서 이땅의 백성들은 정치에 실망하고 외면하게 됩니다. 국정감사는 국정 감사대로 각부처의 예산집행을 꼼꼼히 따져보고 잘한것은 무엇이며 못한 것은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 진지하게 행정과 입법이 이마를 맞대고 고민하고 토론해서 한발짝 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국감이 필요한것 아닌가요? 제발 국회의원님들께 간청합니다. 여러분이 멱살잡고 싸우는 사이 유치원교육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도덕교육은 한꺼번에 무너집니다. 당신들을 보고 무엇을 배우게 될 것입니까? 국회의원하면 아이들은 대한민국 제일 큰 집에서 밤낮없이 싸움질 하는 직업을 가진사람, 이렇게 되어서야 국회가 필요한것입니까? 전북대표 10명의 선량들만이라도 제발 국민의 대변자 국민을 싸매주는 존경받는 국회의원 좀 되십시오. 내년 4월에 한 표 달라고 굽신거리지만 말고.../이동춘(익산 갈릴리교회 목사)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10.25 23:02

[오목대] '무소유'

불교계의 원로격인 법정(法頂)스님이 지난 21일 서울 길상사에서 가진 가을 정기법회에서 공주 마곡사와 제주 관음사의 주지 선출문제와 신정아 파문을 계기로 드러난 동국대 재단이사회 스님들간의 갈등 그리고 조계종 잡음에 대해 자성의 쓴소리를 했다. 불교 조계종내의 분규와 갈등의 한복판에는 대부분 돈문제가 있다. 전국의 유명사찰은 관광 입장료 수입으로 재정이 넉넉하다.합천 해인사 일년 재정수입이 약 2백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찰들이 전국에 널려있다.승려들이 두둑한 돈주머니를 차고 있으면 탐진치(貪嗔痴) 즉 욕심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에서 벗어날수가 없으며 백팔번뇌에서 벗어나기는 커녕 백팔번뇌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꼴이된다. 대부분 종교재단의 분규와 갈등은 신앙과는 관계없이 돈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특히 불교는 참선수행을 강조하고 무소유를 주장한다. 무소유의 첫단계는 돈을 멀리하는데 있는데 유명사찰에 돈이 넘치니 속세처럼 그럴듯한 명분을 빙자해 분규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승려들이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아니라 중생들로부터 거꾸로 제도(濟度)를 받아야할 판이다. 법정스님이 “수행자의 겉모습을 하고서 속으로 돈과 명예를 추구한다면 그런 사람은 불자(佛子)가 아니라 가사 입은 도둑입니다.”라고 까지 극언을 할정도로 불교계 내부 문제가 심각하다. 조선의 대표적 선승(禪僧)이었고 임진왜란 때에는 승병을 일으켜 왜병과 용감하게 싸웠던 서산대사(西山大師)께서 지은 “선가귀감”이라는 책에는 오늘의 우리시대를 질책하는 듯한 서문이 있다. “ 부처를 배우는 요즈음 사람들은 말을 한다고 하면 글을 잘하는 속인(俗人)들의 글귀이고 인용을 한다고 하면 속인들의 시귀절이다. 이것을 울긋불긋한 색지종이에 쓰고 아름다운 비단으로 책머리를 장식하여 지극한 보배로 삼는다. 아!, 고금에 부처를 배우는 사람들이 보배삼는 것이 어찌 이리 다른고 ? ” 세속을 벗어나 머리를 깍았으면 세속 욕심을 버리고 무소유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불자의 본령이거늘 돈을 보배로 삼아서야 되겠는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10.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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