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궐기대회를 관제데모라니
‘개 눈에는 똥 밖에 안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니 남들도 다 그렇게 행동하는 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7월25일 최종 합의된 ‘전북대-익산대 통합’을 당초 익산시민과 약속한 안대로 바로잡고자 했던 32만 익산시민의 노력을 ‘관제데모’라고 표현하는 민주당 김연근 도의원을 바라보며 문득 이 속담이 떠오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만큼 지대하다. 특히 익산대는 원광대와 더불어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며,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해온 익산시의 소중한 자산이자 익산시민의 자존심이다. 그만큼 ‘전북대-익산대 통합’은 대학구성원들만의 통합은 결코 될 수 없으며,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와 이해가 필수적인 사안이다.그런데 지난 7월 10일 전북대-익산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전북대-익산대 통합합의서’는 당초 시민설명회 등을 통해 익산시민들에게 약속했던 것과는 다른 두 대학측이 일방적으로 변경한 통합합의서였다.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익산시민은 각종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범 시민대책위를 구성하였고, 10만인 서명운동과 시민궐기대회 등을 전개하며 당초 익산시민과 약속했던 통합사항을 이행하여 줄 것을 두 대학과 교육부 등에 강력히 요청하였다.그 결과 25일 ‘전북대-익산대 통합’이 수의대를 익산캠퍼스로 이전하고 현 익산대학의 농학계열 학과를 환경생명자원과학대학으로 승격, 개편하는 등의 당초 안대로 최종 합의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는 ‘전북대-익산대 통합’을 진정한 지역발전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그리고 32만 익산시민을 철저히 기만한 전북대-익산대 측의 부당함에 맞선 익산시민 모두의 승리이다.그런데도 주민소환제의 시행 등 시민들의 정치적 참여가 그 어느때보다 보장되고 있는 이때, 익산의 발전을 위해 찌는 듯한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익산시민을 군부독재 시대때나 성행했던 ‘관제데모’에 동원된 사람들로 평가 절하하는 김 의원은 익산출신인지 전주출신 정치인인지, 또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 그야말로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 사상, 생각을 피력할 수 있다지만,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당리당략에 급급해 쉽게 생각하고 편안하게 내뱉는 김 의원의 일련의 발언에 시민들은 말할 수 없는 씁쓸함과 공허함이 남아있다 생각한다.지난 지방선거 당시 시장과 마을 골목 곳곳을 누비며 민심을 부여잡으려고 동분서주하던 초심을 잃어버렸는가.주민들과 크고 작은 애환을 같이해야 하는 도의원으로서 시민정서 또는 대세에 역행한다거나 본분을 망각해서도 안 될 것이다.지방자치는 궁극적으로 주민참여가 이루어질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순수한 시민의식을 ‘관제데모’로 폄훼하고, 마치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익산시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는 정치인이야 말로 주민소환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김 의원은 익산시민의 순수한 궐기대회를 관제데모라 평가 절하한 발언에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순수한 시민의식이 ‘관제데모’로 불리는 현실을 개탄하며.../김종만(익산시 신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