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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학운영과 새 총장

새 술에는 묵은 술을 섞지 않는다. 둘을 섞으면 부패하기 십상이고 부대마저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조직이건 새로운 장(長)이 선출되면 전임자의 정책과 조직 운영기조는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다. 물론 핵심 보직자들도 전면 교체되는 게 관례다. 전임자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답습할 경우 무능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전북대가 차기 총장을 뽑았다. 이 대학 총장선거에서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절대로 현총장의 스타일과 닮아 있는 후보는 선택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정반대 성향의 총장을 원한다. 실제 이 대학은 ‘개혁과 추진력’, ‘경륜과 안정’이라는 총장상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교수들은 매번 자신들이 뽑은 총장의 대학운영 방식에 결국 실망해왔다는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들은 하나같이 현 총장의 이미지와 차별화 하려는 전략을 구태여 숨기지 않았다. 또 대학의 현주소를 ‘날개없는 추락’·‘뒷걸음질’로까지 비유했다. 당선이 되면 곧바로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 대학의 위상을 바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의 주장만 들어보면 새 총장이 임용되는 시점에서 꺼져가던 대학의 불씨가 살아나 활활 타오를 기세다. 작금의 지방대학 위기는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헤쳐내기 어려운 점이 많다. 수도권 중심의 사회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대학운영의 연속성을 무시한 급격한 변화가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을 야기시켜왔다는 사실은 총장선거때마다 확인된다. 4년후 이같은 사실을 또다시 확인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새술도 묵은 술과 한번 섞어보면 어떨까.

  • 지역일반
  • 김종표
  • 2006.06.22 23:02

[열린마당] 교권이 무너지면 나라희망도 사라져 - 최병균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결혼을 앞둔 젊은 세대들의 결혼상대 배우자의 선호 직업의 1위가 교직으로 나타났다는 발표가 있었다. 교직에 대한 인기가 높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인기가 높은 직종에는 우수인력이 쏠리게 마련이고 교직에 우수인력이 몰리면 교사의 질이 높아져서 질 높은 교육이 기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안타깝게도 한 편으로 교권이 무너지는 소리가 날로 증폭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심각성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경향이어서 교육과 나라의 장래를 위해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교육이 무너지면 제아무리 경제력이 풍부하다 해도 나라의 희망이 잿빛으로 멍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교권 없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교사를 신뢰하는 분위기가 교실에 형성되지 않으면 교육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교권은 교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늘의 교권실추의 원인은 사회적 책임과 학부모 책임, 교사 자신의 책임이 복합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교사의 책임에 관해서만 논급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교사가 교권 실추의 비중이 더 크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교권은 교사로서 자질이나 품성을 가졌을 때 갖게 되는 권위로서 투철한 사명감과 교육애, 전문적 소양과 교육기술 그리고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인간주의적 가치관이 요구되는 권위이다.특히 교사의 교육애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교육애를 말함에 있어 양해원의 <맑고 깊은 이야기>에 나오는 2차대전 당시 독일 점령하의 폴란드 어느 조그만 마을에서 있었던 코르자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날 학교에 온 독일군의 모습을 본 유태인 어린이들은 무서워서 선생님에게 달려가 매달렸다. 이 때 코르자크 선생님은 자기 앞으로 다가온 유태인 어린이들을 두 팔로 꼭 안아 주면서 말했다. “무서워 할 것 없다.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독일군은 코르자크 선생님 곁에서 유태인 어린이들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코르자크 선생님은 “가만 두시오. 나도 함께 가겠소” 하고 아이들과 함께 트럭에 올랐다. 독일군이 선생님을 끌어내리려 하자 “어떻게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만 죽음으로 보낼 수 있단 말이오”하고 뿌리쳤다. 마침내 수용소의 가스실에 도착한 선생님은 아이들 손을 꼬옥 잡고서 가스실 안으로 앞장서 들어갔다. 자신은 유태인이 아닌데도 사랑하는 제자들의 무서움을 덜어주기 위해 함께 목숨을 버린 것이었다. 히틀러에게 학살된 동포들을 추념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세워진 기념관 뜰에 제자들을 껴안고 있는 코르자크 선생님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코르자크 선생님의 제자사랑 앞에 교권실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요컨대 교육발전 없는 국가발전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 선진국일수록 교육의 발전에 국가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향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발맞추어 우리가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교육발전은 절박한 국가발전의 과제이며 그 초석인 교권의 신장은 당연한 명제가 아닐 수 없다.교권시장을 위해 한국판 코르자크 선생님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오늘의 시점이다. 그러나 교권의 신장을 교원 자신들의 몫으로만 돌린다면 한국교육의 장래는 아직 암울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최병균(무주교육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6.22 23:02

[이치백의 一日五話] 동양 제일 남해대교 개통

《6월 22일》①한·일 기본조약 조인1965년 오늘, 한·일양국의 국교를 여는 한·일 기본조약 및 관계협정 조인식이 일본에서 엄중경계 속에 이뤄졌다. 이날 서명·조인식에는 일본 측에선 사토오 수상 입회하에 전권위원 시이나 외상, 다카스키 전권과 한국 측에서는 이동원 외무장관, 김동조 수석대표 간에 이뤄졌다. ②독·소 전쟁 발발1941년의 오늘 새벽 3시, 나치 독일군이 돌연 미증유의 대병력으로 소련에 진격했다. 이날 동원된 병력은 육군 1백13개 사단과 항공기 3천대가 동원되었는데 총병력 수는 180만 대군이었다. 이른바 독·소전쟁의 개시이다. 처칠은 허를 찔린 소련 수뇌들을 “2차대전 중 가장 바보들”이라고 혹평.③아들과 번개 실험미국의 정치가이며 과학자인 프랭클린은 당초 “번갯불을 전기현상으로 생기는 것”이라 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믿지 않아 비가 오는 1752년의 오늘, 그의 아들과 함께 연을 날려 그 연줄을 통하여 흐르는 전류를 초인종에 연결, 초인종이 울리도록 하여 마침내 성공했다.④국가도 범법할 수밖에…이탈리아의 정치가 마키아벨리는 그의 ‘군주론’에서 “국가는 어느 필요한 경우에는 범죄도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같은 현실주의적 정치사상을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불리면서 어느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대명사가 되었다. 그는 1527년 오늘 죽었다. ⑤동양제일 남해대교구름다라로서 동양에서 제일가는 남해대교가 착공한 지 만 5년3개월만인 1973년 오늘, 역사적인 개통식을 가졌다. 길이는 660m이며 폭은 12m이다. 구름다리의 대표적인 미국 금문교와 비교하면 2개의 높은 탑 사이 간격이 1.280m인데 비해 남해대교는 400m로 되어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6.22 23:02

[오목대] 임금피크제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미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령층이 총인구의 7%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이 추세대로라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이 총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고령화는 평균수명이 늘어난 데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에 기인한다.현재 우리의 평균수명은 77세로 40년전에 비해 25세나 늘었다.출산율은 지난해 1.08로 떨어지면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총인구는 감소세로 돌아서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고령화가 급진전하면서 노인문제와 함께 사회 관심사의 하나로 떠오른 문제가 중장년층의 실업문제다.‘45정(停)’,‘ 56도(盜)’가 일종의 관행처럼 돼버린 현행 정년제도는 근로자 본인이나 국가,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크게 잘못돼 있다.한참 일할 나이인 50대 초반에 일손을 놓고 산이나 거리를 헤매는 모습은 보기에도 딱하다.3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경제활동으로 30여년 남은 인생을 꾸려가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정상적인 인생 설계에도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중장년층의 고용확대나 정년연장은 당장 해결이 어려운 난제다.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는 제도가 ‘임금피크(peak)제’다. 정년은 보장받되 정년 몇해전 부터 임금을 일정비율 낮춰 받는 제도이다. 이 제도가 고령 근로자에 대한 임금삭감과 퇴진 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근로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노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사회보장 비율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같은 장점으로 현재 국내 30여 기업이 이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지난주 말 총리 주재로 열린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에서 임금피크제 확대등 여러시책이 포함된 사회협약문이 채택됐다.고령사회에 대비해 정년연장의 전 단계로 임금피크제에 대한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이 제도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6.22 23:02

[송기춘 칼럼] 인권은 따뜻하다

수퍼에 무더기로 쌓아놓고 파는 감귤의 꼭지에 남아 있는 칼자국를 보면 나무에서 열매를 따내던 사람들의 고된 노동과 따스한 숨결이 느껴진다. 우리가 입는 옷이나 길가의 시설물을 볼 때도 그 물건을 만든 사람들의 손길이 느껴진다. 사람 사는 세상 속의 물건이나 현상치고 사람과 동떨어진 것은 흔치 않다. 법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이고, 또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사람을 위해 있다. 그러기에 법은 냉철한 논리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따스한 온기를 간직한 것이어야 한다. 사회적 힘을 가진 강자에게는 준엄하고 약자에게는 따뜻한 것이어야 한다.안마사의 자격을 맹인에게만 한정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두고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맹인들은 한강에 투신하면서 시위하고, 사법감시운동을 하는 단체에서도 어떠한 논평을 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필자는 이 결정은 법논리적으로는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너무나 차가운, 그래서 인권보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인권이야말로 제대로 된 인권보장이라 믿는다. 하지만 헌재의 결정에서는 한기마저 느껴진다. 제한된 수의 법조인만이 누리는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많은 제도에 대해서는 위헌이라 하지도 못하면서, 사회적 힘이 보잘 것 없다 하여 그리도 쉽게 위헌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온갖 이론 다 들이대며 현실의 특권을 유지하려 논리를 펼치던 이들이 그렇게 쉽고 단순한 논리로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자기 이익에 관련되는 것에는 철저하고 다른 사람의 이익 특히 결정에 대한 반발이 무섭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는 준엄한 것이 아니었을까?이 결정으로 사실상 생계가 막막하기 그지없을 이들의 심정과 생활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고려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위헌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이 결정에서는 차가운 논리만 있을 뿐 가슴이 따뜻한 재판관의 고민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단순명쾌’한 논리로 위헌이라 판단하기보다는 그러한 논리전개가 가져올 맹인들의 삶의 막막함과 고통을 고려하여 새로운 제도 시행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고려할 수는 없었을까? 논리만으로는 위헌이라 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위헌결정이 맹인들의 삶에 비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헌법불합치나 ‘아직은 합헌’이라는 내용의 결정이라도 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법은 잘 포장된 폭력이다. 그렇기에 사회적 약자와 관련될 때 법은 자칫 법해석이라는 이름으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법은 인간의 온기를 보듬는 것이어야 한다. 인권은 따뜻한 것이다. 인간을 아프게 하고 오로지 냉철한 논리만을 관철시키는 법은 사람을 살리지 못한다. 사람을 죽이는 법이 폭력이다. 그렇기에 법을 다루는 이들은 인간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고뇌를 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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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6.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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