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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각박한 세상살이 - 이세명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는 듯싶다. 최근들어 늘고 있는 ‘배신형절도’ 피의자들을 지켜보면서 무정(無情)한 세태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죽하면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결초보은(結草報恩)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측은함도 든다. 몇년전만 해도 ‘배신형절도’ 피의자들은 소규모 음식점에 고용됐던 미성년 종업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생각이 짧은 철부지들이 ‘견물생심(見物生心)’의 유혹을 참지못해 절도행각을 벌였다 덜미가 잡히는 사례가 잇따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 외에도 가사도우미, 대형마트 종업원 등으로 성인들에 의해 이뤄지는 배신형절도가 한달에 몇건씩 빈발하고 있다.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자신이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집에서 1000만원 상당의 절도행각을 벌인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로 홍모씨(41·여)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번달초까지 도우미로 일했던 전주시 인후동 A씨(27·여)의 집에 몰래들어가 약1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다. 지난 14일에도 익산경찰서는 자신들이 일하는 대형마트에서 절도행각을 벌인 혐의(절도)로 임모씨(40·여)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조사결과 임씨 외에도 4명의 직원이 개인사물함에 물품을 가져가는 수법으로 대형마트에서 절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절도행각을 벌이는 사람은 대상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범죄의 성공확률이 높다고 여긴다”며 “철저한 신분확인은 물론이고 종업원에 대한 교육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상이 갈수록 비정해지는 만큼 이같은 배신형 절도를 막기 위해 앞으로는 구직자들의 신원확인 강화 등 고용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같다. 이래저래 사람에 대한 불신만 커지고 있는 듯하다.

  • 지역일반
  • 이세명
  • 2008.02.28 23:02

[오목대] 교수 평가제

우리사회에 경쟁이 없는 무풍(無風)지대는 변호사와 교수사회이다. 변호사는 인구에 비해 그 희소성 때문에 서로간의 경쟁이 없게되고 교수사회 역시 확실한 정년보장과 동양식 전통 때문에 교수 상호간의 경쟁이 있을수 없었다.그러나 미국식 로수쿨 도입으로 변호사 사회에도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수밖에는 없다. 얼마전에 동국대학교가 지난해 2학기 강의를 맡았던 교수 1049명에 대한 강의평가 점수를 전원 실명으로 공개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 평가를 참고로 강의를 신청할수 있게 되었다.이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 유교적 전통이 엄존한 대학가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줄것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식 제도를 흉내내어 학생들이 학기말 시험중에 교수 강의 평가서를 내지만 이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그저 학교당국의 서랍속에 묻혀있어 형식적 평가에 그치는 감이있다. 그러나 동국대가 교수평가 내용을 공개한 것은 파격적 조치이며 쾌거(快擧)이다. 물론 이 제도는 젊고 의욕있는 교수들은 환영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은 반대하는 것 같다. 자기 강의가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제자들 한테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종전처럼 강의 하면 자기 편한대로 할수도 있고 적당히 강의시간을 때울수도 있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안일무사한 풍토는 학문을 하는 본인에게도 좋은 자극이 아니다.고등학교에서도 특별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무서워 담당 교사들이 더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학생들이 자극을 주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교수들간의 뜨거운 학문적 토론도 없고 세미나에서 조차 열띤 토론이 별로 없다. 이런 느슨한 대학 풍토속에서 학문발전을 기대할수 없다. 진리추구를 위해서는 스승의 학설을 비판할수도 있는 풍토는 학생들의 교수 평가제도에서 부터 자연스럽게 배양된다고 본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가 그 예이다. 대학생들도 교수가 적당히 강의시간을 때우는지 철저히 준비를 해와서 강의를 하는지 정도는 충분히 식별할줄 안다. 동국대의 교수 평가제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8.02.28 23:02

[명상칼럼] 전체이익을 먼저 생각하자 - 이형권

미국의 주부들은 이사를 가게 되면 불필요한 가구 및 생활용품을 마당에 내어 싼 값에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오가던 이웃들이 들러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여 고쳐서 새것처럼 활용한다고 합니다. 모든 물건은 사용횟수에 따라 중고로 변해가며 또 고쳐 쓰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원래는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성품이었으나 경계에 따라 중고품으로 변해 갑니다. 이 변해진 마음, 상처받은 마음들을 방치해 둔다면 쓰레기 매립장으로 가는 중고품처럼 우리도 죄의 밭에서 헤매이다 생을 마감하게 될 것입니다. 고장나고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 물질에 현혹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개인수양과 집단훈련으로 고쳐야 할 것입니다.부모님이 물려주신 이 몸은 만사만리의 근본이라 했습니다. 이러한 몸을 배은행을 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배은행이란 은혜를 모르고 타력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의뢰생활로 우리의 몸을 유지해 나갈 때 감사보다는 원망의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보은행은 자력생활로 자활력을 얻어 생활하여 감사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착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이를 덕으로써 보답하고, 불선을 저지르는 자는 하늘이 이를 화로써 갚는다"라 하였습니다. 만사만리의 근본인 이 몸을 보존하고 키워가는데 있어서 남에게 의뢰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해 가는 것이야말로 큰 보은행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은 열 가지 계문을 지킴으로써 선을 삼고, 열 가지 계문을 범함으로서 악을 삼나니, 몸으로 세 가지요 입으로 네 가지 마음으로 세 가지'라 하셨습니다. 몸과 입과 마음중 특히 입으로 짖는 죄업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상한 말들을 하여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게 하고,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대종사님께서는 "그 사람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곳에서라도 미워하고 욕하지 말라."하신 것은 그 기운이 상극의 씨가 묻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곳에서라도 칭찬하고 좋은 말을 한다면 상생의 씨가 묻혀 복을 받게 되는 이치가 있는 것입니다.마음으로 나만을 생각하기보다 남을 먼저 이롭게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나 중심의 이익추구가 아닌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의 이익중심이 아닌 상대의 이로움을 배려해주는 마음을 써야 하겠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내가 못 당할 일은 남도 못당하는 것이요, 내가 좋은 일은 남도 좋아하나니, 내 마음에 섭섭하거든 나는 남에게 그리말고, 내 마음에 만족하거든 나는 남에게 그리하라"하셨습니다. 마음씀의 자세를 자리이타심으로 고쳐나갈 때 밝은 사회, 상생의 사회는 이룩될 수 있을 것입니다.우리의 몸과 마음들은 항상 경계속에서 살기 때문에 잔고장들이 많습니다. 고장난다고 버리거나 혹은 고장난 줄도 모르고 살아 간다면 완전한 폐인이 되어 영생을 통해 죄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가끔 있어지는 우리의 몸과 입과 마음의 고장은 본래의 자성불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 여기고 고쳐 쓰기에 소홀함이 없다면 활불의 자비를 실현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형권(원불교 전북교구 사무국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8.02.28 23:02

남원 온누리신협·전주 인후신협 경영대상

남원 온누리신협(이사장 이석계)과 전주 인후신협(이사장 노혁)이 25일 오전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신협중앙회 전북지부(지부장 주진우) 2007년 사업평가에서 경영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사업평가회에는 권오만 신협중앙회 회장과 이종두 신협 전북협의회장 등 신협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2007년 사업 평가결과 경영 최우수상은 김제신협이, 경영 우수상은 새전주신협·상진신협·전주동부신협이 받았다. 온누리신협과 인후신협은 신협의 종합업적평가에서 평가항목 전 부문에 만점을 받았다. 특히 2년 연속 경영대상을 받은 온누리신협은 인근 조합의 흡수합병을 통한 적극적인 업무추진과 목표관리를 통해 자산이 806억원으로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 5억원을 달성했다. 인후신협은 체계적인 조합원 관리를 통해 자산 271억원에 당기순익 1억원을 달성해 경영대상을 받았다. 공제사업 부문에서는 고창신협 김종덕과장, 대건신협 하정주부장, 김제신협 김지훈대리와 구본근주임이, 온라인 및 제휴카드사업에서는 군산오룡신협 이기도과장과 한국노스케스코그신협 김구상무가 중앙회장상을 받았다. 또 새전주신협 김을수이사장, 상진신협 이헌호이사장, 삼천신협 윤형식상무, 중앙신협 신종철과장, 성가신협 최진호대리가 모범임직원상을 수상했다.한편 사업평가회에 참석한 권오만 중앙회장은 “지난해 전북지역 신협의 영업실적이 전국 하위였다”며 “올해는 적극적인 영업전략으로 성장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전북신협 총 자산은 2조240억원이며, 전년 마이너스 실적을 보였던 당기순익은 0원을 기록했다.

  • 지역일반
  • 은수정
  • 2008.02.27 23:02

[딱따구리] 합리적 방법 통한 선거를 - 강인석

전라북도생활체육협의회(이하 도생체협) 차기 회장 선출이 이사회 추천안의 대의원총회 부결이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이런 가운데 도생체협의 상급기관격인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이하 국체협) 이사회도 전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차기 회장을 단수 추천했다. 오는 29일 열리는 국체협 대의원총회 결과가 주목된다.국체협과 전국 16개 시·도 생체협의 회장 선출 규정은 ‘회장은 이사회가 추천한 자에 대하여 총회에서 선출한다’로 모두 똑같다. 그렇다면 올들어 실시된 다른 시·도 생체협의 회장 선출과정은 어땠을까.3파전으로 회장선거를 치른 강원은 선관위를 구성해 ‘이사회 과반 득표자를 후보로 추천한다’는 룰을 미리 정해 후보자 등록을 받았고, 이사회에서 정견을 발표한 뒤 투표로 단일 후보를 결정해 대의원총회에 추천했다. 탈락 후보들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것으로 전해졌다.충남은 이사회에서 회장 공개모집을 결정해 4명의 입후보자가 등록했고 회장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명(2명은 후보사퇴)이 대의원총회에 올려진 뒤 투표로 새 회장을 선출했다.경남은 전북과 마찬가지로 이사회에서 표결로 단수 추천안을 정한 뒤 2명의 후보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1명을 회장 후보로 대의원총회에 추천했고 총회에서 표결을 실시해 통과됐다.경쟁자없이 1명만 출마한 제주와 충북, 광주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을 추천했고 대의원총회에서도 만장일치로 새 회장이 선출됐다.선출방법이 어떻든 타 시·도가 별 문제없이 회장을 뽑은 것은 후보자들간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의원총회의 부결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도생체협 회장 선출과정이 논란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생체협은 차제에 다른 지역의 선례를 살펴 합리적인 회장 선출방법을 정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지역일반
  • 강인석
  • 2008.02.27 23:02

[그래픽으로 보는 오늘의 뉴스] 출생아 2년째 늘어...작년 49만 7000명

제3차 베이비붐 효과와 쌍춘년(雙春年), 황금돼지 해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늘어났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도 4년만에 10명을 넘어섰고, 여자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2005년 저점을 찍은 뒤 2년째 상승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총 출생아 수는 49만7천명으로 전년(45만2천명) 보다 4만5천명 증가했다. 이는 2006년(1만3천명)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출생아수는 1994년 72만9천명 이후 계속 줄어들다 '밀레니엄 베이비 붐'이 일었던 2000년 63만7천명으로 반짝 늘어났지만 다시 2001년 55만7천명, 2002년 49만5천명, 2003년 49만3천명, 2004년 47만6천명, 2005년 43만8천명 등으로 계속 감소했었다. 통계청은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사람의 자녀가 혼인.출산 연령기에 도달하면서 제3차 베이비붐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2006년은 입춘이 두 번 있어 결혼하면 좋다는 쌍춘년(雙春年)이었고, 지난해는 태어난 아기가 부자가 된다는 '황금돼지 해'라는 점이 출생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출생아 증가로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지난해 10.1명으로 2003년(10.2명) 이후 4년 만에 10명을 넘어섰다. 조출생률은 1999년 13.2명에서 2000년 13.4명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인 뒤 2001년 11.6명, 2002년 10.3명, 2003년 10.2명, 2004년 9.8명, 2005년 9.0명까지 하락했다가 2006년 9.2명, 지난해에는 10.1명으로 다시 2년 연속 증가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2005년 1.08명을 저점으로 2006년 1.13명, 지난해 1.26명으로 2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합계출산율이 2년 연속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일본(1.32명.2006년), 미국(2.10명.2006년), 영국(1.84명.2006년), 프랑스(1.96명.2007년), 독일(1.33명.2006년), 이탈리아(1.35명.2006년) 등보다 낮아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산한 여성의 평균출산연령은 30.6세로 전년에 비해 0.2세 높아졌고 10년 전인 1997년의 28.3세에 비해서는 2.3세 올라갔다. 이 중 첫째 아이를 낳은 연령은 29.4세로 전년보다 0.2세 늘었고 10년 전에 비해서는 2.5세 높아졌다. 출산연령이 올라가면서 지난해 30대 초반(30~34) 연령층의 출생아 수가 20만8천명으로 전년보다 1만8천명 늘면서 출생아 수 증가에 가장 많이 기여했다. 또 20대 초반(20~24)과 20대 후반(25~29) 연령층의 출생아 수는 그동안 감소세를 이어왔으나 전년에는 각각 1천명, 1만4천명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30대 초반의 출생이 전체 출생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9%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 후반(38.0%), 30대 후반(11.7%), 20대 초반(6.4%) 등이 뒤를 이었다. 1997년에는 20대 후반의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54.5%, 30대 초반은 22.3%였으나 10년 만에 20대 후반은 16.5%포인트 줄었고 30대 초반은 19.6%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첫째인 경우는 26만4천명으로 전년보다 13.3%(3만1천명)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둘째아의 증가율은 6.4%, 셋째아 이상의 증가율은 7.0%를 각각 기록했다. 아울러 전체 출생 가운데 첫째아의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53.5%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증가했으며 10년 전에 비해서는 5.1% 확대됐다. 반면 둘째아의 비중은 37.1%로 전년보다 1.4%포인트 줄었고 10년 전보다는 4.8%포인트 줄어 외동아들과 외동딸의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 후 2년이 되기 전에 첫째 아를 출산하는 비율은 2007년 72.9%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상승했다.

  • 지역일반
  • 연합
  • 2008.02.27 23:02

[이경한 교수의 미국교육 현장일기] 학교상담 시간과 공간 - 이경한

아이들이 이곳에서 학교생활을 한지도 한 달이 넘어섰다. 한국에서 학교에 잘 다니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고생이나 시키지 않는지, 수업은 잘 따라가는지, 친구들과 잘 사귀는지, 늘 걱정이다. 이런 저런 근심을 하던 차에 작은 아이가 학교의 상담주간이 시작됨을 알리는 소식지를 가져왔다. 학교는 교육청이 정한 상담주간이 시작되기 3주전부터 학부모에게 상담 일자를 정하도록 하였다. 상담일자의 결정은 주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다른 사람들과의 시간중복을 피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이곳 교육청의 상담주간은 3일간씩 연 2회 실시되고 있다. 상담시간은 이틀간은 오후와 저녁시간, 하루는 종일이다. 저녁시간의 상담은 일하는 학부모를 위한 배려이다. 교사와의 상담시간이 결정되면 학생들을 통하여 확정된 상담시간을 통지문으로 전해준다. 물론 이런 상담주간이 있더라도 학부모가 교사와의 상담을 원하는 경우, 약속을 한 후 언제든지 상담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상담주간을 통한 상담활동은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들의 학업활동을 서로 공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이해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상담은 학급담임제를 실시하는 초등학교는 담임교사, 그리고 여러 교실에서 이동수업이 이루어지는 중고등학교는 교과담당교사와 실시된다.교사와의 상담은 학부모의 주요관심사인 교과 성적과 학습 활동이 주를 이룬다. 중등학교의 경우 과목마다의 상담시간은 15분이며, 상담 장소는 교사의 수업교실이다. 교사는 주어진 시간대에 약속한 학생의 성적표와 참고자료를 미리 준비해두고서 상담에 임한다. 그러나 교사와의 상담이 모든 과목에 대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는 상담할 교사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과목은 우리의 국어 과목인 영어와 수학이다. 이 두 과목이 학생들의 성적과 미래 대학 진학에 가장 구속력이 큰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담주간 동안 영어와 수학교사는 많은 학부모와 반복적인 상담을 하느라 진땀을 뺀다.미국의 학교 상담이 상담주간에 맞추어서 반의무적으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이런 공식적인 기회는 학부모가 학교를 편하게 찾을 수 있게 하고 또 자녀의 학업을 이해하는데 최소한의 도움을 준다. 학부모는 상담을 하면서 자녀의 성적, 월반, 수준별 수업반 이동 등에 적극적인 이해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상담은 형식적인 측면이 있고 교사의 진지한 열정이 동반되지 않는 한 매너리즘에 빠진 습관적인 행위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교과상담 중심이어서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상담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의 상담은 학급담임 중심이어서 학생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에는 강점이 있으나 교과상담을 심층적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 상담이 보다 의미롭게 되기 위해서는 학급 담임교사와 교과 담임교사가 시간과 공간을 조절하여 함께 상담에 임하는 틀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자기계발을 통한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학부모도 자녀에 관한 정보와 요구사항을 교사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상담이 학부모와 교사가 자녀이자 제자에 관한 상호이해를 보다 많이 공유해 나가는 쌍방간의 대화의 장으로 진화해 나가길 바란다. /이경한(전주교대·美 메릴랜드대 연구교수)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8.02.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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