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소리축제 조직규모 축소해야 - 박종의
200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소리문화 예술축제다. 전통적 소리예술의 예도인 우리 전북의 자랑스러운 축제가 아닐 수 없으며, 이 소리 예술 축제는 전북도민들과 한국 국민들, 더 나아가서는 온 세계의 민족들에게 삶의 행복과 환희를 안겨주는 창조적이고 감동적인 상설 예술문화 축제인 것이다.그러기에 이 축제를 계획하고 주도하는 관계자들에게 필자는 아낌없는 갈채와 격려의 말씀을 보내면서, 앞으로의 ‘전주세계소리축제’공연 작품들이 유흥적 행사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보다 높은 예술적 수준과 다양한 소리 문화적 축제로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제언하는 바이다.‘전주세계소리축제’는 주제가 시사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교육적, 종교적 개념의 축제가 아닌,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소리를 순수하고 감동적인 예술적, 문화적 소리를 승화시켜 한국과 전주의 전통적인 소리뿐만이 아닌 온 세계의 소리 다시말하면 동서양의 소리를 접목시킨 소리 문화축제여야 할 것이다.또한 한국어의 소리를 ‘SORI’라는 영자로 표기한 것은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어떤 뜻으로 이해 할 것인지도 축제계획의 관계자들은 세심한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금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주에서 70여개의 소리작품공연이 펼쳐졌다. 그 작품들 중 한국의 전통음악작품이 70%인 50개 공연작품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국내의 8개 어린이 합창단, 2개의 성인 합창단, 그리고 해외에서 2개의 합창단과 베트남, 몽골, 멕시코 등에서 민속적 타악기 연주단과 그룹 밴드 등을 합쳐 20여개의 공연이 계획된 것은 너무도 편견에 치우친 동서양 소리예술의 불균형된 프로그램 편성인 것이다.물론 우리의 전통적 가락의 본 고장인 전주에서 개최되는 소리축제이기에 우리의 수준 높은 전통적인 소리가락을 온 세계인들에게 들려주어 우리소리예술의 우수성을 감동케하고 과시하는 목적도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라는 명칭의 소리축제이기에 우리 도민들과 국민들에게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이나 합창단의 신비스러운 하모니의 서양음악과 싸운드(Sound)와 화현을 소리문화전당에서 감상케 하여 삶의 행복과 영혼적인 감동으로 도민과 국민이 하나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사명도 매우 중요한 목적이기에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마땅히 동서양의 전통과 현대, 고급과 대중문화의 소리가 균형적으로 어우러진 축제가 되었어야 할 것이다.과다한 우리의 전통적 소리작품 공연에 치중된 프로그램 편성은 ‘세계소리 축제’라는 대의를 망각한 계획이었다. 해외의 소리단체 초청에서도 수준 높은 우리전통음악 단체에 못지않은, 명실 공히 세계 제일의 비엔나 필이나 뉴욕 필 등의 오케스트라, 그리고 독일 최고의 슈트트가르트 쳄버 합창단과 미국의 스윙글코랄, 영국의 로이얼 킹돔 콰이어 등을 초청하여, 우리고장의 전통적 소리예술단과 접목하는 창조적이고 수준 높은 소리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마음 문을 열고 축제의 계획단계부터 진행 전반에 걸쳐 전북 내 소리예술의 전문적인 인적자원과 국가적인 소리예술 단체들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전주세계소리축제’관리의 행정적, 재정적 효율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도민의 혈세로 매년 개최되는축제이기에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예산투자에 의한 소리축제의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결과성취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종의(군장대학교수·前 한국합창총연합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