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군산을 전북 서북권 의료 중심으로 - 김영곤
바야흐로 서해안 시대다. 중국 경제의 급격한 부상 등 국제적인 흐름이 그렇고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서해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기업들도 그들의 중심을 서서히 서해안 쪽으로 옮기고 있다. 이러한 서해안 시대의 중심에 ‘군산’이 자리 잡고 있다. 군산은 새만금 배후의 핵심 지역이다. 군산은 새만금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되든 최대 수혜지역이 될 것이다. 군산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크다. 울산, 거제 등지에 집중돼 있던 조선, 중공업 기업들이 군산지역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 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조선 관련 기업 외에도 두산인프라코어와 동양제철화학이 증설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라북도 전체 투자예정기업의 62% 정도가 군산 지역에만 쏠려있고, 최소 6,750여개 협력사 동반이전, 최대 1만개가량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럴 경우 근로자들의 소비효과만 연간 1,0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고 한다.군산이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늘어나는 기업 숫자만큼 인구 유입 효과가 클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군산지역의 의료 인프라다. 군산 지역에는 3차 의료기관이 없다. 자신이나 가족이 크게 아프면 전주든, 익산이든, 서울이든 지역을 떠나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업은 급하게 발전하는데 이를 만족시킬만한 의료 서비스는 제공되기 힘든 상황이다.군산은 전북의 산업 중심지로 커감과 동시에 전라북도 서북권을 대표하는 의료 중심지역으로 발전해야 한다. 군산의 입지 조건은 좋다. 단지 군산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 일부 지역과 김제, 부안까지 생활권으로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이 서북권 의료를 책임지는 지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군산지역 대표 공공의료기관인 군산의료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군산의료원이 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군산의료원이 대학병원 급의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전북지역 대표 공공의료기관인 전북대학교병원은 군산의료원과 파트너십을 통해 군산의료원을 서북권 대표 공공의료기관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전북대병원 우수한 교수진과 의료진의 출장 및 파견, 전속 진료를 통해 군산의료원의 진료 수준을 높이고, 군산 시민들에게 군산의료원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전북대병원 교수진 진료, 외래 및 응급진료체계 개선, 병원통합정보시스템 운영, 조달 시스템 개선, 부대사업 활성화 등 다양한 경영 혁신 프로그램은 군산의료원의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정상화와 더불어, 최근 의료진의 수준만큼 의료 장비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감안해 첨단 장비의 도입도 병행할 예정이다. 의료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봉사, 의료지원 확대 등 공공의료기관에 합당한 역할도 강화될 것이다. 도시 서민들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인 ‘관제 자혜의원’으로 함께 출발했던 두 병원이 먼 길을 돌아, 지역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한다는 같은 꿈을 꾸게 될 것이다.많은 군산시민들의 바람대로 군산지역에 산업 인프라뿐만 아니라 의료 인프라 등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반이 완벽하게 조성될 때 ‘미래지향적인 서해안지역 중심 도시’라는 군산의 꿈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김영곤(전북대학교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