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의료인 성지’ 만들자…“이영춘 · 이길여 박사 인술 · 봉사 정신 기려야”
(왼쪽부터)이영춘 박사, 이길여 박사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와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 선정된 가천 이길여 박사의 의료 봉사 정신을 담아 군산에 의료인 성지를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최근 열린 군산시의회 정례회에서 신영자 의원은 인술과 봉사로 유명한 이영춘 박사와 이길여 박사의 박애봉사애국 정신을 기리고,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적합한 부지에 성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신 의원은 이영춘이길여 박사는 국내 의료계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며 가난한 서민들의 눈물을 껴안고 박애와 봉사로 살아왔다면서 이들의 삶은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우리 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깨달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쌍천 이영춘 박사는 1903년 평안남도 용강군 태생으로 일제강점기 때부터 군산에서 인술로 민족 사랑의 꽃을 피웠다.
그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33세의 나이에 구마모토농장에 소속된 2만 명의 소작농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자혜진료소 의사로 부임, 식민지 약탈에 피폐해가는 동족의 아픔을 직접 치료했다.
또한 우리나라 양호교사제도와 민간의료보험 조합을 실시했으며, 해방 후에도 오직 농촌보건진료만을 인생의 목표로 삼아 자혜의원을 개정중앙병원으로 확장하고 개정간호대학을 설립했다.
그는 평생을 가난과 질병에 허덕이던 농민들을 위해 바쳤으며, 한국의 슈바이처, 농촌 의료 활동의 선구자, 농민의 성자로 불렸다.
특히 부인과 자녀에게 집 한 채 남기지 않을 정도로 무소유 삶을 실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천 이길여 박사는 1932년 군산시 대야면에서 태어났으며, 2012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 선정된 세계적 인물이다.
시골 소녀였던 그의 오늘에 있기까지 근저(根底)에는 봉사 및 박애 그리고 사람이 자산이고 희망이라는 인간 중심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가난 때문에 의대를 갈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입학금은 물론 등록금을 지원하고, 비빌 언덕을 만들어 주면서 의료인 양성에 주력해 왔다.
그는 가천대 길병원, 가천문화재단, 가천박물관,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가천 미추홀청소년봉사단을 설립했으며, 현재 경인일보 회장, 가천길재단 회장, 가천대 총장을 맡고 있다.
이길여 박사는 그동안 이룬 모든 것은 이웃과 환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니 이웃과 환자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면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들의 정신을 기려 군산에 의료인 성지를 조성하면 세계적 인물을 배출한 군산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의대생과 의료인 등 많은 사람이 군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