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23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55년만에 익산 귀환
국보 제123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가 55년만에 고향 익산의 품으로 돌아온다.
그간 국립전주박물관을 통해 보관전시되어 오다가 오는 10일 국립익산박물관 정식 개관에 맞춰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55년만의 귀환이다.
사리장엄구는 불탑에 사리를 봉안할 때 사용하는 용기, 공물, 공예품 등을 총칭한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는 1965년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국보 제289호)을 보수하기 위해 해체하던 중 발견됐다.
당시 청동주칠도금 사리내외함,금동여래입상, 청동요령, 향류, 녹색의 유리사리병, 은제도금 금강경판 등 백제에서 통일 신라까지 아우르는 고려시대의 유물을 대량으로 쏟아냈다.
기단부 윗면에 品(품)자형으로 뚫린 3개의 구멍 중 동쪽에서는 광배와 대좌를 갖추고 있는 금동여래입상 1구와 불교의식 때 흔들어 소리를 내던 청동요령 1개가 있었고, 북쪽 구멍에서는 향류가 있었다.
또 다른 구멍은 비어 있었다.
1층 지붕돌 윗면 중앙에 뚫려 있는 2개의 구멍에는 연꽃 봉오리 모양의 마개가 덮여 있는 녹색의 유리사리병과 금강경의 내용을 19장의 금판에 새겨 책처럼 2개의 금줄로 묶은 은제도금 금강경판이 각각 들어있었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는 발견된 이듬해인 1966년 7월 국보 제123호로 일괄 지정됐다.
사리장엄구 중 녹색 유리병과 금제 연화문받침, 그것을 담고 있는 금제 사리내합은 사리를 봉안하는 장엄구 일괄품으로,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특히 금강경판으로 불리는 유물은 다른 곳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희귀한 자료였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 유물에 대해 깨끗하고 눈부신 19매의 금판은 유례없이 정교한 타출(打出)기법을 보여주어 우리나라 공예사 연구에 새로운 기점이 되고, 인쇄 문화의 새로운 연구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금강경판 복원 실험 결과 원판에 경전의 글자를 반대로 새긴 후 원판 위에 은판을 놓고 망치로 두드려 글자를 양출(陽出)시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원판이 상하지 않는 한 여러 개의 복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한편,국립익산박물관은 오는 10일 공식개관을 기념해 11일부터 익산백제실에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에 대한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