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작은 것의 힘 - 양평식
작은 것이 어떻게 큰 것을 이길 수 있을까? 덩치 큰 대상을 이길 수 있는 여건을 갖추면 된다. 먼저 “스피드”라고 본다. 가볍고 자유로워 환경에 빨리 순기능적 대응을 하면 된다.칭기즈칸은 13세기에 100여만명 인구로 1억여명 인구를 지배했는데, 그 비결은 인류역사상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군대다. 20만 기마병은 4,000km를 10일에 주파했는데, 그 여건을 보면 기마병 1인당 5마리 말이 배당되어 항상 새말을 이용할 수 있었고, “보르츠”라는 물에 불려서 먹는 양고기가루를 1인당 10kg씩 배급하였는데 이는 1년 식량이다. 기민하게 이동해야 했던 시절에 이보다 좋은 교통수단과 식량은 없었다.그렇다면 스피드의 산업적 가치는 어떠한가? S전자의 경우 ‘06년에 개발한 40나노급 32기가비트 낸드플래시의 경우 8기가바이트로 출시할 경우 개당 150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제품의 제조원가는 10%미만이고, 30%미만인 R&D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익이다. 이것이 스피드가치일 것이다. 둘째 작은 것의 또 하나 원동력은 “네트워크”다. 몽골군은 점령지역 40km마다 역을 두고 말과 식량 및 파발꾼을 두어 수백km 전방에서 발생된 정보가 쉽게 최상층부에 전달될 수 있었다. 기업조직에도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생명수다. 게임업체 넥슨의 경우 그간의 독자 또는 1:1게임방식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여러 명이 동시에 할 수 있는 “ 바람의 나라”를 개발해 10만여 명이 접속하는 인기를 끌었고 그 후 한게임, 리니지등 히트작품이 개발되면서 한국을 게임중심국으로 키웠다.셋째 “소프트파워”라고 본다. 디자인, 이미지, 콘텐츠등과 같은 소프트파워는 아이디어가 많고 학습속도가 빠른 소 조직에서 더 창발한다. 1인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 ‘해리포터’는 영국경제에 연60억 달러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추산한다.쿠쿠밥솥은 큰 조직이 추진하기 힘든 디자인혁신, 서비스혁신 등을 통해 내로라하는 업체위에 우뚝 섰다. 신세계에서는 소비자 이익실현을 위해 ‘작지만 강한점포 육성에 주력할 것’을 피력했으며,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 슈렘프는 ‘전세계자동차 중 6개사와 포르쉐가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예견하고 있는데 포르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자동차회사이나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간판만 따라가서는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없는 시대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연봉이 반드시 많은 것도 아니고 복지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 우리경제는 성숙해가면서 작고 탄탄한 기업이 많아졌다. 그런 기업은 대기업보다 낫다고 본다. 직장을 구할 때 분야별로 접근하면 남들이 잘 모르는 ‘보석’을 찾을 수도 있다. 직원70여명이 연매출 1조원을 올리고 있는 해운사가 있다. 그리고 40년 전 100대기업 중 현존기업은 12개뿐이고, 세계 100대 기업 중 100년 이상 생존한 기업은 17개뿐이라는 통계를 접해볼 때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에 자신을 투자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기업에 입사하여 조기에 퇴사하기 보다는 비록 복리후생수준이 약간 낮더라도 미래의 시장성이 높고 경영철학이 깊은 중소기업사장님을 모시고 자기계발과 회사발전에 전력투구해 50대에 별을 단다면 성공하는 직장이 아닐까? /양평식(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