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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수도권 과밀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은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세계적으로 가장 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나라의 전체 인구 대비 수도권 지역의 인구비율은 각각 32.6%, 18.7%, 12.2%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그런데도 수도권 집중이 심화돼 삶의 질이 떨어지고 국가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아우성이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비율은 무려 48%에 이른다. 지금처럼 인구유입이 가속화될 경우 2010년이면 50%를 상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인재의 수도권 유출이다. 지방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인재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구조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구 뿐만이 아니다. 총량경제력에서도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금융거래와 조세수입의 70%가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100대 대기업 본사의 91%, 공공기관의 84%, 10대 명문대학의 80%, 벤처기업의 77%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젠 환자들까지 서울로 옮겨가고 있다. 한해에 6만여명이 수도권 병원을 찾고 있으니 의료보건 분야도 불균형이 심각한 양상이다. 수도권 과밀화는 주택 및 땅값 상승, 교통문제,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적 비용 증대를 초래한다. 성경륭 균발위원장의 지적대로 수도권 집중은 집적의 효과보다는 더 많은 과밀의 비용이 초래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마당에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수도론’을 들고 나와 수도권과 지방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을 한 권역으로 묶어 공동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수도권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상하이· 동경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글쎄, 그럴까? 공룡처럼 비대해진 수도권이 아직도 배가 고픈 모양이다. 형해화된 지방을 얼마나 더 먹여 삼켜야 만족한단 말인가. 그러다간 괴물이 되고 말 것이다. 수도권 규제를 푼다면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켜 나라 전체를 불황의 늪으로 밀어넣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방은 지금 생존이냐 해체냐의 기로에 있다. 규제완화를 얘기할 게 아니라 성장동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게 순서다. 수도권은 질적인 성장, 지방은 양적인 성장에 비중을 두는 게 상생하는 길이 아닐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07 23:02

[세상만사] 선과 정치 - 조상진

“아침을 먹고 나면 바삐 화장실에 다녀와서 바로 앉아야 했고, 차를 마신다든가 개인적인 휴식을 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잠깐 마음을 놓는 사이 어김없이 장군죽비가 날아왔다. 죽비를 한대 맞자 오기가 났다. 반쯤 감긴 두눈을 얼음 물로 세수해 뜨게 만들었다. 녹초가 된 몸에 차가운 얼음이 닿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현성스님이 지난해 펴낸 ‘동안거(冬安居)’라는 산문집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책은 스님이 전남 담양의 백양사 선방 운문암에서 동안거를 치른 뒤 수행체험을 기록한 것이다. 알다시피 동안거는 스님들이 겨울 90일(음력 10월 15일-1월 15일)간 집중적으로 참선수행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하안거(夏安居)와 함께 선종 색채가 강한 한국불교의 오랜 전통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90여 개 사찰 선원에선 2200여 명의 스님들이 하루 10시간 이상 용맹정진 중이다. 결가부좌를 튼채 화두 하나를 붙잡고 자성(自性·자기의 본래 성품, 즉 부처)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스님들이 1년에 두번씩 혹독하리 만큼 어려운 참선에 들어가는 이유는 뭘까. 도대체 선의 세계가 뭐 길래 고행을 자초하는 것일까.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꽃을 피운 불교의 선 수행은 인간과 우주의 근본실체를 찾는 것이다. 좌선(坐禪) 등 심신의 수련과정을 통해 근본 실체를 깨닫게 되면 인간은 생사(生死)를 초월하게 된다. 나아가 모든 우주의 원리를 체득하게 되어 자유자재로 행동할 수 있다. 우주와 인간의 심신이 하나로 통일되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경지에 이르는 길은 우주에 있는 것도 아니요 불법(佛法)에 있는 것도 아니다. 내 마음의 실체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선이 추구하는 바다. 이는 철학이나 논리나 직관과는 다른 선수행의 체험에서 오는 ‘깨달음’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이른바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 그것이다. 경전문구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본래의 성품이 불성(佛性)임을 깨우쳐 아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가 45년 설법후 열반에 들면서 “나는 한 마디도 한 바가 없다”고 한 것이 그러한 경지가 아닐까 싶다. 선은 한마디로 마음공부다. 마음공부를 통해 ‘참 나(眞我)’를 깨닫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마음을 비우는데서 출발한다. 즉 무심(無心)이어야 한다. 중국의 4대 선문중 하나를 이끈 황벽선사는 ‘전심법요(傳心法要)’에서 “무심이란 일체의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주관도 없고 방향도 장소도 없으며 모양도 없고 얻고 잃음도 없다”고 했다.요즘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여당은 탈당과 분당으로 아우성이고, 야당 또한 내연(內燃) 중이다.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열린우리당의 맹세는 간 곳이 없고 서로 상대방 탓만 하고 있다. 꼭 침몰하는 난파선을 보는 것 같다. 그 배에서 서로 뛰어 내리려는 쥐떼들 몰골이다. 대권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한나라당은 비교적 여유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줄서기가 한창이고 자질검증에서 정체성 공방까지 분화조짐도 엿보인다. 모두가 제 욕심 채우기에 급급하다. 정치인에게 무심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선문답일까./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07 23:02

[딱따구리] 주민여론 무시한 기업유치

자치단체가 앞다퉈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기업 유치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고, 재정자립도 또한 높이는 '일석삼조'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고창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굵직굵직한 기업 유치에 성공했고, 그 결과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선정됐다. 올해도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를 유치가 성사 직전이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이 하소연을 한다. 타 자치단체와 투자의향서를 교환한 기업을 어렵게 유치했는데 주민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무산될까 걱정이라는 것이다. 기업을 유치하면 더불어 잘 살수 있는데다, 이 기업은 도계장 운영에서 상위등급을 받은 업체여서 환경오염 걱정도 없을텐데 왜 주민들이 반대하는 걸까?그건 바로 고창군이 기업유치 사실을 주민들도 모르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마을 뒤편에 공장이 들어선다는 말을 들은 주민들은 '뒤통수 맞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공장유치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부터 공청회에 이르기까지 단 한차례도 의견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은 '밀실행정'이라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자치단체간 경쟁이 심해 007 비밀작전을 방불케 하는 기업유치활동의 특성상 고창군이 은밀하게 추진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투명하게 진행했다면 주민들의 반대로 기업 유치가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하는 공무원의 볼멘 목소리는 없었을 것이다.기업 유치는 기업과 지역민, 군 모두가 잘살아보자고 하는 일이다. 주민을 위한 행정활동인 셈이다. 그렇다면 주민의 의견을 살피면서 기업유치활동에 나서는 게 순서가 아닐까? 기업 유치와 주민의 삶을 공생케 하는 고창군의 행정력이 아쉽다.

  • 지역일반
  • 임용묵
  • 2007.02.07 23:02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의연하게 겨울바람 맞고 서 있는 소나무같은 선생님 그리며

의연하게 겨울바람 맞고 서 있는 소나무같은 선생님을 그리며모처럼 효자공원을 찾았습니다. 솔방울 단추를 여미며 의연하게 겨울바람을 맞고 있는 소나무를 바라봅니다. 문득 선생님 모습이 떠오르네요. 조금 차가운 듯 보이지만 큰오빠처럼 마음이 따뜻하고 곧은 분이었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이원수, 윤석중, 정채봉 선생님이랑 오순도순 동화, 동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온몸을 던져 문학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셨던 선생님.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선생님이 계셨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제가 대학 강의를 나가자 선생님은 “이 땅에 동화 작가 한 사람 죽었다”고 안타까워 하셨다지요. 그 말씀이 자꾸 여울져 가슴을 적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사람은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던 선생님. 어린왕자는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저에게 겨울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를 존중하며 바라봐 주는 겨울소나무 같은 눈길이 있기 때문이지요. 청아한 그리움의 씨앗이 있기 때문이지요. 겨울 소나무처럼 당당하셨던 선생님 모습이 새삼 그립습니다./김자연(아동문학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07 23:02

[열린마당] 노송천에 맑은 물과 새 생명을 - 라민섭

노송천 물길을 열자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도심 한복판의 낡은 도로가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로 변신한다고 생각하니 기대가 앞서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청계천 복원 사업은 생활의 편익만을 위해 하천을 복개하던 시대가 마무리되었음을 알리는 듯하다. 더군다나 전주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쉬리가 사는 도심하천’ 복원에 성공한 경험을 가진 우리 시로서는 당연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전주시는 깨끗하고 살기좋은 푸른 환경 도시 만들기 사업에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생태 환경의 보전, 자연친화형 시민휴식 공간의 조성, 나무심기와 숲조성 등을 통해 시민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결국 노송천의 복원은 전주시가 맑고 푸른 환경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략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노송천 복원 사업은 중앙시장의 일부 복개구간(바보신발집~한양예식장 200m구간)이 노후되어,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구간을 원래의 하천으로 복원하자는 취지에서 검토됐다. 추가적으로 전주시청을 가로 질러 묻혀 있는 구간(약 100m)도 복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관계기관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아중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나 지방환경청, 전북도청에서도 사업비 지원가능성을 확인했고, 지역의 환경단체들 또한 긍정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노송천 복원사업의 성패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전주시는 지역주민이 동참하는 민·관공동사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얼마전 인근 시장 상인 및 주민들이 참여한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며 앞으로도 여러 차례의 주민설명회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함께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노송천의 복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다. 먼저 하수구나 다름없는 공간을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점이 하나이고 도심의 열섬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날로 공동화되어 가고 있는 구도심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송천이 어떤 하천이었던가? 전주의 주봉인 기린봉으로부터 흘러나와 한 때는 잘 나갔던 풍남동과 노송동, 옛날의 전주역인 시청과 중앙시장을 가로질러 전주천으로 이어지던 물줄기가 아니던가. 바로 전주 구도심의 영화를 함께 해 오던 하천이었다. 또한 남고생과 여고생들의 통학로였고, 풋사랑과 몰래 건내던 연애편지의 추억들도 함께 했던 곳이었다. 그렇게 시민들과 함께 해오던 노송천이 70년대 이후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집집마다 쏟아져 나오는 생활하수로 오염되고, 해충과 악취로 인해 결국은 하수구로 어둠에 갇히게 된 것이다. 이제 다시 도심 한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물가를 거닐 시민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설렘을 느낀다. 무엇보다 노송천의 복원은 천년 전주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다. 노송천의 맑은 물과 새생명은 천년 전주의 혈맥을 이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라민섭(전주시 교통국장)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07 23:02

청소년에 큰 뜻 격려...소충사선문화제 양영두위원장 장학활동

“작은 상이지만 받는 학생들에 자신감을 심어주고 아울러 성장하면서 큰 뜻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키 위해 시작했습니다”.임실군에 소재한 학교 졸업식장에 올해로 20년째 장학활동을 펼쳐온 소충사선문화제전위 양영두 위원장의 소감이다.6일 오수중을 시작으로, 오는 17일 청웅초등의 졸업식까지 관내 27개 초·중·고를 찾으며 학생들을 격려하는 그의 열정은고향사랑 정신에서 비롯됐다.“어린 청소년들에 상은 여러부문에서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그는“공부는 못해도 장점을 찾아 상을 주려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양위원장의 이같은 뜻은 지역에서 상을 주는 개인이나 단체가 많을수록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도 항상 고향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당시 소년이었던 학생들이 지금은 40대에 접어들고 있다”며“길을 가다가 낮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해오면 장학금을 받은 사람”이라고 흐믓해 했다.처음에는 학생들에 장학금과 부상을 주었지만 지금은 옥편과 영한사전, 고사성어집 등 사회 진출에 유용한 학용품으로 대체됐다.“정치인인 까닭에 한때는 선거법으로 고발도 당했다”는 양위원장은“진실은 밝혀졌지만 학생들만은 나의 본심을 알아주는 것 같다”며 마음을 달랬다.이번에 양위원장의 상을 받는 학생은 모두 104명으로, 지난 세월을 모두 합치면 2000여명이 그의 손길을 거쳐간 셈이다.“고향을 위한 개인적인 장학회 설립이 나의 꿈”이라는 양위원장은“생을 마칠때까지 고향과 청소년을 위해 변함없이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 지역일반
  • 박정우
  • 2007.02.06 23:02

[오목대] 사랑의 조건

지난 달 20일부터 적십자 회비 모금이 시작되었다. ‘모금’이라 함은 자발적인 성격이기 때문일 것이다. 적십자 회비의 납부는 본래부터 자발성에 기초하였지만 굳이 자발적인 성격임을 밝히는 연유는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했던 과거를 염두해 둔 까닭이다. 그래서 적십자 회비의 납부가 다분히 강제적인 분위기였던 시절에 비해서 근래의 적십자 회비 납부율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에 더해서 북한에 지원하는 쌀 등의 물자가 자신들이 낸 적십자 회비로 마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더해서 가뜩이나 어려운 적십자사의 재정을 더 조이고 있는 형편이다.인도적인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적십자사’라는 명칭은 종교적인 배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슬람권에서는 ‘적십자사’라는 명칭대신 ‘적신월사(赤新月社. Red Crescent Society)’라고 부르지만 하는 일은 같다. 1876년 러시아와 전쟁을 할 당시 오토만제국의 ‘오토만 부상자 구호협회’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서 적십자 표장대신 붉은 초등달 즉 적신월(赤新月)을 사용했고 이스라엘은 아랍국들의 반대와 자체적인 종교 문제로 가입이 미뤄지다가 60여 년만인 2005년에야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원했던 표장 ‘마겐 다비스 아돔’(다윗의 붉은 벌)대신 ‘적수정(水晶)’이 세 번째 표장으로 승인되었다.이렇듯 인도주의적인 취지에서 출발하여 활동한다 하더라도 종교와 정치 등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십자 회비 납부에 관한 국민들의 생각이 그리 넘친다고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적십자운동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그 근본적인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1859년 6월24일 사업상의 문제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평원의 솔페리노 지방을 지나던 앙리 뒤낭(Henry Dunant)은 워터루 전쟁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솔페리노전투를 경함하게 된다. 4만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이 전장에서 그는 카스틸료네 마을에서 부상병을 만나 구조활동을 한다. 이 경험으로 뒤낭은 국제사회에 용도폐기된 장난감처럼 버려진 부상병들을 돌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책 ‘솔페리노의 회상(A memory of Solferino)’을 출판하여 유럽사회에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켜 지금의 적십자사가 탄생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에는 조건을 달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2.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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