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전북 혁신도시 건설 성공위한 과제 - 채병선
지난 9일 전북도청에서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전북혁신도시 토지이용구상 최종안에 대한 보고와 지역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있었다. 이해 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지만 개발방향과 토지이용구상의 큰 틀에서 합의안이 마련됨으로써 혁신도시의 건설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도시 도입과정에서부터 참여해온 필자는 많은 분들에게 혁신도시를 추진하게 된 의미와 배경, 정책목표 등의 정보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사람들에게는 혁신도시라는 명칭이 낯설고, 새로운 도시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각 도시에서 시행되었던 택지개발이나 신도시건설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연구소·대학·기업 등의 긴밀한 협력과 수준 높은 정주환경을 갖추는 미래형 도시라는 점에서 외국의 Science Park, Techno-park(과학기술도시)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특히, 전북혁신도시는 농업생명과 관련된 연구와 산업을 육성하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중심도시로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전북 혁신도시가 여타 혁신도시보다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농업지원기능군에 속하는 기관들은 지역 전략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고, 국토개발기능 기관들은 새만금 사업 등 대형프로젝트의 추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의 이전 자체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으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정부기관 이전과 더불어 수도권의 많은 기업과 산업이 동반 이전되도록 해야 한다. 관련대상기관을 통한 홍보와 기반시설(사무소, 도로, 공항, 산업단지 등)을 면밀하게 준비해 나아가야 한다. 둘째, 지역의 기업과 산업, 연구기관이 이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역량을 키워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전기관과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자치단체 등이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소와 시스템, 인력수급대책을 마련해 나아가야 한다. 셋째, 이들 혁신주체들에게 제공할 기업활동 지원체계 구축, 행정적·재정적 및 제도적 지원, 교류와 협력 및 상호학습에 필요한 혁신지원 시설 정비 등 혁신활동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훌륭한 인재들이 지역 내에서 연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은 혁신도시성공의 기본요건이다. 이와 더불어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테마와 개성을 가진 도시, 누구나 살고 싶은 친환경 전원도시, 문화와 첨단기능이 조화되는 문화·정보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혁신도시 건설과 새만금 사업은 전라북도에 21세기 환황해권 전진기지로 발돋움할 단초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 농촌진흥청과 산하기관을 기반으로 하는 농생명 클러스터 구축과 이를 통한 성공적인 혁신도시 건설은 이제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명제이다. 그동안 8개월에 걸쳐 많은 토론과 협의를 통해 혁신도시에 대한 토지이용구상(안)이 마련된 만큼 이제부터는 지자체, 지역주민, 이전기관, 시행자, 관계 전문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성공적인 혁신도시 건설에 중지를 모아야 하겠다. /채병선(전북대 공과대학 건축도시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