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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구부러진 소나무가 아닌 넌 반듯한 재목이었단다

막내야! 세포를 비집고 꽂혀오는 햇볕이 고추잠자리, 밀잠자리 날개로 실어온 가을바람과 더불어 지금쯤 우뱅이 고향집 툇마루를 기웃거리고 있겠지? 아버님 어머님 먼 길 떠나시던 날 상여의 긴 행렬 속에서 그리도 섧게 울던 네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지난 봄 우리형제가 다시 모셨던 부모님 산소를 찾아 간다 하면서도 아직 발을 떼지 못하는 게으른 형이 부끄럽기만 하다. 고향을 지키겠노라고 서울에서 수십 년 다니던 직장을 지방으로 옮겨가면서까지 내려온 동생과 제수씨에겐 더 말할 나위도 없고 늘 가슴 한 구석에 무거운 돌을 얹고 사는 것 같아 편하지가 않구나.옛말에 구부러진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는데 우리 동생은 국가공무원으로서 수십년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던 반듯하기만 한 재목이 아니던가!자랑스럽고도 고마운 막내야! 이번 추석엔 세월의 바람이 곁에 머물렀던 인간들과 사물들을 싸안고 공간으로 스러져버리고 마는 그 뼈시린 허망함을 선영들의 묘 자락에서나마 다독여보고 싶구나.언제나 생각이 짧고 못난 형들은 네게 한없는 박수를 보내며 이 가을 고향의 따사로운 햇살이 가정에 환하게 머물러 있길 기원한다./심재기(시인·전주서곡초 교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9.21 23:02

[오목대] 실크로드

우리 전북 부안에서 만들어졌던 고려청자가 실크 로드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에까지 전파되었다는 새로운 사실은 우리 선조들이 우리가 생각했던 이상의 열린 공간속에서 삶을 자유롭게 이어 갔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우리가 만든 도자기들을 유럽까지 운반케한 실크로드(Silk Road)는 독일의 지리학자였던 리히트호벤이라는 사람이 독일어로 Seidenstrassen(絹街道: 비단길)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데서 나온말이다. 이길을 통해 고대 중국의 주특산물 이었던 비단이 서쪽으로 운반되었던데서 우리말로는 비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중국 한(漢)나라 시대에 타림분지 주변의 오아시스를 지나서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과 서방을 연결하고 있었던 길을 가르키는데 동서(東西)교통로라는 뜻으로 확대해석하여 서아시아에서 로마에 이르는 길과 스텝을 지나는 길(초원길)과 해상교통로 (바딧길)까지 이안에 포함시킨다. 서남 아시아에서는 이미 B C 6세기에 페르시아의 아케메네스 왕조가 동쪽은 서투르키스탄에서 서쪽은 소아시아 반도에 이르는 영역을 지배하였고 B C 4세기 무렵에는 알랙산드로스 대왕이 지중해 동부에서 인더스강까지 지배하는등 일찍부터 정치적 통일과 함께 서남아시아라는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 실크로드 (비단길)는 중국 사서(史書)에 정식으로 기록되기 이전부터도 통하고 있었다. 서방과 정식으로 교통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한무제(漢武帝)의 명령에 의해 장건이라는 사람이 중앙 아시아에 파견된 뒤부터였다. 그의 여행을 계기로 서역(西域)이라는 중앙 아시아 여려 나라와 국교가 열리게 되었다.또 여행가 마르코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의 많은 부분이 실크로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에서는 비단 ,주철 기술 ,양잠, 제지법, 화법등이 서방으로 전해졌고 서쪽으로부터는 포도 석류, 비파, 무용, 요술,을 비롯하여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신라에까지 전해졌다는 네스토리우수파,불교가 전해졌다. 이처럼 실크로드는 세계 최고문화의 용접지대였다.부안에서 생산했던 도자기가 이 실크로드를 타고 유럽에까지 전해졌다는 것이 다시한번 감회를 새롭게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9.20 23:02

[명상칼럼] 느림의 미학 - 강숙원

산책길에서 만난 숲속의 노란 마타리꽃이 그리움을 간직한 이처럼 긴 목을 하늘거립니다. 가녀린 꽃 대궁으로 비바람을 용캐도 견뎌낸 모습이 짠하고 대견합니다. 이 산중에도 성난 파도처럼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휘몰아쳐갔습니다. 한창 곱게 익어가야 할 곡식과 열매들은 무참히 꺾이고 쓰러졌습니다. 무며 배추 등 텃밭에서 이제 막 예쁜 떡잎을 달고 나온 가을 채소들도 앙상하게 여린 뿌리를 드러낸 채 떨고 있습니다. 식구들은 벌써부터 올 겨울 김장을 담글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여간 걱정이 아닙니다. 점점 기상이변이 심각해지고 있는 이 심상찮은 조짐은 지금 천지가 몹시 앓고 있다는 증거일 터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온 지구별의 기상이변과 생태계의 변화는 인간의 멈출 줄 모르는 오만과 욕망이 불러온 재앙의 시작이라고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개발논리로 자연을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정복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가속도를 내며 더욱 빠르게 질주하고 있습니다. 인류문명은 선과 악의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입니다. 인간의 욕망이 이룬 문명의 쾌거는 오늘날 물질의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오히려 인간을 물질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독이 되고 있음입니다. 산업화 이후,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그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의 삶은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잠을 줄이고 앞만 보며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행복은 늘 저 만치 달아나고 기계로 전락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문명의 속도는 우리의 희망과 행복을 약속하는 보증수표가 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속도의 공격성과 파괴력 앞에서 자연은 물론 인간의 자아가 해체되고 삶의 여유와 즐거움은 실종되어버립니다. 어쩌다 차를 몰고 나가면 하루가 다르게 새로 생겨나는 길들을 헤매며 주춤거리는 뒤로 무섭게 경적을 울려대는 이 사회의 조급함이 두렵기까지 합니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어느 순간 앞서 주춤거리는 차를 향해 단 일초도 기다리지 못하고 경적을 울려대는 내 모습입니다. 속도가 지배하는 사회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히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슬로푸드"니 "슬로디자인" "슬로시티" 등 이 시대의 의식주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오래 전에 폐기처분 되었던 '느림의 미학' 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고용안정이나 승진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되며, 근면성실을 미덕으로 여기던 시대와는 달리 여유와 휴식을 통해 창조적인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삶의 질주보다는 '느림'이 절실해지고 있는 것일 터입니다. 이 산골엔 종종 속도의 경쟁에 지쳐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모두 삶의 기어를 저속으로 줄이고 물질의 풍요보다 마음의 여유를 원합니다. 모든 것이 불편하고 느린 이곳에서 그들은 휴식과 내면의 고요를 체험하며 진정한 삶의 대안을 모색합니다. 그러나 고속열차에서 내리는 일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은 듯합니다. "조급해 하지 마세요. 당신이 갈 수 있는 거기까지가 길이지요. 천천히 당신의 길을 가세요" 판화가 이철수님의 '당신의 길'이 오늘 우리의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강숙원(원불교 변산 원광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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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9.20 23:02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그대 마음 광장에 앉아 쉬면 천국의 햇살 좋은 뜰 같았네.

별이 할미.내 난이 열 살적에 그대가 태어나 세월로 따지자면 아득히 먼 거리지만 연륜을 뛰어 넘은 내 마음 평상에 우리는 나란히 앉아 마음 나누는 벗이 되었지.늦은 나이에 손자를 돌봐야 하는 나에게 행여 끼니나 거르지 않을까 잊지 않고 따뜻한 밥을 챙겨 먹이던 그대, 이웃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려 깊은 그 마음 광장에 앉아 쉬노라면 작은 천국의 햇살 좋은 뜰처럼 그대 품이 따사로웠네.어른 모시고 아랫자리 층층한 가족들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가정의 평화를 위해 헌신 했던 그대, 새벽에 눈 뜨면 한 밤이 되어서야 고단한 육신을 누일 수 있었던 그대가 얼마나 그 가정에 소중한 사람이었는가를 다시 한번 알아질 것 같네.돌덩이 아니고야 지탱할 수 없었던 그대 건강의 적신호를 바라보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내가 고단할 때 가슴 허전할 때 늘 벗이 되어 주었던 사람아!텅 빈 시장 광장 유모차를 끌고 몇 바퀴를 돌아도 쾌유되지 않은 그대 그림자는 만날 수 없었지. 금방이라도 식당 문을 열고 나와 하윤이를 부를 것 같아 뒤돌아 보면 그리움이 되어 펄럭이는 그대 마음의 손짓뿐.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시게 사무치게 보고 싶네./신영자(시인)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9.20 23:02

[딱따구리]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

도내에서 처음으로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들에게 반납한 ‘장수중’ 사례는 앞으로 도내에서 얼마든지 제2, 제3의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지난달 22일 이 학교 31명의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지원비 납부 거부와 자동이체 해제를 서면으로 제출했으나 학교측은 며칠 뒤 학부모 계좌(=스쿨뱅킹)에서 이를 인출했다.이에 해당 학부모들과 운영비폐지를 위한 전북운동본부는 학교장 면담, 성명 발표 등을 통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며 반환을 강력 촉구했고, 학교측은 결국 반납했으나 문제는 지금부터다.학교측은 운영비가 없으면 당장 원활한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교직원 수당과 실험실습비 등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다른 학교에서도 반납 압력이 더욱 거세질게 분명하다.더 큰 우려는 교육현장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바로 엊그제까지 머리를 맞대고 학력신장과 좋은 환경 만들기에 골몰하던 학교측과 학부모들 사이에 감정이 생길 소지가 큰 때문이다.해법은 도교육청이나 교육인적자원부가 당장 나서서 장단기적 청사진을 제시해야만 한다.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사항인 만큼 알아서 하라는 식의 방관자적 해법보다는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관련 협의체라도 구성해야 한다.도내 5만2680명의 중학생이 연간 납부하는 학교운영지원비는 총 81억1000만원이며 이중 읍면단위 학생은 9970명으로 15억원에 불과하다.예산확보나 교육인적자원부와의 조율이 필요하지만 이젠 도교육청 차원의 깊은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 지역일반
  • 위병기
  • 2007.09.20 23:02

"동학농민혁명 드라마 만들 것" 윤흥식 KBS전주방송총국장 이임

"생각보다 많이 못하고 고향을 떠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KBS전주방송총국 이전 공사 시작을 보고 갔으면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요. 또 내년이면 정년을 하기 때문에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니 서글프기도 합니다." 지난 2005년 4월부터 KBS 전주방송총국장을 맡았던 윤흥식씨(57)가 전주를 떠난다. 부임 2년 6개월만에 서울 본사 심의실로 자리를 옮기는 것. 그는 KBS 전주방송에서 일하는 동안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중국과 문화 교류를 활성화한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광서TV, 산둥TV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과 광서성 산하 유주시에 어린이KBS유주희망학교를 개교한 것이 대표적이죠." 임기동안 이뤄놓은 것도 있지만 아쉬움으로 남는 것도 많다고 얘기하는 윤흥식 전 총국장.지난 2005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 방송이 대표적이다."2005년 장마철 수해는 64년만의 기록적인 폭우 때문이었습니다. 전북도 큰 피해를 입었죠. 좋은 예측장비를 갖춰 철저하고 빠른 방송을 했다면 많은 도움이 됐을 거예요."윤 전 총국장이 이렇게 아쉬움만 남기도 떠나는 것은 아니다. 고향을 떠난다 하더라도 KBS한국방송에서 전북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계속할 생각이다. 특히 전북에서 일어났다고 할 수 있는 '동학농민운동'을 새롭게 조명한 드라마를 제작하려 한다."총국장으로 일하면서 동학농민운동을 알리는 드라마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를 섭외하고 올 5월부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에 올라가더라도 전북을 계속 알릴 계획입니다."윤 전 총국장은 군산 출신으로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동양방송(TBC) PD로 입사해 80년 KBS로 자리를 옮긴 후 춘천방송총국 제작부장, TV본부 드라마제작국장 등을 역임했다.

  • 지역일반
  • 이덕춘
  • 2007.09.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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