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익산발전 위한 '제3의 길'을 위하여 - 김연근
‘제3의 길’은 1990년대 중반 정치·경제적 위기에 빠진 영국이 새롭게 제창한 새로운 시대정신이다. 제3의 길은 사회주의와 시장경제의 양축으로 나뉘어진 세계 경제의 갈래를 통합한 실용주의적 중도노선으로 소개되었다. 나는 이렇게 거창한 이념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역발전의 방식에 새로운 길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전북의 지역발전전략을 크게 구분해보면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화전략과 문화관광을 중심으로 한 문화도시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산업화전략의 선두주자는 두말할 것 없이 군산이다. 문화도시 전략의 핵심은 전주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방식이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도 않았고 그런 식의 발전전략이 전라북도 전체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나는 군산이 산업화전략으로 발전해 가는데 이의가 없다. 군산은 바다를 끼고 있고 중국을 마주보고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또한 전주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이른바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발전하는데도 이의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이 두 가지 발전의 길이 좀 더 명확해지고 성과도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익산은 무엇인가. 지금 익산은 이 두 도시와는 다른 새로운 발전전략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나는 이제 우리가 익산에 불어닥친 정체성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믿는다. 지금 익산은 나름대로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실천에 앞서 익산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이른바 익산발전을 위한 ‘제3의 길’이라고 부르고 싶다. 익산발전을 위한 제3의 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전주나 군산과는 다른 익산만의 발전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익산은 전주와도 다르고 군산과도 다르다. 익산은 지금 과거의 도시처럼 되었지만 조건은 그 어느 도시보다도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익산은 KTX의 중심도시다. 여수엑스포가 열리고 행복도시가 완공되고 국민소득이 3만불에 가까워질수록 KTX는 더욱 중요한 운송수단이 될 것이다. 호남선이 과거의 영화를 되찾는 날 익산의 르네상스도 시작될 것이다. ‘제3의 길’의 두 번째는 그동안 익산에서 시도되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크게 진전되지 못한 기존의 산업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이다. 보석산업, 섬유산업, 석재산업, 한방산업, 식품산업 등등은 그동안 익산에 큰 의미를 부여했던 아이템들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이 산업들에 일생을 바치고 헌신해온 장인들이 지금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보석산업과 석재산업을 문화산업으로 바꾸어 한국을 넘어 아시아 1등으로 만들고, 섬유산업은 로하스 섬유산업으로 바꾸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시키고, 한방산업을 고령친화산업의 핵심으로 바꾸고 식품산업을 가공수출산업으로 바꾼다면 익산발전의 비전이 되지 않을까.내가 앞서 열거한 이 산업들의 특성을 한데 모으면 산업화전략이자 동시에 문화도시전략이 된다. 과거 섬유산업의 본산이었던 익산의 봉제기술을 FTA 이후 각광받고 있는 고부가가치 건강기능성 섬유산업으로 바꾸고, 익산만이 갖고 있는 보석과 귀금속 가공기술을 세계화시키며, 한방산업을 의료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면 익산은 군산이나 전주가 부럽지 않은 ‘제3의 길’을 개척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제 곧 대선이 끝나면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될 것이다. 이미 익산은 백가쟁명, 백화만방의 정치계절이다. 수많은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나서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익산발전의 제3의 길을 열어주면서 우리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기다리고 있다. /김연근(전라북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