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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을춤을 무대로 전북춤을 세계로'

 

"비범벅춤 보고 전주에 비빔밥 먹으러 오세요.”

 

공연이 끝나고 내려온 막 밑으로 콩나물, 고사리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비빔밥 먹으러 오라는 손짓같아 매운 고추장 맛을 떠올리며 자꾸 침만 삼켰다. 28일과 2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우석대 김경주 교수와 자미수현현 무용단의 '마을춤을 무대로 전북춤을 세계로'.

 

사라져가는 마을춤과 놀이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재창작한 이번 공연의 인기는 단연 음식을 춤으로 옮긴 전주 비범벅춤이었다. 콩나물·홍당무·시금치·황포묵·고사리 등 갖가지 나물들을 머리에 장식한 무용수들의 발랄한 몸짓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임실 회다지춤과 정읍 단속곳춤, 김제 단야효애춤, 고창 모양성답성놀이춤, 전주 비범벅춤을 무대에 올린 이번 공연은 탄탄한 춤실력을 바탕으로 각 작품마다의 클라이막스가 있어 힘을 실었다.

 

공동체 화합을 다졌던 마을춤처럼 무대와 객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한마당으로서도 성공적이었다. 춤과 춤 사이 연결고리로 내놓은 연기는 재미도 있고 작품 이해에도 큰 도움을 준 시도였지만, 연기 분량이 길고 개성이 강해 또하나의 다른 공연을 보는 듯 아쉬웠다. 춤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져야 했지만 너무 많은 부분이 연기에 의존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마을춤의 복원을 내세운 무대였지만 이 춤을 다시 돌려보내기에는 창작적 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조차 잊혀져가는 마을춤을 복원하고, 이를 무대화시켜 상품화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공연은 오랜 시간 공들였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원형을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한 의상과 소품들, 무대 장치, 현장에서 직접 연주한 도립국악원 단원과 소리를 맡은 조용안·신혜연씨의 노래는 현장성을 살려내는 데 한 몫 했다.

 

풍성한 볼거리와 짜임새있는 무대는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줬지만, 오히려 관객들의 에티켓이 지켜지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8세 이상 입장 가능한 공연이었지만, 공연장을 뛰어다니고 보채는 어린 아이들때문에 관객들은 작품 몰입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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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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