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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영화한편 감상을

 

2000년 전에 유대나라에서 탄생하여 십자가 형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누린 '예수'라는 인물을 그리스도(救世主)로 믿는 종교가 기독교이다. 기독교인에게 '부활절'은 최고의 명절이다. 예수의 '부활'은 그의 '수난'이 있었기에 더욱 빛나는 것이다. 교회력에 의하면 올해의 부활절은 다음주(4월11일)이다. 부활 주일 전 일주일에 고난주간이니 내일(4월4일)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고난주간동안에 마음과 몸을 경건히 하면서 영화한편을 감상하자. 독실한 카도릭 신자이고 배우이자 감독인 멜깁슨이 무려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제작한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을 추천한다. 지난 2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되어 수많은 논란 속에 흥행에도 대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난주일에 맞춰 전국에서 일제히 개봉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못 박히는 날 하루 동안의 이야기이다. 체포되기 직전 인간 예수의 두려움, 체포된 후의 잔혹한 고문 장면, 인간이 발견한 가장 고통스런 사형제도라는 십자가 형(刑) 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부활'은 묘사되지 않는다. 다만 사람으로서는 감당하지 못할 고통의 극(極)을 표현한다. 채찍에 맞아 살점이 튀고, 손과 발에 대못을 때려 박는다. 마지막에 창으로 옆구리를 찔러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 차라리 은전을 베푸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고상한 의로운 행위가 아니었다. 현실이었던 것이다. 멜깁슨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현실이었을까?

 

이 영화를 보다가 내 사고는 자연스럽게 몇 년 전에 개봉된 멜깁슨의 영화 '브레이브하트(Brave heart)'로 연결되었다. 이 영화는 13세기 제국주의 잉글랜드의 폭정에 맞서는 스코틀랜드 민중들의 저항과 지도자가 겪는 극심한 고난을 다룬 내용이다. 주인공 윌러스로 분한 멜깁슨이 마지막 죽는 장면은 십자가의 고통 그것이었다.

 

감독의 마음이 읽혀졌다. 종교적으로 고상하게 채색되어 생명력을 잃은, 예수의 고난의 삶을 현실적으로 복원시키고자 하는 그 의도가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 그렇구나! 2000년전의 예수도 사실이고, 700여 년 전의 스코틀랜드 식민지 해방투쟁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한반도의 투쟁과 수난의 현장에 있는 그 누군가도 있는 것이다.

 

교리를 생각했다. '예수님이 내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니 그를 믿으면 내 죄가 사해지고 구원을 받는다'고 했다. 차라리 죽음이 더 행복일 듯한 저 극한의 고난이 내 대신 겪는 거라니.. 그래서 예수가 죽고 내가 대신 살았다니... 눈물이 '퍽!' 터졌다. 예수님께 미안해서 또 고마워서... 지금도 나도 모르게, 나를 살리기 위해 고난의 길을 스스로 가고 있는 많은 '하늘의 자녀'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님의 아들'로 살고자 하는 나의 삶이 고난의 현실로 눈에 선연히 비친다. 예수의 고난에 대해 내가했던 설교, 들었던 말씀들이 한 줄로 꿰어져 깨달음이 된다. 나에게 예수님을 확연히 보게 해준 멜 깁슨은 거의 '성령'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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