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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시사탐구 장기기증...'생명 나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고리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 전북본부가 전북대병원에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desk@jjan.kr)

지난 26일자 전북일보 사회면 머릿기사에 참으로 안타까우면서, 우리 모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장기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간 13살 백승기군, 새 삶 얻은 6명의 희망천사’ 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우리 싱싱하고, 밝기만 하던 중학교 1학년 백승기군의 이야기였습니다.

 

백 군은 지난 8일 학교에서 운동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진 뒤 의식을 잃었습니다. 백남기 하정희씨 부부가 늦둥이로 본 백 군은 병원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백씨 부부는 “절망에 빠진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아들의 장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10개월의 산고를 겪고 낳은, 눈에 넣어도 전혀 아프지 않을, 이제 갓 13살 아들과 유명을 달리해야 하는 청천벽력같은 슬픔을 백씨 부부는 사랑의 힘으로 이겨내고자 했을까요? 백 군은 끝내 세상을 떠났지만, 백 군은 새 삶을 얻게 된 6명의 수혜자들을 통해 항상 우리 곁에 함께할 것이 분명합니다.

 

백 군처럼 생명을 다하기 전에, 혹은 생명을 다한 후에 자신의 장기 일부를 기증하는 아름다운 일들이 많아지면서 우리 사회가 한층 훈훈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17일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뇌사 판정을 받은 익산시 인화동 김순례씨(49) 유족들이 불치병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 5명이 수혜를 입었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쓰러진 뒤 뇌사판정을 받은 전주시 호성동 홍순영씨(41) 장기가 유족의 뜻에 따라 5명에게 기증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7일자 보도된 연예인 최강희씨의 골수기증 소식도 훈훈함을 더했습니다.

 

최씨가 1999년 조혈모세포 기증을 서약했고, 지난 17일 자신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나 기증했다는 사실이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보도 자료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겁니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의 골수가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했을 뿐이라며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인터뷰도 거절, 더 큰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이식 대기자 2만명 육박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3100명 정도이던 장기이식 대기자는 올해 9월말 현재 19,329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매년 2000명 정도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장, 간장, 폐 등 고정장기를 이식받기 위한 환자가 11,040명이고, 골수나 각막을 이식받고자 하는 대기자도 828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이식은 한 생명체에서 떼어낸 장기를 다른 생명체에 이식하는 것으로 의학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대단히 힘든 일이 분명합니다. 특히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관념까지 겹치면서 우리 사회에서 장기 이식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생전이든 사후이든 내 소중한 신체 일부를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떼어주는 장기기증에 대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장기 이식은 희망하는 사람도 적었고, 실제로 기증이 이뤄지기도 어려워 이식건수는 (많은 대기자 수에 비해)매우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함께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기부 문화가 우리 사회에 크게 확산되면서 장기기증 희망자는 대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기이식은 거의 정체 상태에 이를 만큼 저조한 것도 사실입니다.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KONOS)에 따르면 2000년 1200명에 불과했던 장기기증 희망자 수가 2003년 9874명, 2004년 3만5323명, 2005년 7만7166명, 2006년 13만 7505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이 신장과 간장·골수 등을 남에게 이식해 준 건수는 지난 2001년 이후 연평균 1600여건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 9월말 현재 이식건수는 1239건 정도입니다.

 

뇌사자의 장기 이식은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지난 2001년 52명 214건이었던 뇌사자 장기이식이 지난해 141명 597건으로 늘어났지만, 아직 크게 역부족인 것입니다.

 

 

△뇌사자 장기 기증 부족

 

이처럼 뇌사자를 통한 장기 이식이 저조한 상황에서 백승기군과 김순례씨, 홍순영씨 등의 사례는 1만9천여명의 장기 이식 대기자들은 물론 우리 사회에 큰 희망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수많은 사고와 질병에 노출돼 있습니다. 사고와 질병은 예고돼 있지 않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고통을 주고, 생명을 위협합니다. 백혈병, 신장병 등 골수이식이나 신장 이식으로 회복이 가능한 환자들은 이식할 장기를 얻지 못해 장기간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병 때문에 일할 능력을 잃게 되면서 눈덩이처럼 무거워지는 병원비가 환자 가족의 정상적 삶을 가로막습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그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함께 엄청난 고통을 당하는 겁니다.

 

하지만 현대 의술의 발달은 타인의 장기를 이식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기적을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2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애타게 기증 장기를 기다리며 실낱같은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이식 대기자에 비해 훨씬 적다는데 있습니다. 실제로 살아 있는 사람의 장기 기증은 상당수가 친인척 환자에 대한 기증입니다. 생면부지의 타인에 대한 기증이라고 할 수 있는 뇌사자 기증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에게 장기 기증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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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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