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컵 '차붐' 영광 잇는다
한국 선수가 20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김동진(26), 이호(24)가 뛰고 있는 러시아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이하 제니트)는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 2007-2008 UE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제니트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김동진, 이호는 UE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두번째 한국 선수로 기록되는 영광을 안는다.
차범근 K-리그 수원 삼성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7-1988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린지 딱 20년만이다.
문제는 이들의 결승전 출전 여부.
시즌 내내 주전 윙백 및 미드필더로 활약한 김동진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지난달 귀국해 정밀검진을 받았고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팀 훈련을 못한 데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이 우려되지만 결승전에서 뛸 가능성이 있다.
중앙 미드필더 이호의 경우 지난 2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준결승 홈 2차전에서 후반 43분 교체 투입돼 5분여를 뛰었지만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있어 단판 승부로 우승을 가리는 중요한 경기에 중용될 지는 미지수다.
독일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제니트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러시아에서 성공시대를 구가할 지도 관심이다. 제니트가 이번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2004-2005 시즌 CSKA 모스크바에 이어 두번째 UEFA컵 우승팀에 오른다.
아드보카트로서는 상대가 참 공교롭다. 레인저스가 바로 친정팀인 것. 아드보카트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3년 반 동안 레인저스 지휘봉을 잡고 정규리그와 리그컵 우승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 레인저스 팬으로부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제니트는 이번 UEFA컵에서 10골을 터트려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골잡이 파벨 포그레브니악이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할 수 없지만 뮌헨과 준결승에서 뛰지 못한 플레이메이커인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나설 수 있어 한 시름을 놓았다.
특히 제니트는 준결승 홈 2차전에서 뮌헨을 상대로 4-0 대승을 거둔 터라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아드보카트는 "선수들에게 뮌헨전 만큼만 뛰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어줬다"고 말했다.
레인저스는 UEFA컵 우승까지 올 시즌 4관왕(쿼드러플)을 노리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리그컵대회인 스코티쉬CIS보험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던디 유나이티드를 꺾고 우승한 레인저스는 정규리그 3경기를 남기고 선두 셀틱에 승점 4점이 모자란 2위를 달리고 있고, 24일에는 FA컵 격인 스코티쉬컵 결승전을 남겨놓고 있다.
문제는 시즌 막판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는 것.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레인저스는 5일부터 11일까지 6일 동안 정규리그 3경기를 몰아서 치르는 강행군을 하고 있어 체력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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