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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익산 통근버스 이용 고작 5명

출근 시간 맞추기 어렵고 상사 눈치에 퇴근 늦어…市, 폐지 검토

통근 버스가 출발을 알리고 있으나 한산한 모습이다.

 

이러저리 둘러봐도 더이상 승차할 직원이 없는것 같다.

 

45인승 대형 버스안은 몇몇 공무원만이 지친 몸을 의자에 던진채 텅 비어있다.

 

11일 오후 6시30분 정부가 시행하는 고유가 비상 조치에 따라 운행중인 익산시 통근버스 안.

 

통근버스를 기다리며 익산시 민원실 앞 버스정류장을 서성거리는 공무원 5명이 눈에 띈다.

 

출발 신호를 알리자 하나둘 버스에 오른다.

 

시청 앞 도로에서 익산역을 거쳐 모현동과 동산동을 향하는 1호차 통근버스에는 단 1명만이 버스에 오른다.

 

1호차 앞에서 발길을 돌려 비교적 직원들이 몰려 있는 2호차에 오르니 4명의 직원들이 승차해 있다.

 

출발한지 2분이 지나자 버스 기사가 내민 서류에 탑승자 명단을 작성한다.

 

이름과 사인을 마친 직원들은 하루 일과를 뒤돌아보며 담소를 나눈다.

 

시청 앞에서 출발한 2호차 통근버스는 북부시장을 거쳐 롯데마트 앞에 다다르자 3명의 직원이 내려 집을 향했다.

 

나머지 1명도 이 차의 종점인 부송동 동아아파트를 향해 달린다.

 

공무원 A씨는 "통근버스 이용 후 유류 비용이 줄어든데다 버스를 타기 위해 걷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보람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허스레를 놓는다.

 

통근버스를 타지 않는 직원들의 이유는 다양했다.

 

출퇴근 시간이 맞지않아 이용하지 못하거나 상사의 퇴근을 기다리다 지쳐 버스를 놓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출장이 잦은 일부 직원들은 통근버스를 이용할 경우 출근 후 동료직원 차량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심적 부담과 불편함의 이유를 들어 이용을 멀리하고 있단다.

 

익산시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지난달 1일부터 운행하고 있는 통근버스의 현주소다.

 

시는 직원들의 이용 여부를 꼼꼼따져 노선을 바꾸거나 이용자가 이처럼 늘어나지 않을 경우 운행을 폐지할 방침이다.

 

익산시가 현재 운행중인 통근버스는 월∼금요일까지이며 출근 버스는 오전 7시40분과 50분 두대가 운행되고 퇴근 버스는 6시30분이다.

 

직원 복지를 위한 어떠한 제도도 이처럼 구성원들의 동참 없이는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없다.

 

초고유가 시대에 발맞춰 이한수 익산시장은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각 기관들의 다양한 노력이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이같은 통근버스 이용 기피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공공 부문 종사자들이 이 감수해야 하는 에너지 절약에 따른 고통은 상당하다.

 

승용차 홀짝제(2부제)로 출퇴근에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공공건물 적정온도 역시 '여름철 27도 이상, 겨울철 19도 이하'로 1도씩 상·하향 조정됨에 따라 무더위와 추위에 씨름 해야 한다.

 

일부 기관에서는 공공건물 엘리베이터 또한 4층까지 운행하지 않는다.

 

기념탑을 비롯 분수대, 교량 등의 공공시설물에 설치된 경관 조명도 사용이 금지된다.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두바이유가 2단계 비상조치 발동 기준인 170달러를 넘게 되면 조치의 강도는 이보다 훨씬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초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예행연습에 불과한 익산시의 통근운행이 공무원들의 외면속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의식전환 부재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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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용 jangs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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