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2:28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일반기사

엄기준 "재수없는 역할, 꼭 해보고 싶었죠"

'그들이 사는 세상' 손규호 PD역

'나쁜 남자'가 대세인 세상이다. 오락프로그램에서는 '독설' 코드가 주류가 됐고 드라마에서도 까칠한 남자들이 인기이다.

 

최근 끝난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김명민에 이어 KBS 2TV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극본 노희경, 연출 표민수 김규태)의 이기적인 PD 손규호 역의 엄기준(32)이 까칠한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규호는 정 많고 따뜻한 주인공 지오(현빈)와 대비되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속물. 지오와는 마치 선과 악처럼 대비되지만 규호, 그리고 엄기준에게 호감 가득한 시선이 쏟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작 엄기준은 "전과 달라진 건 잘 모르겠다. 미니홈피 방문자수는 좀 늘었더라"며 손규호처럼 무덤덤한 표정이다. 이에 "손규호 캐릭터와 엄기준이 끌리는 건 참 이상한 일"이라며 엄기준에게 환호하는 드라마 게시판의 한 시청자를 대신해 규호의매력을 물었다.

 

"절대 얼굴은 아니고요.(웃음) 규호는 일에만 열심이지 나머지에는 배려가 없어요. 사랑도 믿지 않고요. 그러다 순수하게 다가오는 해진(서효림)에게 마음이 열리죠.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속은 여린데 상처받기 싫어서 일부러 강한 척하고 있다는걸 느낄 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규호가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아요."본격적인 TV 진출작인 MBC 시트콤 '김치치즈 스마일'에서 "내가 방귀 좀 뀐다"는 대사와 함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펼쳤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그들이 사는 세상' 속 까칠한 모습은 놀라운 변신이다. 하지만 두 모습 모두 전혀 어색함이 없어 그의 실제 모습이 더 궁금해진다.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김치치즈 스마일'을 보고 '너 연기 안 하더라'며 실제모습과 똑같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같은 말을 들어요. 제가 원래 망가질 때는 망가지지만 까칠할 때는 진짜 까칠하거든요."자신이 가진 여러 모습을 하나씩 꺼내 캐릭터에 녹여내는 것. 지금 규호도 충분히 까칠하지만 그가 처음에 그린 규호는 훨씬 더 강한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더 싸가지없게 하려고 했어요. 시청자들이 '저놈만 나오면 짜증난다'고 할 정도로요. 그런데 감독님이 너무 밉게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중간을 찾았죠. 남을 너무 많이 배려하면 바보가 되고, 너무 이기적이면 규호처럼 되는 것 같아요."결과적으로 손규호 역은 '그들이 사는 세상'에게도 엄기준에게도 만족스러운 선택이 됐다.

 

"표민수 감독,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고 제대로 된 악역, 재수 없는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어요. 제 안에 그런 모습이 있는 것도 알았고요. 일반적이지않은 선이 강한 연기를 하고 싶고 그래서 주연보다는 조연이 재미있지요."'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지만 이미 그는 10여 년간 무대에서 활동한 뮤지컬 스타 출신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TV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고집스럽게 뮤지컬에만 출연했다.

 

"영화와 드라마도 하고 싶었지만 10년간 무대에서 연기하면 어디에서든 '연기 못 한다'는 말은 듣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10년을 버텼어요. 지금은 후회도 되죠.

 

조금 더 빨리 갈 수도 있었을 텐데요.(웃음)"요즘도 틈틈이 내년 2월 공연할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연습 중인 그는 규호의 까칠함을 최대한 보여준 후에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작정이다.

 

"제가 평범하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연기에서는 더 색깔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나중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니까 지금은 까칠한 캐릭터에 충실해야죠."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