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7:38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일반기사

"잇단 배우 자살 '종이족쇄'때문"

중국 천카이거 감독 내한

"인터넷을 통해 한국 배우들의 자살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것은 '종이족쇄'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가는 공포감, 불안감을 겪게 마련이니까요."신작 '매란방'에서 예술가가 갇히기 쉬운 내면의 '보이지 않는 족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중국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잇따른 한국 배우들의 자살에 대해 이런 의견을 내놨다.

 

"시대와 나라를 초월해서 예술가들이 맞닥뜨리는 문제가 공포와 불안입니다. 또최근 세계적으로 불황이 계속되면서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고요.

 

하지만 동양의 문화는 온유한 자세로 외부의 압력과 고난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매란방'에서도 이 점을 그리려 했죠."'매란방'은 1900년대 활약한 실존 경극배우 매란방(리밍)의 삶을 그린다. 영화에서 매란방은 인간 매란방과 중국인이 사랑하는 경극배우 매란방 사이에 갈등을 겪지만 결국 무대를 택한다.

 

천 감독은 중국에 이름을 남긴 다른 경극 배우들도 있지만 굳이 매란방을 택한 이유에 대해 격변하는 시대적 배경이 있어 예술가의 갈등을 잘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란방이 살던 시대는 중국의 격변기였죠. 저 자신도 어렸을 때 문화혁명을 겪어 정치적 상황에 맞춰 판단을 내려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또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에 뉴욕에서 공연을 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실존 인물을 영화화할 때는 감독의 의도가 아니라 당사자나 유족들의 뜻에 맞추는 쪽으로 이야기를 바꾸는 경우가 생긴다. 천 감독은 맹소동(장쯔이)과의 사랑을 그리면서 사실대로 그릴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는 매란방은 아내가 있는 상태에서 맹소동과 두 번째 결혼을 했습니다.

 

이것을 영화로도 표현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살아있기 때문에 쓸 수가 없었죠." 최근의 중국 영화계에 대해 그는 중국이 경제 체제를 바꾸면서 영화계도 상업화,서구화했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설명하면서 "현실에 맞춰 상업적인 영화를 찍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가 영화학교에 다닐 때 연출반에 28명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영화를 찍는 사람은 2, 3명뿐입니다. 영화 시장도 커지고 관객도 많아졌지만 적은 돈으로 어렵게 찍던 시절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동양인에게는 서양인과 달리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습니다. 이 점을 영화에 활용해야 하죠."그는 "매년 한국에 올 기회가 생길 정도로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며 한국영화의위기에 대해 "충분한 인재가 있으니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 생각에는 1991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감독으로는 가장 먼저 서울에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난해에는 서울 홍보 영상을 연출하러 왔고요. 어느 나라의 영화에나 위기가 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홍콩도 침체를 겪었지만 다시 살아나고 있듯이 한국 영화가 새로운 형식과 인재를 바탕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겁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