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배(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사무총장)
참으로 안타깝다. 2015년 까지 1조 6000억원을 투자하고 6년간 1만 3천여명을 고용한다는 도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우리 고장 출신 허진규 회장의 일진그룹이 이웃인 충남 홍성에 그룹 전체를 통째로 옮기기로 했다는 신문 기사를 얼마전 접한 뒤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왜 일까?
본래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집단이기에 가까운 인연을 챙기다 보면 기본 목적인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가져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고장에서 매일 전파를 발송하고 있는 JTV전주방송의 모기업도 일진그룹이요, 인조다이아몬드 생산을 두고 외국기업과 특허 분쟁에 휩싸였을 때 우리는 일진그룹이 승리하기를 기원했을 정도로 우리 고장 출신이 만든 자랑스러운 기업이다. 기업 하나도 아니요 그룹 전체를 통째로 이전한다니 안타까움은 더 할 수밖에 없다. 과연 무엇이 일진그룹으로 하여금 이러한 결정을 하게 하였는지를 되짚어 봐야만 다시는 이러한 가슴 아픈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일진그룹은 43년 역사를 가진 국내 전력통신 및 신소재 전문기업으로 14개의 계열사를 거느렸으며, 연간 매출 1조 5000억원 가량의 큰 기업이다.
첫째, 이러한 기업이 이전 계획을 세웠다면 하루 이틀에 걸쳐 이전을 검토한 게 아닐진대 그룹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도민 중 어느 누구도 이러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었는지 의문이다. 만일 이러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다면 그야말로 가장 가까운, 가깝게 관계를 유지했어야 할 중요한 기업을 소홀히 대했다는 결론이다. 정보입수에는 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정보 입수과정도 중요하지만 지연·학연 등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정보입수가 훨씬 용이할 경우가 있다. 그룹회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정부, 공공기업 및 민간기업체 등 모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 전북에도 관련기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다면 자치단체 뿐 아니라 도민 모두가 반성해 봐야 할 일이다.
둘째로 정보를 입수했다면 왜 우리 전북으로 옮겨 올 수 있도록 하지 못했는가의 문제이다. 여기에는 땅값, 인프라, 행정력, 노사문제, 생활여건 등등 살펴봐야할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너무나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살펴봐야 한다. 우리 전라북도와 아무 연고가 없는 기업도 수십 번씩 방문하여 설득하고, 의견을 조율하여 도내로 유치하지 않았는가. 너무나 가까운, 잘 되기를 기원하는 기업이 고향을 멀리하고 이웃에 둥지를 틀었다는데 안타까움은 더욱 더 크다.
끝으로 일진그룹 임직원 특히 회장님께도 아쉬움을 전하고 싶다. 그룹의 사활을 짊어지고 계신 분께 사적 감정이나 인연을 들추어 부담을 드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이러한 기사를 읽고 '사단법인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실무를 보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섭섭함이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앞으로 더욱 더 큰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더 큰 보금자리가 필요하면 고향땅을 찾아 주십사하는 바람도 함께 전한다.
/김용배(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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