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곤(전북대 노동경제학 교수)
최근 오랬동안 한국경제는 성장률둔화와 그에 따른 일자리 부족 등의 만성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성장률의 둔화가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제이고 달리 표현하면 소위 잠재성장률의 둔화라는 것이다. 즉,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3- 4%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 일시적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된다는 것은 이 문제를 일시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기간의 평균성장률이 6-7%인데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4%로 떨어졌다면 성장률의 회복을 위하여 소위 전통적인 재정-금융 정책을 이용하여 장기평균 성장률로의 회복을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성장률둔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구조적인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대한 대책도 구조적이어야 하는데 소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체질개선은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이루어 질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지역균형발전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 쉽게 참고할 수 있는 사실은 미국, 일본 및 소위 선진국들의 성장률이 왜 1 - 2 % 내외에 머무느냐하는 점이다. 그러한 나라들이 한국이나 중국보다 현명하지 못하여 그러한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장할 만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약간 경제학적인 용어를 빌리자면 이러한 나라들은 이미 포화상태( 균제상태라고도 함)에 도달한 것이다.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점을 한국 경제와 비교하면 한국내에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이 그러한 국가에 비교된다. 한국경제에서 수도권지역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선진국경제에 해당되고 다른 낙후된 지역들의 경제는 중국과 같은 아직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지 않은 국가에 비교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한국경제에서 어느 지역에 투자하여야 그 투자효과가 클 것인가는 자명하다.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곳에 아무리 자본을 투자하여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적게 투자된 낙후지역에 투자가 되어야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은 자명하다. 달리 말하면 지역간의 균형적인 발전은 단순히 더불어 잘산다는 형평성만이 아니고 지역균형발전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규모가 개발도상국의 수준에 있을 때는 모든 지역이 더불어 발전되기보다는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작은 경제력을 특정 지역이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소위 "집적의 경제" 또는 "거점지역개발"등의 논리가 효율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여졌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경제는 규모가 세계경제에서 10위권 대에 드는 적지 않은 경제규모로 성장하였고 그러한 결과 집적의 경제보다는 집적의 비경제가 더욱 큰 경우이다. 이 좁은 국토를 이용하여 10위권대의 경제규모를 보유한 결과 이제 한국경제에서 필요한 것은 "집적"이 아니고 "분산"이다. 모든 지역을 "골고루"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여 아직까지 투자가 되지 않았거나 투자가 적게 된 "빈 틈"을 찾아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야만이 생동감을 잃은 한국경제가 체질개선을 통하여, 잠재성장률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최창곤(전북대 노동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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