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발족…페미니즘관련 책자 발간, 다문화가정 사업도 전개
전북여성연구회(회장 장미영)는 페미니즘 연구 단체다. 전북여성단체연합 산하지만 사무실은 없고, 대표는 있지만 모두가 발언자다.
다른 여성단체의 잘잘못을 가리거나, 토론회를 열고 진정을 넣는 방식은 활동 보다 현재 전북의 페미니즘 지형도를 그리면서 연구하고, 그 성과물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곳.
1999년 4월 연구원, 교수, 의사 등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헤쳐 모여 꾸려졌다. 나이는 30대에서 50대까지 아우른다. 위계질서나 서열이 없어 그 안에서 평등하다. 관심 분야에 따라 '따로 또 같이' 움직이면서,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모임을 진행해왔다.
전북대 교수인 강혜영(문헌정보학) 고성희(간호학) 최삼임(의과대학) 조화림(불문과)씨와 국선희 국학진흥회장(당시 전북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전임연구원)을 주축으로 창단됐다.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현재 장미영 전주대 교수가 회장을, 김은혜 전주대 강사가 사무국장을 맡고 50여명의 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북의 여성운동 현실은 크게 실버와 다문화로 요약된다. 현재 「여성담론」(2004), 「실버를 골드로」(2006)를 발간한 상태. '재가노인을 위한 말벗 자원봉사자 교육','노인 실버시티 양성 교육','다문화가정 아동 문화영재교육'등 교육도 꾸준히 해왔다.
'노인실버시터 양성교육'은 특히 호응도가 높았던 프로그램. 노노케어에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을 때, 이들은 안골노인복지회관과 연계해 교육을 진행했다. 노인의 성(性)문제, 치매 노인을 위한 독서치료, 노인 수발 및 간병 등 다양한 수업을 꾸리면서, 돌봄 노동에 관심을 가졌던 것.
"어르신들이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게 더 편하대요. 젊은 사람들은 무슨 큰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하는 데다 아이 취급 많이 하니까요. 또 어르신들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져야 할 것도 예상외로 많았어요. 책의 활자를 크게 할 것, 어르신들 속도에 맞춰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사건 전개도 천천히 제작될 것 등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고민하게 했습니다."(김은혜 전주대 강사)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을 배출했듯 우리나라도 다문화가정에서 제2의 오바마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전주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와 함께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활용과 독서법, 변화된 가족문화·한국의 역사 이해 높이기, 친구 만들기 등 다각도의 교육법을 접목시켜봤죠. 차별 감수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장미영 전주대 교수)
이들은 내년에 또다른 책 「노년담론」, 「다문화가족」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연구 과제에 대한 자성도 있지만, 전북 여성들에게 고령화와 다문화는 위기이자 기회인 만큼 이를 살피고 논의하는 마당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다.
장 교수는 "여성단체가 미처 챙기지 못한 일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고 여기서 여성운동의 새로운 활로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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