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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김남순 전북여약사회 회장

결혼 초 죽을고비 넘긴후 약제 몰두…'사상의학' 지식 정리 책 내는게 꿈

"25살에 결혼했어요. 3개월 만에 아이를 가졌는데, 포상기태(태반 영양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에 걸린 거예요. 폐, 목까지 이미 전이됐고, 뇌까지 번질 수 있다고 해서 사형선고가 내려진 상태였죠. 죽는다고 소문이 나니까 아무도 병실에 오질 않았습니다. 남편의 극진한 간호로 기적처럼 혹이 없어져 살아나면서, 값진 일을 해야 겠다는 욕심이 생겼죠."

 

죽을 고비를 넘긴 김남순 전북여약사회장(63·감초당약국 대표)에게 삶은 '덤'으로 주어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약사 이외의 직업은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숙명이라 여기던 터였다. 공부에 대한 욕심도 갈수록 커졌다. 양약에서 한방으로, 그리고 대체의학까지 밤을 하얗게 새우며 책과 씨름했다.

 

"한의학을 접하기 전까진 나름대로 환자를 분류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사상체질이었습니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이미 분류가 돼 있더군요. 이후 접한 대체의학은 철학, 약학, 주역, 의학, 생리학이 결합된 깊이있는 공부였습니다."

 

1999년은 그에게 제2의 전성기. 새벽까지 책만 붙들고 있는 그를 딱하게 여긴 남편이 우석대 약학과 박사과정을 제의했다. 결국 그와 남편은 대학원 등록금을 서로 내주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로 학위를 땄다.

 

병원 처방전에 따라 약을 짓기보다 대체의학을 토대로 한방 처방을 선호하는 것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대체의학이 현대의학에 바탕을 두지 않아 신빙성이 적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맞받아친다.

 

"대체의학은 맞춤 의학입니다. 체질에 따라 약을 쓰고, 균형을 맞춰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중심을 둔다는 뜻이죠. 한약을 먹었는데 황달이 생기거나 몸이 붓거나 하면, 그건 처방이 잘못된 거겠죠. 그렇다고 해서 한의학이나 대체의학이 믿지 못할 학문으로 여겨져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우려 때문에 제 몸에다가 임상시험도 많이 해봤어요.(웃음)"

 

그의 진료실 한 켠에 아이들의 돌 사진이 걸려 있다. 그의 도움으로 아이를 갖고, 또 건강하게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걸어둔 사진이라며 이렇게 인연 맺는 이들이 늘어갈수록 이 길을 잘 택했다고 여기게 된다고 했다.

 

전북여약사회장 임기는 올해로 마무리된다. 누구에게나 타고난 재능이 있듯 그의 소임은 환자를 치료하는 일인 것 같다며 앞으로 치료에만 더욱 전념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주의 섭리는 한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를 열심히 익히다 보면, 그 안에서 길이 보이고, 그 길은 다른 길로 연결돼요. 나이를 먹고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대체의학을 공부한 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다른 미련은 없지만, 고희가 되면 사상의학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싶어요. 가제로 '나의 발자취' 쯤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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